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호

Releases

  • 김민밀양사진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있었던 기자회견과 단식 농성에 참여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이신 지영선 님께서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하는 게 좋다”고 말씀하시며 환영해 주셨습니다. 이후 김윤겸님과 김진서 님을 만나 함께 즐겁게 어울려 놀며 단식을 진행했습니다. 경찰들이 바닥에 깔고 앉을 깔개를 깔지 못하게 하자 함께 단식하던 사람들이 항의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김윤겸 님은 “경찰 아저씨, 왜 못 깔게 해요. 엉덩이에 흙 묻으면 아저씨가 털어 줄 거예요?”라고 항의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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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0-21
    엄마는 동생과 내가 집에 들렀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고 말했다. 자식이 집에 들른 며칠 사이에, 거실에 누워서 텔레비전만 보다가 밥을 몇 끼 먹다가 갔는데도 그 빈자리가 허전한지 집에 갔다 오면 엄마는 며칠 동안 전화를 자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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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LGBT(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축제 중에서 가장 큰 행사인 '퀴어문화축제'가 지난 6월, 올해도 어김없이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걷고 싶은 거리'에서 열렸다. 퍼레이드가 시작되기에 앞선 개막무대에 사람들의 시선이 꽂혔고, 드라큘라 복장을 한 나영 씨와 공동 사회자인 홀릭이 무대에 올라섰다. 여름 초입의 작열하는 태양을 가르며 "전 세계의 퀴어 여러분, 여기 다 모였나요?"라고 외치던 나영 씨의 목소리를 듣고서 이 사람은 '발언'에 특화된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시끄러운 도로 한복판 집회에서도, 커다란 음악 소리가 가득했던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후원의 밤 행사에서도 약간 하이톤인 이 목소리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 “거짓말 하지 마. 그건 여자 이름이잖아. 너 목소리 하며, 응? 내가 그런 걸로 속을 것 같아 보여? 너 아버지 뭐하시니? 너희 집에 전화 좀 해야겠다. 아니, 너 날 좀 봐야겠다. 너, 내가 그리로 찾아갈 줄 알아, 너.” “저… 남자 아닌데요. 정말… 여자 맞는데요.” “아니, 이 미친놈 봐라. 너, 내가 우습니? 그럼, 넌 누구니?” 나는 알 수가 없어서 차마 대답을 하지 못했다.
  • 최요왕 in 수유칼럼 2013-10-21
    새벽 다섯 시 반. 집사람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거의 동시에 꺼진다. 집사람이 반사적으로 끈 거다. 30분 후 다시 울린다. 알람 끄고 다시 잠들어버려 허겁지겁대는 경우가 허다한 집사람의 자구책이다.
  • 지안 in 편집실에서 2013-10-21
    활동가가 주는 이미지란 어떤 대단하고 단단한 사람들입니다. 똑 부러지고, 알아서 할 일을 찾고, 모든 열정을 투여하며, 일당백을 해내는 사람들 말이지요. 그러니까 현장에서 당혹스러운 일들이 벌어질 때도 이겨내는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활동가가 아니더라도 ‘하나의 주체’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란 대개 그렇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삶을 구성해 가고 그걸 지켜 나가는 사람들일 것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 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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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겨울 날씨 관련하여 예언 하나 하겠다! 만일 예년보다 기온이 높으면 언론에서 지구온난화의 증거라고 할 것이다. 반대로 예년보다 기온이 낮으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기온이 낮아졌다고 할 것이다. 어떻게 아냐구? 이렇게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당신이 지난 10여 년간 반복해서 경험한 것인데 정말 모르겠느냐구?
  • HAPAXvol1coverh1
    요새 일본에서 "HAPAX"라는 잡지가 창간되었다. 사상에 관한 잡지이다. 도쿄에 사는 어떤 분이 보내 주셔서 읽고 보았다. 중요한 잡지라고 생각되었다. 다양한 기사가 있으며, 모든 기사를 소개하면 나열적인 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싱거운 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니까, 그냥, 내가 특히 중요하다고 느낀 후쿠시마 사태에 대한 기사를 중심으로 소개를 해보고 싶다. 그런데, 소개라고 했으나, 나의 주관도 많이 들어가는 글이 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서평이며, 서평이면서도 "HAPAX"에 촉발되면서 쓴 나의 느낌을 몇 가지 써보겠다는 것이다.
  • 1962년은 가출전성시대였다. 5월부터 전국 곳곳에서 보고된 가출 소식이 신문지상을 메우더니 11월까지 계속 이어진다. 급기야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이 가출 러쉬를 두고 동아일보 11월 21일자에는 “십 대의 가출 경향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이 실린다. 기사에 의하면 62년 10월 한 달에만 212명이 가출했는데(물론 경찰에 신고된 숫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중 삼분의 일이 10대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당시 보고된 기록으로는 유래 없이 많은 숫자였다. 62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출 청소년들이 급증한 것일까? 하지만 어른들은 왜? 가 아니라 어떻게? 이 사태를 막을 것인가에 대해서만 논의한다.
  • 영국 BBC드라마
    “와, 쌤도 그 영화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신기하다!” 이야기가 어쩌다 드라마 으로 흘러 나도 좋아한다고 말을 했더니 K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은 코난 도일 원작 추리소설 를 현대물로 각색한 영국 BBC TV드라마 시리즈다. 감각적이고 전개가 빠른 영상과 주연배우 배네딕트 컴버배치의 괴팍한 천재 연기가 아주 매력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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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한국에서 작가, 미술행정가, 큐레이터, 비평가가 언명하는 ‘공공미술public art’이란 무엇일까? 사실 공공미술에 대한 출판물과 기록은 그 양이 지나치게 방대한데, 관련 기사, 논문, 보고서 등을 훑어보면서 드는 의문은 '왜 이렇게 많은 자원과 재원이 투자되는 데도 불구하고 공공미술이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질까'이다. 사실 지난 30, 40년간 한국에서 공공미술이라함은 민주주의적 정치개념이나 건축공간적 키워드, 즉 도시환경urban environment, 공간 정치학politics of space, 공공성publicness, 시민사회civil society, 지역local/community, 공동체collective, 공중public, 민중people, 시민citizens 등으로 풀어 서술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조금이나마 구체적이고 명확해진다.
  • ≪공공적 소란: 1998-2012_17개의 사회적 미술 아카이브 프로젝트≫ 토크,2013,토크전경 ⓒ 아트스페이스 풀
    포스트 스크립트 같이 간결한 글로 컬럼의 마감을 대신한다. 2012-2013년 서울생활과 함께 시작하고 끝을 맺은 글들이 당시 느끼고 생각한 점에 대한 솔직한 발자취임을 밝힌다. 파편적이고 매끈하지 않은 서사는 솔직함의 결과이며, 나 역시 공공의 장의 일원으로 다른 이들의 사고와 환경에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한다. 대화 상대가 되어준 모든 이들께 감사드린다.
  • 공안정국사태 규탄 기자회견을 10월 5일 경남지방경찰청에서 열었다.
    밀양 송전탑 공사가 강행되고 있습니다. 8년간 진행되어온 밀양 송전탑 공사는 주민의 반대와 저항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입니다. 10월 2일부터 공사를 재개해 송전탑 부지를 에워싼 5,000명의 경찰이 밀양 할머니들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고, 곳곳에서 할머니들이 실신해 실려 갑니다. 이런 상황이니, 밀양의 슬픔에 공감해온 시민, 대학생, 환경단체 등이 버스와 기차를 타고 밀양으로 오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인 저도 며칠간 학교에 휴가를 내고 밀양에 갔습니다.
  • 천공의 성 라퓨타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를 기점으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일어났다. 당시 고3이었던 나는 언론의 왜곡적 보도에 분노하며 집회에 참여하였다. 내가 분노했던 이유는 언론의 모습이 보통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도덕과 역사의 모든 것을 거스르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저들은 뻔뻔하게도 국민을 대상으로 왜곡된 보도를 하는 거지?’ 그리고 ‘왜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거지?’ 이명박의 공약들은 다시금 그 실체가 낱낱이 벗겨지게 됐다.
  •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사에서 무엇을 봤을까. 아마도 나르키소스가 연못을 들여다보았을 때 그 표면은 아주 잔잔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르키소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반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최선의 모습이 담길 만큼 고요한 수면 위에서 가능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수면 위는 늘 일렁거린다. 센 물결도 치는데다가 진흙과 물이 뒤섞여 버리는 상황도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