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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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ple

    여행의 둘째날 아침은 새들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시작됐다. “찌르르 찌르르” 찌르래기가 공기의 현을 두드리자 멧새가 “츄이~ 츄이~” 높은 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참새도 질세라 “치칫 치칫” 화음을 넣었다. 새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 것은 처음이었다. 언제나 귀청이 떨어져라 울리는 자명종 때문에 아침잠에서 깨곤 했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자명종이 있을 수 있다니! 혹시나 지휘자의 날갯짓에 맞춰 노래 부르는 새들을 볼 수 있을까 싶어 창문을 활짝 …

  • 황진미 in 씨네꼼 2011-11-02
    갑작스러운 분노의 표출은 왜 일어나는 걸까? 정신의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억압되어 있던 상실감이나 죄의식 등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영화 <평범한 날들>은 결핍과 상실감이 숨어 있다가 분노로 표출되는 순간을 그린 옴니버스 영화이다.
  • 대한민국이 온통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을 때 필자가 주재하는 스위스에서도 중요한 선거가 있었다. 4년에 한 번 총 200석의 하원 의원과 46석의 상원 의원을 뽑는 스위스 총선은 서울시장 보선 사흘전인 10월 23일에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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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안아, 이제 인간에게는 왜 다른 동물보다 지적인 호기심이 훨씬 많게 되었는지 얘기해 보자. 그리고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면 왜 즐거워지는지도 생각해보자. 동물들은 생명을 이어갈 에너지를 얻고 외적으로부터 방어하기에 알맞은 신체구조로 진화했잖아. 그러나 인간은 수렵이나 채집이나 경작에 특별히 알맞은 신체구조를 가진 것은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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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뉴욕을 방문한 일군의 일본 운동가들로부터  후쿠시마 원전 파괴로 인해 빚어진 비극에 일본인들이 어떻게 대응하며 살고 있는지를 듣고 같이 얘기를 나눠볼 기회가 있었다. 일본출신 뉴욕 운동가 사부 코소(Sabu Kohso)와 유코 토노히라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이번의 방문에는
  • 뉴욕시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워싱턴 스퀘어로 행진을 했다. 여기서 최소한 두 개의 제너럴 어셈블리가 열렸다. (사진: Stephen O’Byrne)
    2011년 8월 2일, 나중에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라’가 될 초기 모임, 십여 명의 사람들이 보울링 그린(Bowling Green)에 둥글게 앉았다. 우리가 언젠가 존재하기를 바라는 그런 사회 운동을 위한 ‘프로세스 커미티(진행위원회, process committee)’라고 명명하고 거기에 스스로를 임명한 사람들이었다. 거기서 이들은 아주 중요한 결정에 대해 숙고했다. 우리의 꿈은 뉴욕 제너럴 어셈블리를 만드는 것 이었다:
  • 10월 25일 밤 경찰이 쏜 물체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고 있는스캇올슨(Scott Olsen)을 동료들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새벽, 오클랜드 경찰은 ‘아큐파이 오클랜드(Occupy Oakland)’ 점거자들을 급습했다. 중무장한 폭동진압경찰이 출동해서 점거 장소를 철거한 것이다. 이후 시위대가 3천명 가까이 늘면서 하루 종일 산발적인 시위가 있었다. 경찰은 최루탄이나 전기 충격탄(shock grenade)을 사용했고 고무 총탄도 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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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 in AA의 일드보기 2011-11-01
    츠츠미 유키히코는 일본의 영상문화를 대표하는 연출자 중 하나이다.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장르의 벽을 넘나들며 출몰한다. 작품의 스펙트럼이 넓은데다가 심지어 다작이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츠츠미 감독의 연출작을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전편에 소개된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의 연출에도 참여했고 가장 최근에는 <20세기 소년>이라는 만화의 영화판 감독으로 국내에 개봉작을 올리기도 했다.
  • 철길 위 사람들1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11-01
    한진중공업 사태를 기록한 사진집 <사람을 보라>가 지난 8월 출간됐다. 사진집으로는 드물게 2쇄를 찍은 이 책은 한국의 내로라하는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참여했고 그 중심에 ‘한금선’이 있다. 그가 선후배와 동료 사진가 23명을 집으로 불러서 같이 사진을 보고 고르고 배치하고 찍어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딱 열흘. 사진가들에게 전권을 부여받고 일사천리로 만들었다. 신뢰와 열정과 내공 돋는 그이기에, 자칭 “성격 지랄 맞은 애”라서 가능했던 일이다. “내가 책을 100권이나 팔았다”며 눈을 다 감고 웃는 이 사람. 사진가-디렉터-판매왕에 빛나는 이 사람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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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11-01
    뮤직비디오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락뮤지션들이 연신 들락거리는 홍대 부근 건물 앞. 저만치서 검은 트렌치코트 자락 휘날리며 누군가 걸어온다. 부석부석한 단발머리, 주름지고 약간 부은 얼굴, 청바지와 검정구두...낙락장송 같은 쓸쓸한 아우라가 물씬 피어나는 그는, 한대수다.
  •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경험한다는 것, 그것은 부득이하게 잘못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니체의 말입니다. 어쩌면 니체야말로 방사성을 띠는 그의 아포리즘이 너무도 쉽사리 타인에 의해 ‘아름답게’ 인용되는 사상가일 것입니다. 저 역시 그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 두 쌍둥이가 동시에 필사적으로 외치는 소리다. 엄마는 그 옆에서 언제나처럼 웃고만 있다. 괜히 아무 말이나 붙여 볼 심산으로 말을 꺼냈던 나는 살짝 엄마 눈치를 보았다. 파탄 난 엄마의 결혼생활 같은 것을 자기들에게 하라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는 듯 두 딸이 동시에 외치는 소리를 그녀는 어떻게 듣고 있을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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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30일 NGO단체 월드샤프와 함께 3주 일정으로 인도에 갔습니다. 뭄바이에서 남동쪽으로 1백20km에 위치한 뿌네(Pone). 카스트제도 계급에도 속하지 못하는 '달리트', 인도인들이 닿기만 해도 부정해진다고 여기는 불가족천민이 사는 곳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지라니 합창단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던 김재창 씨(월드샤프 대표)가 작년 이곳에도 합창단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