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아 어른 키 높이쯤 되는 수풀더미가 마치 공 구르듯이 다가왔습니다. 그대로 멍하니 시선이 머뭅니다. 깜박거림 없는 두 눈은 아까부터 그 수풀더미 아래 삐쩍 마른 발목에 꽂혀 있었습니다.
나는 약 한 달 전 수유너머R에서 발표를 한 번 한 것을 계기로 이 학술 단체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이후에 몇 번 박정수의 쥐 그래피티 사건 공판에 참관했다. 그 사건에 대한 판결이 있었던 날 오후에는 프랑스의 가장 큰 라디오 방속국인 에르에프이(RFI)의 한 한국 통신원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박정수의 인터뷰에 동행했다.
아침 출근길. 뚫어져라 쳐다보던 스마트폰을 끄고 고개를 들어볼라 치면, 지하철 속 사람들의 표정이 압권이다. 흡사 도살장에 끌려가는 동물들의 표정 같다. 월요일 아침이면 그 일그러짐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는데(친구들끼리는 “표정이 썩는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하지만서도;;), 이럴 때는 마치 전철 자체가 커다란 동물 우리처럼 느껴진다.
5월19일 3시 반 서초동 법원, ' 사건'의 공판을 보러 갔다. ' 사건'은 6.2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난해 5월 7일, 강남역에서 을 판매하던 '다함께' 회원 6명을 경찰이 영장도 없이 연행한 사건이다. 검찰은 이들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해 총 8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상품판매 광고를 보면서 쉽게 수긍할 수 없는 일로 나는 자주 고개를 갸웃거리곤 한다. 특히 백화점과 같은 대형 판매장에서 수시로 실시하고 있는 할인 판매나 특가 판매 광고를 보면서는 더욱 그렇다.
쥐 그래피티 사건이 8개월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제가 한 일에 비해 너무나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격동의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피티 행위 자체보다 너무 정치적으로 인플레이션 된 건 아닐까, 거품에 취해 ‘오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벌써 가려고? 작업분량이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약정 된 퇴근 시간을 10분 가량 넘긴 시각. 인간미를 발휘하여 10분 씩이나 유예 된 노동력을 투입해 주었건만, 주섬주섬 짐을 싸는 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음성이 전해온다.
맘에 드는 선택지가 없다면 거짓말이 되지만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던가. 1950년대 미국식 교육 과정을 거의 그대로 베끼던 초등학교 때 생생한 내 기억에는 무기명 비밀 보통 평등 선거로 반장을 선출했다. 내가 중학교 마칠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인간은 창조의 마술사다. 인간의 역사는 마술의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하나 하나의 기록은 모두가 기적이었다. 그저 영원이거나 무한일 수 밖에 없는 시간과 공간에 말뚝을 박고 매듭을 지어서 거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출발점엔 인간의 생각이 있다. 생각의 주인은 ‘나’였으나 인간은 그 나를 묶어 ‘우리’로 만들었다.
FAIR의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수백 명의 사람들 중에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정치적 반체제 인사이면서 언어학자인 노암 촘스키도 있었죠. 다음은 그의 연설 중 일부분입니다.
요즘 청소년의 진로나 직업에 관한 책이나 자료를 눈여겨보고 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모임에서 학교도서관에 비치하면 좋을 책 목록을 해마다 만들고 있는데, 올해의 목록 주제가 바로 '진로와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그냥 흘려듣는 신문 기사나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 월요일, 미얀마 새로운 대통령 떼인세인은 전국 교도소에서 1만4천여명의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그 것은 그의 정부가 이전의 전임자와 같은 임의의 법 적용을 하려고 하는지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지난 3월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란저우兰州 출신의 행위예술가 청리成力는 옷을 벗고 파트너 여성과 성행위를 묘사하다가 공안국에 긴급 체포되었다. 청리 측은 논란이 된 가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예술계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진행된 퍼포먼스이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공안국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그의 ‘음란예술’에 대해 라오지아오劳教 (노동으로 가르침 : 쉬운 말로 강제노역) 1년을 구형했다.
홍익대학교 인문사회관 B동 3층, 복도 끝에 창고방이 있다. 책상 하나에 꽉 차는 네모난 공간이다. 먼지 낀 창틀사이로 뒷동산 나무가 짙푸른 가지를 드리운다. 청소노동자 노문희는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할 때까지, 짬이 나면 이곳을 찾는다. 2003년부터 사용한 ‘나만의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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