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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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3-03-15
    고등학생이 친구들로부터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다. 학교 폭력은 반드시 근절시켜야 할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진즉부터 당국은 그 대책에 부심하고 있지만, 전혀 끊일줄 모르고 여전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메스컴을 통한 실상을 접하면서 답답함과 함께 무언가 잘못된 대처 때문
  • DSCF0972
    하버지, 오늘 얘깃거리는 뭐야? 이제 하버지 수행에서 마지막 계율인 공감하고 연대하기야. 만약에 하버지가 괴로워하고 있는 눈앞의 어떤 피해자와 연대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의 괴로움을 공감했다면 이는 인간성을 회복하고 실현하려는 하버지의 수행의 공력이 드러난 거야.
  • very
    잉마르 베리만이 죽었을 때 우디 앨런은 ‘심오한 질문을 던진 인간’이라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즈에 기고한다. 그리고 그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는 이안 감독은 “나는 베리만으로부터 스타일보다는 심오한 질문을 제기하는 정신과 두려운 존재에 대한 도전, 내면의 성찰 등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검색엔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상철학자’ ‘실존주의 영화 거장’이라는 수식어는
  • 눈에 보이는 신체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누군가 잡았고, 그래서 이 사회의 어딘가에서 장애-비장애 교직작업이 일어났다.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지만, 최근 몇 년 간의 장애인 이야기 작업은 이런 맥락에서 진행되었다.아픔을 간직한 사람들과의 이야기 작업에 참여해본 사람은 이야기 작업이 협력적 교직작업이라는 점을 금새
  • 1 들어가는 입구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3-03-13
    최근 나는 어떤 일본인 사상가와 한국의 친구들과 함께 이와 같은 “자기검열”의 고통을 공유해야 했다. 동시에 그러한 자기 검열을 넘어서서 흘러 넘쳤던 비밀스러운 시간을 공유했다. 번역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던 그 소중한 시간들은 언젠가 이 세상에 자연스럽게 드러날 시간을 미리 사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다. 이미 미래가 된 과거의 시간들. 그 시간들은 자신들만의 ‘시민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권’을 벗어나 더 멀고 풍성한 비밀스런 영역을 열어 젖히고 있다고 믿는다.
  • 지오 in 동시대반시대 2013-03-13
    새해 첫 날을 천안에 있는 엄마 집에서 보낸 나는 밤늦게야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석 달째 이사문제로 속을 썩이는 집이었다. 집 계약은 만료된 지 오래인데 새 집 주인은 도무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엄마는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만 내려오라는 눈치를 시시때때로 보냈다. 나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고작 1년, 아직은 서울에서의 독립생활을 좀 더 누리고 싶었다.
  • 1
    벌꿀 in 동시대반시대 2013-03-13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바로 어제 밤의 일이랍니다. 나는 방 안 이불 속에 누워 설핏 잠이 든 상태였습니다. 어디선가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창문 밖 겨울바람이 건네는 말처럼 그 무언가가 심술궂은 소리를 냅디다. 이 정체모를 소리는 다섯 자매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집 앞 댓돌에서 신발 다섯 켤레를 몰래 훔쳐다가 마침 지나가던 다섯 형제 커다란 열
  • 만약 공부방을 하다 죽는다면 십중팔구는 울화통이 터져 죽거나 어처구니가 없어 죽을 경우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애들하고 있다 보면 겨우 그 따위 일로 이렇게 난리를 부리나 싶은 것투성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밑바닥을 매일 봐야 하는 공부방 교사의 삶은 그런 의미에서 힘겹다.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3-03-13
    지난해 3월부터 친구들이 세들어 살기 시작한 단독주택에, 늦은 봄인 5월 부터 제가 ‘쳐들어가’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해가 바뀌어 다시 3월이 되었고, 겨울을 막 벗어나고 있으니 나름 사계절을 다 지내본 셈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거실에 창도 크고, 방도 3개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가 아니어서 그런지 살기에 부족함이 없고 참 좋았습니다. 적어도 가을까지는 말입니다. 그런데 올 겨울을 보내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