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호

Releases

  • yjy55
    돼지새끼 운다. 젖 달라 꼬리 흔들며 운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하나둘 그리고 다섯 여섯 그리고 열 마리 넘는 새끼들이 그렇게 운다. 꽥꽥 꿀꿀.
  • sc55
    한 소녀가 바다를 보고 있다. 푸른 바다가 아니다. 어두컴컴한 바다다. 그 위로 초승달이 떠있다. 달빛이 희미하게 비친다. 소녀는 까치발을 하고 한쪽 팔꿈치를 창틀에 올린 채 어두컴컴한 밤바다를 바라본다. 뭔가 간절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책 표지를 가로질러 붉은 연이 날아올랐다. 소녀의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걸려있다.
  • md55-1
    흔히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판타스틱한 기대를 하곤 한다. 자신을 좋아하고 아껴주는 상대를 만나면 지친 세상살이에서 구원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에 들뜬다. 전혀 남남이었던 상대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어쩌면 부모보다)가까워지는 사이가 되는 경험은 분명 강렬하다.
  • 공공 부문에 대한 공격에 저항하는 위스콘신, 오바마의 승인 아래 벌어지는 활동가 단속, 그리고 로날드 레이건의 왜곡된 유산에 대하여 에이미 굿맨 이번 달로 데모크라시 나우!가 방송을 시작한 지 15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MIT교수이자 분석가이면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반체제 인사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를 모시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저는 에이미 굿맨입니다.
  • mp55
    노동자의 자살
  • cine55
    황진미 in 씨네꼼 2011-03-01
    악질적인 식민분리주의가 씨를 뿌린 르완다 내전을 다룬 영화엔 불행히도 서구제국주의의 시선과 종족간의 편견이 그대로 녹아있다. 영화는 르완다 사태의 뿌리를 간과한 채, ‘야만적 가해자-후투’ 대 ‘문명적 피해자-투치’, 그리고 ‘그들(투치)을 지켜주는 외국인’ 이라는 식민분리주의 도식을 반복한다.
  • yzz
    일 년 전 현민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1월 말 위클리수유너머 창간 파티에 꽃처럼 예쁜 화과자 세트를 들고 왔다. 청년이 좀처럼 고르기 힘든 선물을 그는 섬섬옥수 긴 손가락으로 건넸다. 이리도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가 거친 옥살이를 어찌 견뎌낼까 안타까웠다. 겨울이 지나고 꽃샘추위가 한창인 3월에 현민은 병역거부자의 옷을 입었다.
  • ji55_06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각 방송 매체와 인터넷을 타고 이집트 시위 현장이 전하는 갖가지 모습이 세계 각국으로 실시간 전해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개인들도 역시 개인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재잘twit’거리면서 재빠르게 소식을 전한다.
  • two
    오늘 점심때 친척들이 온다고 해서 장장 육개월만에 외출을 감행하기로 했다. 친척들과 마주하는 것은 가족에게도 나에게도 상처가 되는 일이다. 옷을 챙겨 입고 가방을 매고 현관문을 열자 싸늘한 삼월의 공기가 이마를 탁 친다.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한다. 어디로 가지? 아무데도 갈 곳이 없었다. 하지만 밤 늦게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때워야 한다!
  • 동지冬至는 그저 팥죽만 먹는 날은 아니다.
    작년 12월 공부방에 갔더니 팥죽을 끓여서 간식으로 나누어 먹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동짓날이라고 팥죽을 끓였던 것이다. 보통 철마다 먹는 음식이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인 반면 동짓팥죽은 종교적 의미가 강하다. 팥죽을 끓여 먹어서 악귀를 내쫓는다는 의미가 있다.
  • PAP20110215055601008_P2
    지도자가 없는 중동의 봉기들은 과거 라틴아메리카가 그랬던 것처럼 자유 운동들에 어떤 영감을 북돋울 것이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가로질러 확산되고 있는 봉기들을 지켜보는 이들은 이 봉기들의 독해와 관련된 하나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봉기들을 과거의 수많은 반복들로서가 아니라 독창적인 실험들로서, 다시 말해 지역을 뛰어넘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들을 열어젖힌 그런 실험들로 읽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 sc-55
    홍진 in 수유칼럼 2011-02-28
    와인의 깊은 맛은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해 준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와인 잔 깊숙이 코를 박고 벌름벌름 킁킁거리기도 하고, 애인에게도 써 본적 없는 낯 간지러운 수식어로 그 비밀을 끄집어내려 노력한다.
  • kbg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이 민주화의 불길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언론들이 이번 봉기를 뒤늦은 민주화 투쟁처럼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가 80년대 말에 성취한 것을 이제야 그들이 이루는 것처럼 말이지요. 어떤 언론은 이번 시위를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있었던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 CCTV (5)
    건강상의 이유로 종로3가 커피숍 매장에서의 야간 근무를 그만 두고, 빈둥빈둥 거리던 나는 매력적인 파트타임 구인광고를 발견했다. 내가 일하는 청년유니온 사무실 바로 옆에 새로 생긴 프렌차이즈 커피숍이였다. 마침 돈벌이도 필요했던 차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재빨리 연락했다.
  • kyh ssam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1-02-28
    지난 겨울 내내 스스로 지친 혹한이 잠깐 숨돌리는 기미를 몰랐던 나였다. 느슨해진 기온에 날씨가 많이 풀린줄 알고 수도를 방치했다가 지금 혹독한 고통을 겪고 있다. 두어 달 동안을 계속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이 반짝 풀려, 영상의 화창한 날씨였었다.
  • Democracy Now!는 2월 5일자 방송에서 지난 달 25일 시작된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 두 시간 동안 특집으로 보도했다. 시위자들은 12일째 카이로의 타르히르 광장에 모여서 무바락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해 나갔다. 또한 알렉산드리아, 마할라 등지에서도 수천명이 연대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