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호

Releases

  • 내 기억 속의 시골은 떠들썩하고 이웃집이 도시의 가족보다 서로를 잘 알고 그러다 보니 싸움도 많고 왕래도 많은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그 시골은 젊은이들이 남아 있지 않게 되면서 나이 드신 분들이 고립된, 그분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향수 속에서 외부 “문명”의 변화와는 점점 멀어지며 그렇게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 저에게 밀양은 낯선 곳입니다. 저는 밀양 박씨도 아니고, 밀양 박씨를 애인으로 둔 적이 한 번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성공치 못한 연애로 끝났고, 저의 증조할머니께서 밀양 박씨였다는 것을 벌초하러 갔을 때 묘비를 통해 본 적은 있지만 전 한 번도 그 분을 직접 뵌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와 밀양은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는 쌍으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
  • songcat
    송이 in 묘한 일기 2014-01-28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애를 하나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 아기도 싸게 키우려면 얼마든지 싸게 키울 수 있고, 비싸게 키우려면 얼마든 비싸게 키울 수 있다. 동물 의료(시장)은 공공 의료보험으로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완전 의료 민영화 시장이기 때문에 어디가 어떻게 아픈가, 어느 병원에 가서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물론 사람들이 많이 하는 예방접종이나 중성화 수술 비용 등은 평균가가 형성되어 있다.
  • 한국을 떠나게 되었기에 이번 글로 제가 이런저런 지껄이는 것은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글을 쓰면서 이렇게 많은 반응들이 올 줄 몰라서 놀라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답신을 해보고 싶은데 답신 글을 쓰는 방법을 몰라서 답을 못했던 것들도 많았지만 코멘트는 다 읽었습니다.
  • view_submsg3-73
    재규어 in 편집실에서 2014-01-27
    텔레비전의 아침방송이나 종종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을 볼 때나 최근 뉴스에서도 본 것인데 하루에 30분 걷는 것이 건강에는 물론 노화 방지에도 탁월하다는 방송을 보았다. 걷는 것이 인체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구 사례들이 나왔고 모두가 아는 건강 상식이다. 건강을 위해 하는 말이라면 꽤나 진부한 말인 걷기 운동이지만 나는 건강을 떠나 걷는 것이 재미있다.
  • 2013년 12월 31일 밤, 비비는 송년의 밤을 맞이했다. 비비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비비 아닌 다른 비혼 친구들도 살고 있다. 당일에는 자체적으로 토론해야 할 몇 가지 안건이 있었다. 오늘 같은 날은 외롭다며 문호를 개방하라는 한 친구의 말에 ‘너는 외로워라’ 막말을 하고 난 뒤 찔린 마음을 주워 담아 여기저기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문자를 돌렸다.
  • 1111
    이번에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일종의 ‘세대론’이다. 소위 386세대, x세대, 88만원세대, 촛불세대, 안녕세대까지 각종 ‘세대론’들은 너무나 손쉽게 생겨나고 너무나 손쉽게 사라진다. OO세대라는 신조어들이 불편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뭐 툭하면 반복되는 신세대(new generation)타령이냐?’와 같은 세대론에 대한 불만들 말이다. 하지만 세대론에서 중요한 것은 드레스코드처럼 주기적으로 도래하는 ‘반복’ 그 자체가 아니다.
  • 밀양시 상동면에 위치한 고답마을은 지방도변 산자락에 50가구 정도가 옹기종기 모여 구성된 작은 마을이다. 완만하게 굽이치는 산세가 온 도시를 휘감고 있는 밀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을의 모습이다. 산세를 타고 오르는 집집의 모습은 정겹기 그지 없다. 우리가 쉬이 상상하곤 하는 그런'외갓집'의 정다운 정경. 그러나 고답마을은 어딘가 다르다. 누렁이가 없는 것도, 논두렁 밭두렁이 없는 것도, 뒷뜰 고추밭이 없는 것도, 할머니의 주름진 손이 없는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