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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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일본에 가서 가장 놀랐던 것은 동네에 시장이 없었다는 거다. “이 동네에는 시장이 어디에 있어?” 라고 묻자, 친구는 역 근처에 있는 두 군데의 대형 마트를 소개해줬다. “여기는 11시에 문을 닫으니까, 10시 쯤에 가면 삼각김밥 같은 걸 많이 세일해. 그리고 저기 있는 마트는 밤 12시 반까지…” “아니, 그거 말고 진짜 시장 말이야. 채소나 생선 같은 거 파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 곳. 아니면 이 동네는 역 앞에 노점상 모여있는 데가 없어?” 그는 잠시 고민하다 관광 명소라면서, 지하철로 한 시간 반 떨어진 곳에 있는 츠키지 어시장이라는 데를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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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2-22
    유례없는 계속된 혹한에 미리 마련해 뒀던 장작이 벌써 바닥이 났습니다. 당분간 계속되겠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영하의 기온을 무릅쓰고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땔감용 나무를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한낮인데도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 고되고 힘든 일로 등에는 땀이 촉촉이 베었습니다. 이같은 경황에 전화벨이 계속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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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 (1)
    이 기사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의 패션산업 시장은 약 4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000만 관객과 굿다운로드를 밀고 있는 영화 산업의 규모가 1조원 남짓이니, 거의 40배에 육박한다. 사회의 악성 종양으로 평가 받는 사교육 시장이 25조 원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역시 의식주의 힘은 무시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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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2-22
    글쓰기 수업 때 들은 얘기다. 그녀는 서른을 갓 넘긴 비혼여성이다. ‘달려라 하니’처럼 커트머리에 자전거여행으로 팔도를 누비는 씩씩한 캐릭터이다. 하루는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러 마트에 갔단다. 시식코너에서 맛있게도 냠냠 먹고 있는데 직원이 그러더란다. “고객님~ 남편 안주용이나 아이들 간식용으로 좋아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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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서 자본이나 권력이나 명예는 서로 교환될 수 있으므로 모두 한사람에게 몰려들어 하나의 의도에 따라 하나의 힘으로 작용하기 쉽다고 했었어. 가장 상징적인 예가 삼성그룹인데 네 때도 삼성 그룹이 지금처럼 잘 나갈지 모르지만 지금은 한국을 삼성공화국이라는 이도 있단다. 삼성 왕국이 떡값(명절 때마다 선물이랍시고 뭉치돈을 안겨줌)으로 수많은 판검사와 정치인과 고위관료들을 사육하고 또 목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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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장애인 극단 ‘판’ 개소식 때 ‘그들’을 처음 봤다. 보문역에 있는 노동사목회관 대강당이었는데, 낮은 천장에 창백한 형광등 불빛, 스무 명 남짓한 장애인들과 우중충한 운동권 관객들, 최악의 공연무대였다. 그래도 ‘시와’의 감미로운 노래는 좋았다. 간만에 귀가 호사를 누렸다. 그런데 ‘회기동 단편선’이라는 요사스런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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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진미 in 씨네꼼 2012-02-22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은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자 정은궐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퓨전사극으로, 현재 시청률이 40%에 육박하는 최고흥행작이다. <해품달>은 흔히 사극의 핵심이라 여겨지는 정치와 활극이 나오지 않는다. 가령 <선덕여왕>과 <뿌리 깊은 나무>는 ‘정치란 무엇인가’를 묻는 거대담론의 각축장이었고, <추노>와 <무사 백동수>는 호쾌한 활극과 근육질의 남성육체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 나는 어쩌다 활동보조인이 되었을까? 생소하고 낮선 이름의 다섯 글자가 나를 밥 먹고 숨 쉬게 하는 현재의 직업이다. 몇 가지 돈벌이를 전전했다. 노래방 웨이터, 편의점알바나 피시방, 이자카야 서빙 등. 짧으면 2주 길면 한달. 전전이라는 말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누구나 밥을 먹어야 하고 때로는 담배도 피워야했다.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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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 in AA의 일드보기 2012-02-22
    보통 사람들은 영화를 말할 때 감독을 먼저 언급한다. 하지만 TV는 연기자가 중심이다. 요즘은 드라마 분야에도 스타 PD나 작가가 생기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TV 영상물에 관심이 있는 일부고 김수현 작가 정도 되지 않는 이상은 어떠한 드라마를 언급할 때는 배우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국내도 그럴 진데 해외
  • 산호 in 편집실에서 2012-02-22
    수유너머 R과 별꼴이 등을 맞대고 문을 연 날이었다.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려고 찾아갔다. 그런데 광주리가 천장에 달려있고, 창문은 뭔가 누르스름했다. 여기 좋아! 다시 또 와야지! 하고선 시간이 지났다. 그래서, <위클리 수유너머>에서 새로운 편집진을 구한다는 말에 덥석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 번의 편집회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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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2월 10일, 한큐전철 톤다역 앞에서 국경 없는 냄비단의 노상냄비(Street Nabe)가 출현했다. 국경 없는 냄비단은 최근 일본 각지에서 증식하는 네트워크다. 그 실체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도쿄, 오사카, 교토를 필두로 각지에서 게릴라적인 노상냄비가 등장하고 있다. 노상냄비란 문자 그대로 거리에서 냄비를 끓여서 먹는 걸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