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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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이란 자기네들 말이 절대 진리라고 한다. 나는 그들의 말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J D 샐린저, 1951)의 주인공 홀든은 근엄한 팬시고등학교로부터 쫓겨나면서 학교에 대해 이런 저런 증오의 감정을 드러낸다. 그에게 세상은 불만투성이며, 조롱의 대상이다.
  • 그 때였다. 빛조차 들지 않는 나의 작은 방에 화염병이 던져진 때는. 내 방은 어두웠지만 밝은 등이 있었고 등이 비추는 곳에서 나는 나를 즐겁게 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나의 하루는 등이 내뿜는 옅은 빛 아래서 나만을 위한 유희방식에 따라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 한 때 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 구조는 매우 단순한 반면 두 주인공의 역설적인 캐릭터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여주인공 태공실은 산에서 조난을 당해 구조된 후 3년 간 의식 없이 지내다가 깨어났는데 그때부터 귀신을 보기 시작합니다. 사회생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숨어 지내야 하기 때문에 좋은 학벌에 미모도 소용 없습니다.
  • 사진_환경운동연합 소식지 : ‘함께 사는 길’ 2013년 11월 호 표지
    "아무래도 남자 앞이라 참 그렇더라." 그녀는 올해 육 학년 팔 반입니다. 할머니라 부르기엔 조금 민망한 나이입니다. 꽃다발을 받아보진 못했지만, 화장을 곱게 하고 길을 나서면 남녀 불문하고 말을 걸어왔다 합니다. 시장에서 사 온 옷도 그녀가 입으면 백화점 옷이 되었다 합니다. 아직 그녀는 ‘할머니’라는 호칭이 많이 낯선지, 이렇게 그녀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합니다.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진숙은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해 ‘1차 피해자는 GS 칼텍스’라는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그를 경질로 몰고 간 이 언급을 보며 ‘바다는 누구의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 『이기적 유전자』. 탁월하게 좋은 책이고, 탁월하게 나쁜 책이다. 어떤 관점에서 평가하든 탁월한 책이다. 그 내용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세 가지에 대해 말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