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호

Releases

  • 20121120_121158
    유물론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종교적인 본성이 실현된 신념체계 즉 신앙과 같은 모든 의식 즉 정신 현상은 실재의 제3차적 특징이래. 감각적인 것은 2차적인 특징이고 질량이나 에너지 따위 물리적인 특징은 제1차적인 특징이고. 3차적인 특징은 2차적인 특징을 그리고 2차적인 특징은 1차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대. 그러니까 결국
  • 말자 2 in Weekly 2013-06-20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의 주요 소재 중 하나는 ‘결혼’이다. 친구로만 생각했던 남자가 결혼 소식을 전하는 순간, 호르몬 작용이 뒤집히며 ‘오! 마이 갓! 이 남자가 내 운명의 남자였어!’를 외치는 여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모르지만 관객 모두가 아는) 나쁜 남자와의 결혼을 앞둔 여자 앞에 우연히 진정한 사랑이 나타나기도 한다. 결혼을 앞둔 여자들의 불안한 심리, 혹은 단짝 친구의 결혼을 앞둔 여자의 심란한 마음을 다룬 영화도 있다. 앤 해서웨이
  •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3-06-20
    이번 글은 원거리와 근거리, 법과 일상, 현재와 과거가 잘 구별되지 않는, 2013년 4월에서 6월 초에 걸친 어떤 도쿄 유학생의 불평불만이 될 것 같다. 이 불평불만 속에서 어렴풋이 떠오르는 질문은 이것이다. 명명백백히 존재하는 법과 식민주의적 감정을 못 본 척하지도 않지만, 동시에 마치 법과 식민주의가 없는 것처럼 살아갈 수는 없을까?
  • IE001561972_STD
    2008년 총선에서 처음 ‘레즈비언 있다’라는 구호가 등장했을 때 성소수자 안에서도 양극단의 반응이 나왔다. 조용히 잘 살고 있는데 왜 이런 얘기를 하냐는 사람도 있었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한 사람도 있었다. 누구나 못 본 척, 모른 척 했던 존재가 우리 눈 앞에, 바로 나의 옆에 있음을 선언하는 말이었다. ‘나는 게이다, 나는 레즈비언이다’라는 커밍아웃은 선언하는 주체에게 용기있는 결단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감내할 것을 강조한다. 한국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홍석천의 고통과 눈물은 이제 전 국민이 알게 됐다. 반면 ‘있다’는 선언은 커밍아웃과 다른 형식이다.
  • 마레연이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많은 곳에 다리를 걸쳐놓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응해준 오김은 대표적인 문어발식 활동가다. 아니, 거미줄 같다고 해야 할까. 많은 것들이 그녀가 쳐놓은 거미줄을 타고 흐르고 연결된다. 그 줄이 몇 개인지 헤아리고 분류해내기도 벅찰 정도다. 마레연을 탄생시킨 성소수자유권자연대에 이어 2011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보트 피플(vote people)을 구성했다.
  • 성현 in 편집실에서 2013-06-20
    1960년 런던 한 재판정에서 야유와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피고는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어서 우리는 이 시대를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시작되는 로런스의 소설, 이었다. 피고 쪽은 육체와 인생에 대한 참다운 성찰이 배어 있는 수작이라 호소했고, 원고 쪽은 수치심을 극도로 자극하는 타락한 외설의 맹독성이 여전히 반사회적인 위험요소라 쏘아댔다. 작가의 사후 30년이 지나 벌어진 ‘채털리 사건’ 재판은 결국 무삭제판 판금 해제로 판결나면서, 19세기의 법이 20세기의 내면을 구속할 수 없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