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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커먼즈 인터뷰

- 숨(수유너머R)

워크샵 다음날 카페 커먼즈 분들이 별꼴 카페에 놀러왔습니다. 와타나베 상, 타카하시 상, 사카이 상, 니시지마 상과 따님, 미쿠도 상, 마츠모토 상, 이시다 상이 함께 인터뷰해주셨어요. 와타나베 상이 유스트림으로 인터뷰 장면을 생중계했는데요, 다시 보기가 가능 하니 궁금하신 분은 검색과 클릭을!

카페 커먼즈의 일상과 참여자들, 그리고 카페 커먼즈의 처음 시작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타카하시 : 월요일부터 금요일 점심시간 12시부터 4시까지 정신장애인들과 같이 런치 등 카페 운영을 하고 있어요. (사진을 보여줌) 정신장애인이 스물세네명 정도 일을 하고 그것을 지원하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열명 정도 있어요. 손님은 평일 점심시간 때문에 지역에 있는 사람들도 많이 오고, 여성들이 많아요.
사카이 : 맨 처음에는 지역화폐 활동하셨던 분들이 시작했어요. 1998년도에 방송된 미하일 엔데(유명한 지역화폐 운동가)를 다룬 방송을 봤던 일본에 있는 사람들이 지역화폐 운동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교토에서는 교토레츠, 오사카에서는 오사카레츠. 2000년도에 뉴스타트라고 사무실을 만들어서 활동을 하고 정부에서 지원 받을 수 있다는 걸 신청했는데, 신청서를 여기 니시지마 씨가 만들었어요(웃음)백만엔을 지원받았어요. 백만엔을 지원받아서 뭘 할까 하다가 Recycle-shop(리사이클샵-재활용가게)을 1년 동안 운영했어요. 그걸 열었기 때문에 지역에 열려있는 존재가 가능했어요. 그곳에서 지역화폐활동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모여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하자라고 의견이 모아져 동경 쿠츠의 슬로카페를 모델로 해서 2005년도 10월달에 카페 커먼즈를 오픈했어요. 그때 사장님이 미하지상인데 그 분도 지역화폐활동을 하신 분이었어요. 맨 처음 1년 동안은 같이 일하셨던 분들이 그만두면서 계속 갈까 말까 토론을 했어요. 정신장애인들 사업을 하면 정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자고 이야기가 됐어요. 코에병원이라고 정신병원 안에 매점도 하고…아까 말했던 스물세네명의 정신장애인들이 카페커먼즈 뿐만이 아니라 병원 매점에서도 일하고 있어요.

그럼 요즘의 카페 커먼즈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타카하시 : 고민밖에 없어요. 고민으로 만들어졌어요.(웃음)
사카이 : 정신 장애인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도 시작했으니 이제 그것을 고민하는 거죠.
타카하시 : 히키코모리인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카페가)히키코모리인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냐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될 수 없는 거 같아요. 돈을 벌어 월세를 내야하고, 그런 게 무겁고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주로 영업을 목적으로 한) 그냥 카페 같이 됐어요. 공간이라는 걸 만드려고 했는데 계속 일해야하니까 바빠서 이야기할 시간이 없고…하고 싶은 것도 많이 있었는데 할 수가 없어요. 카페라는 존재를 지켜야한다면 경제적으로 생각해야하니까,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가 없었어요.
와타나베, 사카이 : (정신장애인들과 일하기 전) 처음 카페를 했을 때 돈을 벌 수가 없으니까 카페 영업을 쉬었어요. 6개월 정도 매주 금요일 밤에만 타카하시 상이 카레를 만들어서… 쉬면서 생각했던 거에요. 카페를 그만둘까…문을 닫을까…고민도 했어요, 죽기 전에.
와타나베 : 카페 시작한 이후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많고 마지막에 있었던 미하지 상이 그만둘까 생각했을 때 저를 만났어요. 소라게와 같은 문제라고 카페 커먼즈에서 이야기하고 있긴 하는데….건물이 있긴 한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나가서 어떻게 할까…집값이 되게 비싸잖아요. 그냥 뭐 카페 커먼즈를 만들자고 한다고 하면 그렇게 비싼 돈을 내고 하는 게 아니라 공원에서 카페 커먼즈를 만들자, 집값을 내야하니까. 카페가 돈을 내야 되고 부담 되고 있기는 한데 네거티브하다고 생각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재산이기도 해요. 좋은 공간이 있기 때문에 관계가 있었던 사람들이 거기서 모일 수 있으니까요. 내가 선택한 건 아니지만 그것이 사회에서 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카페 커먼즈와 커먼즈 대학은 어떤 관계인가요?

와타나베 : 커먼즈 대학을 시작할 때 생각했던 많은 것 중에 수유너머라는 모델도 있었어요. 김의자씨라는 분이 인펙션이라는 잡지에서 수유너머를 많이 소개했거든요. 내가 수유너머를 가보고 싶어서 남산에 있을 때 방문한 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게 보였습니다. 대학교 안이 아니라 밖에서 토론하고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신선했어요. 커먼즈 대학을 하기 전에 오사카의 우메다라는 곳에서 “타이요”(태양)라는 카페를 해본 적이 있어요. “야야꼬시라”는 복잡하다라는 뜻인데 그거에 대해서 생각하는 연구회를 만들었어요.
그때 연구회에서 대학교에 있는 사람-교수 이런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그래서 아, 대학교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구소라고 해도 카페라서 커피도 한잔하면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수유너머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부하면서 과자 같은 걸 먹는 것이었어요. 일본 연구소에서는 공부할 때는 물도 안 마시면서 3시간 동안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런 거 아니라 그냥 편하게 공부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라는 생각. 커먼즈 대학을 하기 전에 카페 형태는 그만두고 할까, 했는데 카페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어서….그 속에서 커먼즈 대학을 하기로 했어요.

커먼즈 대학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요즘 관심있는 이슈는?

와타나베 : 멤버마다 다르긴 하는데 요즘은 역시 원전이나 데모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원전을 만들었던 시스템이 히키코모리를 만든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어요. 거기서 어떻게 벗어나서 어떻게 살면 되냐. 어제 워크샵에서 나온 질문 중 어떻게 백수로 살 수 있느냐에 대해서 밤에 얘기했는데 매미를 잡아서 먹으면 이 여름달에는 괜찮다, 그런 얘기를 하는 거죠.

커먼즈 대학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 활동을 하시는지요?

타카하시 : 백수활동, 원전활동 여기저기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커먼즈대학은 어쨌건 금요일 밤에 모이자, 하는 게 발동이에요. 거기서 연결될 수도 있고…커먼즈 대학이 무언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금요일날 아무튼 모이고, 그 안에다가 여기저기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서로 할 수 있냐 얘기할 수도 있지만 커먼즈 대학은 우선 모이는 게 목적이에요.

커먼즈 대학에서 원전에 대한 불안을 이야기하듯이 히키코모리로서 사회에서 자신이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함께 얘기한다고 이해를 해도 될까요?

와타나베 : 히키코모리에 대한 것은 다른 관계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원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 말하고 싶은데 말할 수 없어서 관계를 만들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도 있어요. 히키코모리 같은 경우에는 말하고 싶다는 것보다 남들이랑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야 되나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죠. 커먼즈 대학 근처에 뉴스타트 라는 기숙사가 있는데 그곳에서 저녁시간에 밥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커먼즈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같이 있어도 같이 밥을 먹는 사람도 있고 그냥 따로 먹고 그런 사람도 있고….커먼즈 대학에서는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한테 이야기하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똑같은 곳에 앉아 있는 걸 생각하고 6개월 정도 있으면 말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아무튼 똑같은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처음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마츠모토 : 커먼즈 대학은 분위기가 매주 바뀌어요. 어떤 때는 약간 딱딱한 느낌의 분위기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때에는 부드러운 분위기도 있고 그래요.

커먼즈 대학의 다른 참여자들과의 관계는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마츠모토 : 커먼즈 대학에 다니기 시작해서 6개월 정도 됐는데,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을 친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잘 모르겠지만, 거기서 이야기해야 된다고 강요하지 않는 게 좋긴 좋아요. 지나면서 천천히 대화를 하는 기회도 생기니까요.

커먼즈 대학이라는 모임이나 히키코모리 방문활동을 하시는 게 히키코모리나 니트족에 대한 일본 사회의 대안, 모델이 될 수 있는지?

타카하시 : 정부가 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 사회에 하면 히키코모리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히키코모리를 대하는 타자의 태도에 문제제기 하는 거라고 봅니다.

어제 워크샵에서 와타나베 상이 고여있는 흐름이라는 표현을 하셨는데 그건 어떤 의미인지?

와타나베 : 커먼즈 대학에서는 예를 들어 스스로 먹을 것을 사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도 괜찮아요. 밑에 편의점에서 사와도 되고. 그리고 카페 커먼즈는 돈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각자 내고 싶은 만큼 내게 되어 있어요. 카페를 계속 할까 말까 하면서 쉰 6개월 동안 카페라는 공간은 있는데 장사를 하는 가게는 열리지 않은 거죠. 장애인들과 같이 하게 되고 장사하는 가게를 다시 시작하긴 했는데 요즘은 낮에만 아니라 저녁에도 할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전에는 먹을 걸 가져와도 된다고 했던 것을 금지하고 가게처럼 해야한다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그렇게 하면 그 전에도 했던 것처럼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 것도….그런 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하는데 너무 바빠서 이야기할 시간이 없는 게…이렇게 한국에 와서 인터뷰 같은 거 하면 커먼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어제 워크샵과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과 사회에서 돈을 받을 수 있는 일이 달라서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카페 커먼즈도 사람 사는 곳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소라게의 비유가 그랬거든요. 소라게가 어디든 다닐 수 있지만 등에 집을 짊어지고 다니는 건 그곳이 주는 장점이 있으니까. 하지만 카페 커먼즈의 사람들은 그 소라에 종속되어 있지만은 않습니다. 카페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소중한 장소이지만 공원에서라도 할 수 있는 게 카페 커먼즈 아니냐라는 말이 좋습니다.
무언가를 해야하기 때문에 모여야한다는 생각이 깨어지기도 했습니다. 모이는 장소가 열리면 그곳에 각자 참여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그것이 바로 누군가가 강요한 것이 아닌 우리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네요. 누군가는 침묵을 강요당한 불안을 함께 말하기 위해서 오고 누군가는 그냥 밥 먹으러 옵니다. 그러다 몇 개월이 지나 한 마디의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공간이 한 가지 목적을 위해서 구획되는 당연한 사실이 여기서는 뒤집어집니다. 히키코모리가 나와서 모임을 하는 것, 말을 하든 하지 않든 사람들과 모여 있는 것은 그 자체로 히키코모리의 은둔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회의 태도가 어떠한 것인지를 되묻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귀찮아하는지, 그런데 그것은 정말 그래도 되는 것인지를 질문하게 합니다.
귓가에 웅성대는 이 소리는 카페 커먼즈 사람들을 만나고 난 후의 여운일까요? 아니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진실들이 내는 소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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