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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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jun in 동시대반시대 2012-03-14
    경험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했던가?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1년 만에 자국 내 모든 원전을 포기했다. 생존과 대면하는 최전선의 경험인 만큼 그 대가는 실로 천문학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러 세대와 전 지구가 함께 짊어질 고통을 수치화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병들어버린 대지와 신체로는 더 이상 미래의 청사진을 그릴 수 없다. 지금의 후쿠시마가 도래한 현실이며 도래할 내일이다. 한 번의 실수로 10만년을 저당 잡히는 핵 발전이 과연 효율적이고 지속적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탈핵의 길목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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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3-14
    무섭소. 무서워 떨리오. 떨리었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막을 잘 모릅니다. 강정 마을이 왜 문제인가, 구림비 바위가 어데 있는지, 도대체가 모릅니다. 모르는 일이라 관심도 없소. 그런데, 대통령 다음으로 윗분인 도지사와 의장과 온 주민이 함께 정식 요청을 했는데도 아랑곳, 사정없이 폭파되는 것을 보면서, 최고 통수권자께서 끔찍해 지금도 몸서리쳐진 연평도에서 “공격하면 즉시 응징하라, 지시도 보고도 이후의 문제다. 어떻게, 굴복할 때까지, 끝까지
  • 길바닥에서 잠을 자는데 하필 꽃샘추위란다. 밤엔 눈발마저 날려 텐트는 날아가고, 천막은 찢어진다. 깔아놓은 스티로폼을 뚫고 냉기가 심장 어디쯤에 느껴질 때면 오줌은 또 왜 그리 마려운지. 온몸이 저릴 정도다. 침낭을 덮어쓴 노동자들의 모양새가 번데기를 닮았다. 새벽까지 수십 번을 꼼지락 거리며 아침까지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그러면 아침이 온다. 그게 지금까지 길바닥 노숙농성의 경험치다. 그래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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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 in AA의 일드보기 2012-03-14
    보통 사람들은 영화를 말할 때 감독을 먼저 언급한다. 하지만 TV는 연기자가 중심이다. 요즘은 드라마 분야에도 스타 PD나 작가가 생기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TV 영상물에 관심이 있는 일부고 김수현 작가 정도 되지 않는 이상은 어떠한 드라마를 언급할 때는 배우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국내도 그럴 진데 해외 드라마는 스크롤에 글자로 다가오는 감독이나 작가의 이름보다는 얼굴을 보여주는 배우가 먼
  • 3월 11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뒤 지진과 해일로 인한 사망자는 1만 4천 명을 넘었고 행방불명자도 1만 2천 명에 달했다. 1995년 한신 지진은 6천 명의 사망자를 냈지만 한 달 후 집계된 행방불명자는 두세 명에 불과했다. 이번 지진에서 이처럼 엄청난 수의 행방불명자가 발생한 까닭은 많은 사람이 해일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행방불명 목록에 속해 있는 자는 이제 사망자 안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도쿄전력은 사람들을 휩쓸고 간 그 바다에 ‘낮은 농도’라면서 방사능 오염수를 배출했다.
  • 이 글을 쓰는 오늘은 2012년 3월 11일이다. “2011년 3월 11일, 극동의 어느 땅에서 인류사는 일거에 반전을 개시했다”는 관점에서 나는 지난 1년과 앞으로의 1년을 생각해볼 작정이다. 작년, 대지진으로부터 20일이 지난 뒤, 수백 킬로에 걸쳐 잔해가 이어진 도호쿠 지역의 해안선을 따라 도쿄에서 북상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수 킬로 떨어진 곳에 이르자 경찰이 감시선을 쳐놓아 우회해야 했다. 사실 경비가 그다지 삼엄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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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3-14
    ‘도시에서는 길을 헤매도 그다지 큰일은 아니다. 하지만 숲속에서 길을 잃듯이 도시에서 길을 잃으려면 훈련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 거리이름이 마른 나뭇가지가 똑 부러지는 소리처럼 도시를 헤매는 이에게 말을 걸어주어야 하며, 도심의 작은 거리들은 산골짜기의 계곡처럼 분명하게 하루의 시간을 비추어주어야 한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3-14
    한국방송의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일반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토크쇼이다. 2010년 11월22일 첫 방송된 이후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1년이 지난 후부터 문화방송 <놀러와>와 동시간 시청률을 근소한 차로 겨루고 있다. 지금은 방송직후 출연자들의 사연이 검색순위에 올라가고, 개인홍보를 위한 의도적인 출연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으키는, 대단히 ‘핫’한 프로그램이다. 초창기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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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아야, 글이 자꾸 길어져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교과 공부에 대하여 얘기를 빠뜨릴 수 있겠니. 수업 중에는 선생님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할 수만 있다면 불꽃 튀도록 눈길을 마주쳐라. 그게 선생님에게 에너지를 충전시켜 피로를 이기게 만드는 방법이고, 너 자신에게는 선생님의 마음을 읽어 말로 다 못한 암시들을 수신하는 방법이다. 하버지는 천재라는 것이 별로 믿어지지 않으나 인간의 집중력에는 차이가
  • ‘그 날 이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 3월 11일 이후, 많은 이들의 삶이 바뀌었다. 후쿠시마에 현에 살던 사람들의 7.5%에 해당되는 15만이 자기 집과 땅을 버리고 대피하여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일본은 지진의 땅이다. 그런데도 그 위에 55개의 핵발전소들이 세워졌다. 아니 왜? 가뜩이나 인류역사 상 유일하게 핵폭탄의 위력을 몸소 체험한 일본이, 핵이라면 지긋지긋도 할 만한데, 아니 어떻게?
  •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친구들이 공동체상영 ‘반핵영화’를 빌려와 봤다고 했습니다. ‘핵발전소 - 이제 우리도 알거든!’이라고 크게 적힌 DVD였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DVD를 보려 하니, 컴퓨터마저 말썽입니다. 음성이 나오질 않습니다. 컴퓨터도 말썽이고 몸도 피곤하다 보니, 감상의욕이 생기질 않습니다. 지나가는 투로 빌려온 친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구했냐고 물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