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만필

『케루비니의 레퀴엠』(Cherubini Requiem in c-minor)

- 김융희

2013의 부활주일, “레퀴엠”은 우리 교회의 부활주일 행사로 ‘성 금요일’ 저녁에 열린 ‘음악예배’ 공연이었다. 애잔하면서 장중한 진혼곡 “레퀴엠”이 마음을 적신다. 이번 “레퀴엠” 공연은 생애 최고의 감동으로 내 마음에 길이 남을 것 같다. “음악예배”로 올린 “레퀴엠”은 일반 공연도 흔치 않치 않으며, 교회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니다. 어쩌면 나뿐이 아닌 다른 여러분들께도 흔치 않는 모처럼의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연세대 교향악단 지휘를 맞고 있는 ‘최승한’ 교수와 우리 교회의 ‘2부 성가대’ 실력을 나는 알기에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다. 더구나 공연 공간이 다른 어떤 전용 극장보다 독특한 분위기의 좋은 공연장으로 손색이 없다. 외부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형태로, 어머니의 자궁을 연상하는 안정된 아늑한 내부 공간이다.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 여러 곳으로부터 건축상을 받았고, 결혼 장소로 메스컴이 뽑는 10대 명소의 하나이다.

나는 이런 사실을 알리며, 주위의 많은 분들을 초대하여 함께 보고 싶었다.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기원했다. 가까운 분들께 조심스럽게 전화했고, 그리고 주저주저 하면서 알고 있는 홈페이지 몇 곳의 싸이트를 통해 알리기도 했다. 공연은 기대를 훨씬 넘어선 너무 좋왔다. 모두가 환상이라며 감동했다. 그런데 열심히 초대했던 결과는 그토록 바랬었지만, 아쉽게도 반응은 기대 밖이었다. 감동은 현장에서 끝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도 쓸쓸하고 적막했다. 그 씁쓸하고 애틋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기독교인들에게 부활절은 가장 큰 행사로 지켜진다. 40일간의 고난절이 끝나는 종려주일은 참회의 수요예배, 목요 세족식, 성 금요일에, 주일이 부활절이다. 주님께서 우리들 죄 짐을 “대신 지시고” 우리들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가장 슬프고, 우리에겐 감사한 날이 성 금요일인 것이다. 우리 교회는 “성 금요일을 ”음악 예배”의 특별 행사로 기념했다. “최승한” 장로의 지휘, 연세대 관현악단인 “SONARE 앙상블”과, “경동교회 2부 성가대”의 합창으로 “케루비니의 레퀴엠”을 찬양했다. 주의 십자가를 모체로 잉태함으로 부활의 승리를 찬양하는 “레퀴엠”은 마음과 뜻을 함께 담아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노래이다.

“이루었도다! 나는 알파요 오메가요 처음이며 마지막이라. 내가 생명수 샘물을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 하신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께서 걸으셨던 고난의 가시밭길과 고통의 십자가를 기억할지어다. 혼을 달래는 노래인 진혼곡 ”레퀴엠“. 십자가에 말없이 달리신 주님, 부끄러운 죄인들이 한없이 떨리는 가슴으로 드리는 기도를 들어 주시어, 골고다 언덕의 예수를 체험하며 겟세마네 동산의 예수를 만나는 귀한 시간이 되게 하소서. 성 금요일의 십자가와 함께 레퀴엠은 부활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줄기로 자라 부활 아침에 열매 맺도록 기도와 찬양을 드림이다.

케루비니의 레퀴엠 c단조.(Chenrubini Requiem in minor)

진혼곡 레퀴엠은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루이 16세를 추모하기 위하여 부르봉(Bourbon) 왕가(王家)로부터 의뢰를 받아 완성된 작품으로 1816년 초연되었고, 그 장대함이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쌍벽을 이룬다는 칭송을 받고 있다.
솔리스트가 없는 반면 낭만주의의 세련된 관악기와 타악기가 장중함을 더한다. 동시대 파리의 작곡가들은 그를 ‘19세기의 팔레스티리나’라고 불렀으며, 대위법 기법을 칭찬했다.
게다가 그의 오페라 창작경험이 이 곡에서 잘 융합되어 극적 박력과 정온한 미를 겸해서 갖춘 작품으로 완성되었고, 그보다 10살 연하인 베토벤이 ‘레퀴엠을 작곡한다면 케루비니를 모델로 할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과, 그의 장례식에 케르비니의 레퀴엠이 사용되어진 것은 이 작품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에피소드일 것이다.
베토벤이 가장 위대한 작곡가라고 추앙한 인물 “루이지 케르비니”는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로 삶의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다. 한창시기에 베토벤, 베를리오즈, 바그너에 영향을 미친 혁신적 오페라를 작곡했고, 나이가 든 다음에는 대규모 종교음악에 주력했다. 다시말해 그의 가장 중요한 작품들은 오페라와 종교음악이었다.
그의 작품은 초기의 이탈리아 양식의 것과 파리로 옮긴 뒤 프랑스풍의 관현악법을 가미한 오페라 중심의 것, 그리고 만년의 종교음악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내포한 것의 세 종류로 대별할 수 있다. 1795년 파리 음악원의 창립에 공헌하고 1822~1841년에는 파리음악원의 교장으로 있으면서 문하에서 유명한 작곡가 베를리우스를 배출하였다. 29곡의 오페라와 약 50곡의 종교곡 이외에 음악이론서가 있다. 그의 작품은 보수주의이었지만 옛 이탈리아의 대위법 양식을 19세기 전반에 부활시켜 우수한 교회음악을 남긴 공적이 매우 크다.
19세기의 음악가들은 케루비니를 한결 같이 높이 평가하였으나 20세기 이후에는 당대 위상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아쉬움이 있다. 그 이유로 이탈리아는 조국을 떠난 작곡가로, 프랑스는 외국에서 온 이방인으로 취급했다. 독일 역사학자들은 19세기 자국음악의 뿌리를 베토벤이라고 강조하느라 브람스와 바그너도 높이 평가한 케루비니의 영향력을 애써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48년 11월 빌렘 멩엘베르크(Willem Mengelberg)를 회장으로 하여 런던에 ‘케르비니 협회’가 설립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최근에는 다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레퀴엠”의 곡(曲, 노래) 내용.

· 제 1곡, introit-kyrie 입당송
밝은 음색의 악기사용을 배제하여 엄수간 분위기로 대위법적인 성부의 어우러짐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 제 2곡, Greduale 층계송
비극적이고 슬픔을 절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현부 중심의 반주를 타고 고음과 저음이 조용히 맞물려가며 다음곡과 콘트라스트를 준비해 간다. 다음의 제 3곡 디에스 이레와 대비를 이루도록 저음 현악기만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 제 3곡, Dies irae, 진노의 날
앞의 2곡과는 달리 대조적으로 최후 심판의 날을 알리는 금관과 거기에 이어지는 탐탐의 강타로 강열하게 시작된다. 연속되는 여성 2부와 남성 2부가 심판날의 공포를 무섭게 노래해 나간다. 중간 중간에 나팔의 신호가 셖여서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고요하게 전개된다.
· 제 4곡, Offertorium, 봉헌송
강한 행진곡처럼 시잣되는 이 곡은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며 계속해서 죽은 자들의 영혼을 지옥의 형벌과 심연에서 구하여 주시길 노래하고 있다. 베이스를 제외한 3부 합창에 의해서 맑은 선율의 노래 후에, 이 곡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장대한 2중주가 시작된다.
· 제 5곡, Sanctus, 거룩하시다.
전곡의 고양된 분위기를 유지하며 합창이 소리 높여 “거룩하시도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곡은 37소절로 짧지만, 정돈되어 지고 빛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 제 6곡, Pie Jesu, 자비로운 예수여.
영원한 안식에의 기도가 고요하게 되내어 지며, 마지막에는 낮은 속삭임으로 끝난다.
· 제 7곡, Agnus Dei, 하나님의 어린 양.
현의 전주가 리듬을 배속시켜가며 급격하게 높아지는 정점을 나타낸다. 합창이 하나님의 어린양을 부르짖으며 그 후의 조용한 기도로 일전한다. 이것을 3회 반복한 후 이윽고 전 합창이 주음(主音) 한 음으로 수습되며 영원의 여운을 남기는 것과 같이 고요하게 전곡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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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1개

  1. 김융희말하길

    죄송합니다. 아쉽게도 동영상이 잘못 올라오 있습니다.
    시간에 쫒겨 경황없어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시간이 되는데로 다시 바꿔 올리겠습니다. 곡이 너무 좋와서……..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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