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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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2-04-18
    이토타리는 여성 퍼포머다. 그리고 위의 대화는 내가 그녀와 나눈 최초의 대화다. 갤러리에 전화를 건다는 것이 이토타리 자택으로 전화를 해 버린 것이다. 이 첫 전화대화에서 나는 이토 타리의 개인 핸드폰 번호를 알게 되었다. 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바로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는 목소리 앞에서, 나는 멈칫했다. 이 느낌은 뭐지? 뭔가 일반적인 통화와는 달랐다. 처음 듣는, 이상한 일본어 억
  • 병훈이 처음 “총파업”이란 단어를 내뱉은 것은 지난 3월쯤이었다. 병훈은 나와 함께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란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다. 그가 “총파업”에 대해 이야길 시작했을 때, 나는 솔직히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모두(commons)의 광장을 만들자!”며 3월 1일 몇몇 그룹들이 모여 서울광장에 텐트를 치고선 점령(occupy)한 지 2주일. 2주일 간 눈, 비, 바람과 사투를 벌인 탓에 이미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4-18
    봄기운이 완연해야 할 절기가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벌써 청명도 지나 곡우인데도 마치 번갈라 드나드는 싸우나의 냉온탕처럼 반짝 봄기운이 곧 겨울 날씨로 변화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벌써 농사준비로 장포정리를 서둘 때인데, 아직도 땅은 꽁꽁 얼어있습니다. 날씨 따라 새싹들도 머뭇거리며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 봄소식을 아직은 미뤄야겠습니다. 날씨 탓인지, 어쩐지 마음도 편칠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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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아야, 너는 세상에 ‘하라’는 말보다 ‘말라’는 말이 더 많아서 짜증난 일이 없니. 또 왜 하거나 말라는 건지 이유나 근거가 분명하지도 않은데 어른들이 규칙이라며 강요하면 짜증나지 않니. 때로는 하기 싫은 것은 하라고 하고 싶은 것은 말라고 하는 것이 짜증나지 않니. 그러니 홍아야, 규칙에서 자유롭기 위해서 규칙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왜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고 어디까지 지키거나 어길 건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그 기준을 찾아보자. 만약에 공자님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우리도 성인이 될 수 있지 않겠니.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4-18
    <옥탑방 왕세자>는 3월 21일 첫 방송 된 20부작 판타지멜로물로, 6회 만에 동시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조선시대 왕세자가 21세기 옥탑방에 뚝 떨어진다는 황당한 설정을 취하고 있지만, 단순히 웃기는 드라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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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4-18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을 완전히 그만둔 지 일 년이 지났다. 일명 문필하청업. 각종 사보와 공공간행물을 기반으로 주로는 인터뷰, 신입사원연수 동행기, 부서소개, 맛집 탐방, 새로 출시된 금융상품 안내, 공사 홍보책자 문건, 사장님 말씀 리라이팅 등등. 별별 일을 다 했더니 수입이 짭짤했다. 조삼모사인데, 원고료가 월정액이 아니라 여러 경로와 날짜로 들어오니 가끔 보너스 받는 기분도 들었다. 일을 그만두니
  • 총선 직후의 한국 사회의 최대 의제 중 하나는 단연 최저임금이다. (실제로 그러하기 보다는 나의 바람에 가깝다.) 청년층과 고령층 노동자의 상당수가 최저임금이나 그에 준하는 임금을 받고 있고,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받는 이들도 최저임금 노동자의 기준에 근거하여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사업주 또한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놓여 있으니, 이 정도로 이해당사자가 많은 의제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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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배려의 유령들과 만나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앎과 향연의 두 필자, 최진호-강민혁 인터뷰 앎의 쾌락, 삶을 바꾸다 정정훈 좀 의례적이기는 하지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최진호 저는 최진호라고 합니다. 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유너머는 12년째 하고 있어요. 수유+너머 초창기부터 참여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20대 후반부터 수유너머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죠.
  • 이번 주 위클리 수유너머는 새로운 연재코너를 시작합니다. ‘앎과 향연’이라는 제목의 연재이지요. 수유너머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는 수유너머 문에서 공부하는 최진호, 강민혁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쓰는 코너입니다. 그리스 철학에 익숙한 독자라면 제목에서도 느껴지시겠지만 이 코너는 그리스적 주제를 다룹니다. 보다 정확히는 그리스-로마 철학에서 자기배려의 문제와 현재 우리의 삶의 문제를 연결시켜 고민해보는 장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렇습니다. 푸코의 자기배려라는 테마를 가지고 그리스-로마 철학을 다시 읽는 작업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 극작가 김우진은 남성으로선 드물게 생애가 온통 스캔들화해 버린 경우다. 여성이야, 그것도 근대 초기의 신여성이야 소문과 스캔들 속에 갇혀 살았지만, 남성으로서 김우진만큼 풍문 속에 소진돼 버린 경우는 달리 찾기 어렵다. 1926년 8월 일본서 조선을 향해 오던 여객선에서 실종됨으로써 김우진은 지금껏 한 세기 동안 ‘정사’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사의 찬미」의 가수 윤심덕의 애인이라는 틀
  • 최진호 in 앎과 향연 2012-04-05
    고소인들 앞에 소크라테스가 서 있다.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사형에 처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테네인들은 이 현인을 재판장으로 끌고 들어왔을까?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멜레토스의 중요 논거는 청년들의 타락이다. 교사로서 소크라테스가 청년들에게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했으며 그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자신의 말에 의하면 그 원인은 다르다. 왜 그가 악명을 얻고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