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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전시를 스케치하다

- 윤유리(총파업 기획팀)

지난 5월 1일 있었던 메이데이 총파업의 전시가 라는 이름을 달고 지난 6월 9일(토)에 오픈했다. 전시실 1층에는 당일의 사진과 영상, 포스터와 피켓 등이 전시되었으며, 지하 전시실에는 워크그룹들의 목소리를 담은 개별 전시가 이루어졌다.

당일은 구름이 약간 꼈지만 맑은 편이었다. 5월 1일과 당일과 같은 큰 규모의 퍼레이드는 아니었지만,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부터 전시가 진행되는 서교예술실험센터까지 퍼레이드가 있었다. 퍼레이드는 뮤지션 한받과 단편선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앰프를 실은 한받의 구루마 외에도 꽹과리와 북을 치며 행진했다. 원래는 전시장 앞에서도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약간의 문제로 무산되고, 다시 행진을 하며 공연을 하게 되었다. 수노래방 앞의 사거리에서는 행진참가자들뿐 아니라 홍대 거리의 시민들까지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서교실험센터로 도착한 이후에는 테이블에 놓인 다과를 먹거나 음료를 마시며 당일의 퍼레이드와 전시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고, 이후 곧 쏭과 단편선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야외 테라스에서 바 ‘꽃땅’의 바텐더가 모히또를 파는 간이 테이블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음료를 마시며 바닥이나 테이블에 앉아있었고, 편안하면서도 밀도 있는 분위기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단편선의 공연 이후에는 이 전시의 디렉터를 맡은 리슨투더시티의 박은선씨와 함께 지하 1층의 각 워크그룹들의 개별전시를 함께 둘러보는 시간이 있었다. 지하 일층에는 오른편부터 순서대로 리슨투더시티와 연우주의 반삼성 사진 및 영상,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의 피켓, 잡년행동의 사진, GG의 사진, 리슨투더시티의 내성천관련 영상, 두물머리밭전위원회의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앙에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메이데이에 생태화장실을 운영하며 받았던 ‘오줌’이 담긴 페트병들이 전시되고 있고, 그 옆에는 서울점령자들이 시청 앞 광장을 점령하는 데 사용하는 텐트가 세워져 있었다. 원래는 빈 텐트였으나 누군가 몹시 피곤한지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전시는 주로 워크그룹 등 파업 행진 참여자들이 많았지만, 떠들썩한 분위기 덕분에 지나가는 행인들도 전시를 구경하러 들어오곤 했다. 이후에는 다시 1층으로 올라와 하박국의 디제잉 공연이 이어졌다. 5월 1일의 퍼레이드에서도 거리에서 디제잉을 진행했던 하박국의 공연은, 미리 상영되고 있던 메이데이 퍼레이드 참가자들의 춤추는 영상과 함께 좋은 시너지효과를 냈다. 전시 관람객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했다. 오후 6시쯤 전시의 오프닝 행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입구와 가까운 오른 편에는 당일의 전시 경로가 그려진 지도를 볼 수있고, 그 왼편으로는 당일의 사진들이 이어진다. (벽에 붙어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사진이 바닥에 있으므로 시간이 충분하다면 바닥의 사진도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입구에서 바라보는 정면의 벽에는 당일의 모습들을 담은 두 개의 영상이 상영된다. 각각 총파업 기획팀의 일원이었던 기잉과 정용의 작품이다. 정용의 편집본은 음악이 잘 어우러져 감각적이고, 기잉의 편집본은 당일의 퍼레이드를 처음부터 순서대로 잘 보여주고 있어, 각각 전시 관람객들의 많은 인기를 끌었다. 왼쪽 벽에는 총파업을 위해 4월부터 텀블러를 통해 공모를 받은 총 80여장 정도의 포스터가 전시되고 있다. 전시실 중앙에는 파트타임스위트의 ‘미네랄’이 전시되어 있는데 지난 메이데이 때 차량 위에 달고 함께 행진했던 은색의 조형물이다. 둥근 테이블 안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 테이블은 이번 주말에 예정된 두 번의 토론회에 이용될 예정이다.

왼 편의 전시실에는 총파업 퍼레이드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던 다양한 티져 영상들이 상영되고 있다. 동시에 총파업과 관련된 인물들의 인터뷰가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당일은 상영되고 있지 않았으며 13일(수)부터 상영된다고 한다. 또한 반자본주의연구회의 현수막과 디자이너 김기조의 핑크색 거대인형이 약간 키가 줄어든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그 오른편의 예술다방의 한 켠에는 두물머리밭전위원회를 비롯한 워크그룹들의 엽서, 가방, 티셔츠들이 판매되고 있고 그 수익금들은 사대 강 반대 운동을 위해 후원된다.

이 전시의 다른 행사로는 6월 16일(토)에 토론회-미술가라운드테이블이, 6월 17일(일)에 토론회-총파업워크그룹이 예정되어 있으며 17일 오후 8시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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