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호

Releases

  • ‘우리가 점거하고 있다’(11월 2일)
    지난 10월 29일 밤 리버티스퀘어에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여기 신문과 방송 몇 곳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점거자들의 꼬투리를 잡으려 했던 세력들이 호재를 만난 듯 흥분했다(묘하게도 나는 이 사건을 한국 뉴스를 통해서 먼저 접했다. 참고로 여기 언론은 한국의 신문과 방송보다는 훨씬 차분하게 소식을 전했다.).
  • 위키 피디아는 청년유니온을 이렇게 소개한다.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 총 단결, 총 투쟁의 빨간 조끼와 단식투쟁 머리띠로 상징되는 ‘노동조합’과 ‘청년’이라는 단어, 이 둘의 조합은 유행가 말마따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만큼 어색하게 들린다. 노동조합을 사회경력 있는 어른들만의 전유물로 알아온 나에게는 더욱 그랬다.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정체가 뭘까?
  • 황진미 in 씨네꼼 2011-11-09
    “조선의 궁궐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나는 … 세종이요.” 요즘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 ‘문명’의 내레이션이 말해주듯, 세종은 한국 ‘문명’의 아이콘이다. 만원짜리 지폐에도 있고, 광화문의 흉물스런 동상으로도 있고, 행정수도 이름도 세종이다. 곳곳에 편재한 그분. 그러나 세종의 고뇌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1-11-09
    몇몇 대학교가 퇴출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실정을 보면 퇴출당해도 싸다는 생각도 들지만,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부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은 듯하다. 예술대학에서 취업률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듯이 대학평가의 기준이 갖는 타당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른바 대학 운영에 대한 ‘감독’ 기관으로서 그동안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든 책임이 바로 교과부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hona
    하버지: 얘들아, 우리 동물원 놀이 하자. 동물 흉내를 잘 내야 홍아가 잘 맞출 수 있어요. 아빠: 그래요, 제가 먼저 낼께요. 홍아야, 나의 날카로운 발톱과 뾰족한 송곳니에 누가 맞 설까. 어흥, 힘세고 무서운 난 동물의 왕이란다. 홍아야, 내가 누구게? 홍아: 사자 엄마: 사자야, 나 잡아 봐~라. 용~용 죽겠지. 내 몸에 꽃무늬가 예쁘단다. 날씬하고 튼튼한 내 다리 부럽지. 나는 누굴까? 홍아: 몰라.
  • 구직급여(편의상 실업급여라 표현한다)의 수급 요건을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위와 같다. 예컨대 실직 전의 일당(평균임금)이 8만원 이였다면, 그의 50%에 해당하는 4만원(1일)을 지급받게 된다. 이 금액을 연령과 보험가입기간에 따라 90~240일 동안 따박따박 지급 받게 되는 것이, 실업급여느님의 성스러운 매커니즘이다.
  • 한 섬 (2)
    이제는 꽤나 오래전 일이다. 2007년 여름, 나는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이었고 내 용돈이라도 벌어 써야겠다 싶어 한 커피점에서 주말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나의 시급은 3700원, 카페라떼 한 잔의 가격은 4000원이었다. 한 시간 일해서 커피 한 잔 사먹을 수가 없다니.. 무척 힘이 빠졌지만 다른 알바를 구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커피점은 깔끔하고 분위기도 좋고 해서 평소 일 해보고 싶었던 곳이라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 kbdr
    수원 장안면이라면 3·1 운동 당시 공세적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이름 높은 고장이다. 4월 1일 밤 장안면 및 이웃한 여러 면 산 위에서 봉화가 솟은 데 이어, 3일에는 장안면과 우정면에서 대규모 시위가 전개되었다. 보통 지방에서의 시위가 장날 군중이 모인 와중에 몇몇이 만세를 선창하면서 시작되었다면, 장안·우정면에서의 시위 양상은 한결 조직적이다.
  • 사자후. 가녀린 영혼을 불사질러, 그가 세상에 남기고 싶었던 단 한 마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그 후 40여 년. 나는 이 지면을 빌어, 21세기 전태일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시대와 역사는 과연 진보했는가? 판단은 여러분들에게 맡기겠다.
  • 작년 초였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연구실 카페에 들렸는데 한 청년이 맑스의 <경제학철학초고>를 읽고 있더군요. 세미나 교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몰입하고 있는 표정이 예사롭지가 않아서 물었습니다. 재밌냐고. “맑스를 읽어보니 알겠어요. 우리, 확실히 소외된 것 같아요.”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 진지한 답변을 듣자마자 크게 웃고 말았습니다.
  • 내가 왜 학원강사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기로 한다. 재미없는 얘기가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내가 궁금한 점은, 그리고 함께 논구하고 싶은 지점은 ‘(일부 스타강사를 제외한 ) 영세보습학원의 종합반 강사들이 근로자인가 근로자가 아닌가’이며, 보다 공격적으로 표현하면 ‘왜 그들을 근로자로 취급해주지 않는가’이다.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대부분의 학원강사는 자영업자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