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면접

- 신광호

1.

위클리 편집진이 바빠졌습니다. 위클리와 관련해서 그렇다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만, 그렇지는 않고, 네 명의 편집진 각자에게 개인적이고도 중요한 일들이 생겼습니다. 아시다시피 숨 님은 지난 11월 24일 결혼식을 마치고(너무 예뻤어요, 누님!) 지금은 신혼여행 중이시지요. 재규어 님은 학교 졸업과 맞물려 여러 일정들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어제는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으로 향했습니다(잘 다녀와요, 재규어). 안 그래도 바쁜 지안 님은 N연구실의 ‘이철교 – 이진경의 철학교실’의 반장까지 맡아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랄 형편이지요. 그리고 저는 예정에도 없던 입시를 준비하게 되어 11월 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기까지, 최근 위클리의 발행이 더뎌지게 된 데에 대한, 구구절절 변명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2.

편집자의 말을 쓸 차례가 다가왔음을 알고, 무엇을 쓰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내일이 입시의 최종면접이니, 차라리 가상 면접의 형식을 빌려서 써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자기소개서에 위클리에 대한 내용을 조금 적었습니다. 위클리에 관한 질문이 혹시 면접관들에게서 나올지도 모르니, 그에 대해서 미리 정리해 놓는다면, 면접에 대한 대비도 되고, 편집자의 말을 한 차례 때우는 효과도 있고, 일석이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저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면접은 처음이거든요. 제가 뽑은 ‘예상 질문’과 그에 따른 저의 ‘답변’을 보신 후에 적절한 피드백을 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위클리의 ‘지식IN’화! (만약 피드백이 있다고 해도 제가 그걸 읽을 때쯤이면 모든 상황이 끝난 후이겠지요. 그냥 재미로 읽어 주세요. 재미가 있다면!)

 

3.

면접관: 어떤 글을 쓰고 싶습니까?

나: ( 조금 당황하며 ) 쓰고 싶은 글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써지는 글이 있을 따름이지요. 원래 그렇지 않나요? ( 동의를 구하듯, 주위 사람들에게 시선을 옮긴다 ) 잘 모르겠어요. 제가 경험하기로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써도, 결국 그런 의도는 ‘글’에 잡아 먹히고 마는 것 같아요.

면접관: 글에 잡아 먹힌다…… ( 안경을 한 차례 추어올린다 )

나: 물론 처음에는 어떤 상을 하나 잡고 들어가요. 구체적이지는 않고 매우 추상적인 이미지예요. 하지만 쓰다 보면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를 두며 빗겨 나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애당초 머릿속에 그린 대로 글을 쓰고 있다면 놀라야 마땅하지요. ‘이건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데?’

 

면접관: ( 어조를 바꾼다 ) 여기, 웹진의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쓰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그러니까, 웹진의 성격이라든가, 거기에서 본인이 맡아서 하고 있는 역할이라든가.

나: 위클리 수유너머는 ‘코뮤넷 수유너머’ 사람들이 만드는 주간 웹진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위클리 수유너머가 웹진이기 이전에 웹에 존재하는 하나의 코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략) 위클리에서 제가 맡은 일은, 말하자면 이런 건데, (중략).

면접관: 편집자로서의 활동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나: 그렇습니다. 필진의 글을 받아서 읽고 교정과 교열 등의 편집을 보는 작업은, 그동안 자기 글을 쓰는 데에만 관심을 두고 공부해 왔던 저에게 대단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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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만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리가 없지요.

응답 1개

  1. 꾸냥냥말하길

    “(중략)”이라니 웃겨요 ㅋㅋㅋ 부디 면접 잘 보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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