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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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No NUKE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2-03-22
    이처럼 무겁고 가벼운 날이 또 있을까? 2011년 3월 11일 지진, 쓰나미, 원전사고로부터 1년이 흐른 2012년 3월 11일. 1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고통의 무게에 비하면 오히려 가벼울 '그날'. "그날이 왔어.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지"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그날'을 며칠 남겨두고,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을 다스릴 길이 없었다. 지진으로 거리가 휘어질 듯 흔들리고 멀미가 났던 순간, 이튿날부터 엄습했던 방사능, 두려움
  • tal5-1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3-21
    죄책감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감정은 아니다. 죄의식에 짓눌리는 느낌이 감각의 문을 막아버릴 때, 자아는 병들기 십상이고, 그것을 타인 앞에서 드러내면 위선이 된다.책임감이란, 끝내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것이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무엇을 책임질 수 있으며, 책임져야 한다는 말인가. 시대에 대한 책임감을 운운하는 이들 치고 가증스럽지 않은 이가 드물었다.
  • 는 감독 자신을 포함한 일본인들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피폭자들은 일본인 감독에게 “노인이 왔으면 과거 경험도 있으니까 쇠파이프로 한방 치고 싶지만, 젊은 사람이 와서 그럴 수도 없고....일본에서 오신 분이 판국 피폭자에게 쇠파이프로 안 얻어맞고 온전히 돌아갈 수 있는 것도 행복이다....일본 사람이란 말은 좋은 말이고, 우리는 일본사람을 왜놈이라고 한다. 뒤에서 말했다. 왜놈, 뭐 하러 왔냐고. ...”라는 웅성웅성한 말들 속에서 나온 단어이다. 그는 자신에게 들려준 한국인피폭자들의 솔직한 속내를 ‘왜놈’들에게 다시 들려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 왜놈이 왜놈에게. 겸양이자 자괴가 섞인 말이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3-21
    ‘네 가지’의 하이라이트인 김준현의 대사 중 가장 웃기는 대목은 “물론, 나도 잠깐 생각은 해봤어. 하지만...”이다. 오해를 벗고자 울분을 토하는 장에서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는 어떤 진실들. 사실 ‘타자화’를 겪는 수많은 소수자들은 “그것은 오해입니다”라 외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딜레마를 겪는다. 완전히 그렇게만 보는 것에 반대하지만, 완전히 아니라고는 할 수 없는 그 어떤 지점에 진실이 숨어있다.
  •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로부터 1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는 흩뿌려진 방사성 물질이 우리 몸을 해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는 걸 가장 우려하고 있다.체내에 축적된 방사성 물질은 α선으로 불리는 방사선을 몹시 한정된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방출한다. 그리하여 결국 주위의 세포를 암상태로 만들거나 파괴하여 신체 기능을 서서히 저하시킨다. 그게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지는 몸 안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에 따라 달라진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이삼십년이 지나야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다. 길고긴 세월 동안 우리는 건강을 걱정하며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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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학교에서 맺어야할 인간관계에 대하여도 알아보자. 먼저 선생님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까. 선생님들은 그냥 인생의 선배이고 공부에 도움 주는 분들이야. 특별히 존경받을 만큼 자기성취를 이룬 분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덜 익거나 서툰 분들도 아니야. 특별한 기대를 가질 것도 없고 특별히 안 이뻐할 것도 없어. 그러나 혹시라도 수업이 감동적이거든 좀 구체적인 말로 감사드리면 틀림없이 기뻐하며 더 잘하
  • “청년유니온은 구직 중인 자나 실업 중인 자를 조합원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 해당 해 노동조합으로의 설립을 반려한다.” 내가 봤을 때 고용노동부는 자신들의 행정력과 업무시간의 절반을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데에 할애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청년유니온의 노조설립 신고를 4번이나 반려해왔다. 구직자들에게 노동3권을 인정하면, 이들이 갑자기 미친
  • 0724
     
  • 2011_03_01_핵없는평화선언문 선포식
    지난해 3월 인류는 큰 재난을 맞았다. 방사능은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모든 것을 파괴하였다. 16만 명 이상이 피난 생활을 강제당하고 있고 이미 수많은 노동자와 주민들이 상당량의 방사능에 피폭되었으며,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건강피해 사례가 발생할 것은 명백하다. 후쿠시마현의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방사선 관리구역에 해당하는 방사선이 계측되는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피해는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 수가 없다. 방사능 사고는 한 번 일어나면, 완전한 복구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이태준의 『화관』을 기억하는가. 양귀자의 『잘 가라 밤이여』—후일 『희망』이라는, 확실히 덜 어울리는 제목으로 바뀐―를 읽어본 적이 있을까. 그렇다면 김장두며 형의 선배도 기억할지 모르겠다. 『화관』에서 김장두는 난발에 구질한 의복으로 횡설수설 여주인공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잘 가라 밤이여』에서 형이 떠메고 온 선배는 앙상해진 몸으로 나성여관 방 한 칸에서 발작에 시달린다. 김장두는 본래 명
  • 부산행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밀면이나 돼지국밥은 구경도 못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술도 덜깬 채 김밥집에서 순두부찌게를 꾸역꾸역 밀어넣은게 가장 식사다운 식사였다. 과연 요행을 바라던 자의 얄팍한 최후였다. 그 이후로 또 부산에 갔지만 역시 회나 밀면 같은건 없었다. 그래도 바다의 향기나 정감있는 부산 사투리, 영도 크레인 뒤로 펼쳐진 바다의 풍경이라거나 김진숙지도위원의 목소리도 들을수 있어서 꽤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가는 내내 덜컹거리던 의자도, 따닥따닥 불편한 자리도, 처음보는 사람들과 같은 차에 함께 타고 있던 낮선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3-20
    최남단 해안에 위치한 평화스러운 어촌인 강정마을에서 요란한 폭음의 치솟는 물기둥과 함께 산산히 부서진 구럼비 바위. 반대 의견을 묵살한 일방적 폭파 공사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참담했고, 심상찮은 분위기에 나는 황당했다. 총체적 민의인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그리고 각 정당의 대표들이 함께 정식 요청을 했는데도 아랑곳, 경제 발전과 자유 민주주의의 선진국임을 자처한 내 나라에서 이런 일방적 횡포로 자행된 꼴이 너무 참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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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3-20
    일 년에 0.5kg씩 꾸준히 자연증가세를 보이는 몸무게에 비례해 못 입는 옷의 중량도 늘었다. 옷이냐 살이냐. 둘 중 하나는 버려야 한다. 옷은 쉽고 살은 어렵다. 결단에 순간에는 아무래도 만만한 쪽을 택하게 된다. 체형의 변화를 감당하지 못한 의류정리를 단행했다. 수년간 서랍에서 잠자던 옷가지를 추렸다. 빛바랜 옷들이 무지개떡처럼 층층이 쌓였다. 그것들을 보노라니 잠시 추억이 회오리쳤다. 처음 사서 쇼핑
  • park-jung
    평화를 위한 위한 핵사용이 없듯이 평화로운 핵사용도 없습니다. 원폭의 공포에서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게 불가능한 것처럼 원전사고의 공포 속에서 평화로운 핵이용란 모순형용입니다. 평화로운 핵이용이란 없습니다. 오직 평화로운 핵제거만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