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공방 통신

Releases

  • 휴먼네이쳐
    영화도 많고 음식도 많은 세상, 음식을 다룬 영화도 많습니다. 그리고 음식이 등장하는 장면은 그 영화에서 다루고자하는 중심 메타포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리포터의 콧물맛 풍선껌에는 환상적인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빠삐용의 바퀴벌레에는 절박한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담겨있듯이 말입니다.
  • duribanbig
    우리를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오래 공방을 떠나왔다 돌아온 지금, 문득 그것이 궁금해졌습니다. 설명하면 할수록 그것으로부터 멀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해보려고 합니다. 달팽이 공방이라는 모임은 다른 곳, 예컨대 수유+너머 보다 설명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공방工房은 무언가를 만드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도자기 공방, 화장품 공방, 가구 공방……. 우리 주위에는 많은 공방들이 있지요.
  • 아현동에서 열린 제비꽃 빵집 워크샵 사진
    좀 더 시의적절한 내용으로 쓰자면 “공방 수입 1천만 원 돌파, 공방 달팽이들 모두 쿠바로 고고씽!!” 과 같은 새해 소망을 적는 것이겠으나 한 해를 돌아보는 Best5 같은 것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루비아 맘대로 골라봤습니다. 두둥!! 2010 달팽이 공방 Best 5!!
  • 47sr
    겨울이 아무리 춥고 외로워도 기다려지는 건 따뜻한 겨울 간식과 연말에는 한 번쯤 보게 되는 오래된 인연과의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눈부시게 하얀 눈 때문이 아닐까? 눈으로 온통 뒤덮인 겨울 리조트에서의 눈은 그냥 눈이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무심결에 보게 된 창밖의 눈은 ‘와’하는 탄성을 부른다. 불편한 교통과 의상이 걱정이긴 해도 그래도 행복하게 한다.
  • 가슴마을의 어린 린코짱
    스폰지하우스라는 영화배급사가 있다. 2002년에 만들어진 회사는 이제 갓 마흔이 되신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회사로, 거장 감독들, 작가주의 감독들의 신작영화 위주로 뽑아 수입, 배급, 마케팅, 요즘은 제작까지 하고 있다. 비슷한 배급사로 진진, 백두대간 등이 있는데 스폰지하우스에서 배급한 , 같은 몇몇 일본영화들이 히트를 치면서 예술영화배급사들 사이에서도 조금 더 유명세를 탄 바가 있다.
  • sw
    질문1. 뉘신지~ 안녕하세요, 저는 빨간거북이라고 합니다. 천천히 볼 것 다 보면서 느낄 것 다 느끼면서 빨갛게 가자는 듯이죠. 질문2. 여기엔 어쩐 일로...? 글쎄요. 제가 작년부터 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백수질을 통한 지역비정규노동운동하기’라는 괴상한(?, 남들이 보기에 ‘비정상적인’) 짓에 관심이 있다고 하셔서 말이죠.
  • br1.
    새 계절이 옷장 앞까지 오면 늘 내뱉게 되는 말. “아, 입을 옷이 없네. 작년엔 대체 뭘 입고 다닌거야” 궁시렁 거리다가 결국엔 티셔츠 하나라도 기어이 사고 집에 오면 이제는 그 티셔츠에 받쳐 입을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바지를 사면, 그 바지에 맞춰 신을 구두가 아쉽다.
  • 보드카 레인(Vodka Rain)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발견할 때가 있다. 잠시 주저주저 하다가 내 것을 만들어 버리고 두고두고 아끼게 되는 옷 같은 음악이 있다...
  • 40sr_02
    식영화에 꽂혔던 것은 일본영화 을 보고서부터다. 이이지마 나미 카모메식당을 계기로 영화 음식전문연출가가 된 그녀는 카모메식당 외에도 안경, 도쿄타워, 남극의 쉐프, 드라마 심야식당, 카모메식당과 같은 감독이 만들었고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토이렛 등에서 음식 연출을 맡았다. 그간 일했던 영화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음식의 레시피를 담은 책도 두 권 냈는데 역시나 별 내용이 없었다. 빌려보길 잘했다.
  • sr39_01
    작년 아현동 언덕에 살림을 차린 후 달팽이 공방이 맺은 인연 가운데 특별한 분이 있다. 수유너머 N에서 강좌도 들으시고 상암 월드컵 홈에버 매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른 다큐멘터리 상영회도 연구실에서 기획하신 일명 빨간 거북님. 이름만 들어도 왠지 달팽이랑 잘 어울릴 것 같은 분인걸 한 번에 알아보긴 했다.
  •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음악 교과서 편집’이다. 교육 과정이 계속 바뀌어 오면서 지금의 교과서는 내가 배웠던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국악’에 관련된 부분이다. 무엇보다 교과서 전체 중 ‘국악’의 비율이 확 높아졌다. 그래서 이 전보다 훨씬 다양한 곡을 공부한다.
  • 사러가입구
    지난 1년 여 의 북아현동 생활을 정리하고 수유너머N과 달팽이 공방이 자리 잡은 곳은 부자동네 연희동입니다.(부자동네라고 해서 다 부자들만 사는 건 아니지요^^) 이 동네로 이사 와서 좋은 점은 참 여러 가지입니다. 연구실 바닥이 대리석이라는 것, 중국분들이 하는 싸고 맛있는 청요리집들이 즐비하다는 것, 걸어서 15분이면 홍대로 고고씽 할 수 있다는 것 등.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사러가 마트’가 가까이 있다는 것입니다...
  • 맑스 아님. 윌리엄 모리스이다.
    일상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공예는 근대 산업화 이후 오랫동안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으며, 기계와 비교해 경제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전근대적이라고 평가되었다.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는 산업혁명 시기에 기계가 만들어 내는 대량생산품에 반대하고 수공예에 의한 아름다움을 창조하여 인간 감성을 회복하자는 새로운 예술운동을 주창하였다. 그는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돈 버는 것에만 사용하는 것을 몹시 한탄했다.
  • 지난 2주 동안 네 살 난 첫째와 2개월 조금 지난 둘째를 데리고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리는 창원으로 친정 나들이를 다녀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골로 간 게 아니면서 지난 2주 동안 컴퓨터 근처는 가보지도 못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위클리 원고를 연이어 펑크를 내버리는 엄청난 일을 저질러 버렸다. (이런 핑계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편집자님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절대로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구요!)
  • 음악을 작정하고 감상하지 않고서는 음악은 삶의 짧은 순간의 배경음악이 되어 잠깐 반짝이다가 금세 사라져 버린다. 공부 할 때 같이 특정한 일에 몰두할 때 주변의 소음을 잠시 물리치고 일정한 진동으로 집중을 하거나, 멍하니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습관적으로 귀에 이어폰을 꼽거나, 아니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음식점이나 커피가게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대부분인 것이다. 이렇게 사실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사람이나 음악에 아주 전문적인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음악을 진득하니 듣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 수유너머N 엠티를 다녀왔습니다. 점심 삼계탕, 저녁 삼계탕+삼겹살볶음 이라는 고단백의 식사를 마친 뒤 심하게 체하는 바람에 음주가무는커녕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1박 2일을 보냈습니다. 함께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엠티 장소에 도착한 점심시간부터 자정이 되도록 지난 1년간의 수유너머N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다고 합니다. 이러저러하니까 앞으로 잘해보자, 와 같은 이야기들이 오갔고 엠티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야기들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들으니 달팽이공방이 떠올랐습니다. ‘수유너머N이 생김과 동시에 만들어진 달팽이공방의 1년은 어떠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 공기가 물기를 잔뜩 머금어서 덕분에 피부 세포막 한 겹 한 겹이 눅눅해 진 여름이다. 사실 낮에는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으로 산뜻하게 지내지만 집에 돌아와서 간단한 샤워 후 축 늘어져 잠을 청하는... 읽히지 않는 책을 집어 던지게 되는, 모기의 밥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바람 없는 여름밤에 들으면 좋은 음악들을 이야기 한다.
  • 달팽이 공방에서 하는 활동에는 만들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라고 이름 붙은 세미나가 하나 있다. 이 세미나는 공방에서만 따로 하는 것은 아니고 수유너머N의 세미나 중 하나로 들어가 있다. 수유너머N과 달팽이 공방의 관계가 모호하듯이 이 세미나도 성격이 참 애매모호하다.

    현재 일상예술 세미나에는 완전 백수도 있고, 세미 백수도 있고, 정규직도 있다. 아이 엄마도 있고 학생도 있다. 참 많이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예술과 같은 …

  • < 식빵 굽는 시간> 주인공의 엄마는 매일 아침, 집 근처 빵집에서 갓 구워져 나온 크루아상 두 개를 먹습니다. 그 책을 읽은 후 처음으로 크루아상이라는 빵을 먹어보았습니다. 초승달처럼 생긴 모양도 탐스럽고 무게도 가벼운데다, 아주 고소했습니다. 무엇보다 빵의 결이 켜켜이 살아 있어 참 맛있었습니다. 크루아상의 이 결, 이 부드럽고 바삭한 식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놀라실지 모르겠지만 바로 버터의 힘으로 만들어진 ‘결’과 고소함입니다...
  • 얼마 전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머위 장아찌를 보낸다는 말씀이셨다. 아는 친구의 텃밭에서 머위를 따다 이틀밤을 꼬박 새며 껍질을 벗기고 간장을 부어 장아찌를 담그셨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잔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팔을 다쳐 잘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왜 또 무리를 하냐고 약간은 짜증 섞인 소리로. 내가 좀 살갑지 않은 성격이라 그런지 여는 집 엄마와 딸들과는 비교가 될 정도로 난 엄마와 그리 친하게 지내는 편이 아니다. 사실 별다른 일 없으면 난 친정엄마와 전화통화를 하지 않는다...
  • 원더걸스의 "Tell Me", "So Hot" 그리고 작년 소녀시대의 "Gee"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많은 여성 아이돌 그룹중에서 별종이라 불리는 그룹들이 있다. 가창력 있는 여성 듀오 다비치. 대중적 일렉트로닉 음악을 내세우는 성인돌 브라운 아이즈 걸스. 그리고 우리나라의 프로덕션형 대형 기획사 YG Entertainment와 SM Entertainment의 2NE1과 f(x)가 그들이다. ...
  • 웹진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 코너 중 하나는 ‘메이데이’입니다. ‘흠, 저 또래의 아이는 저렇군. 참고해야겠엉’. 아, 제게 아이가 있냐고요? 제가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함께 생활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메이와 동갑인 린이 수유너머N에 있거든요. 린이는 오전에는 어린이 집에 갔다가 오후 6시면 어김없이 연구실로 출근(?)합니다. 저녁을 먹고 연구실 활동을 시작하지요. 린이의 퇴근시간은 강좌나 기획세미나가 있으면 7시 반, 각종 뒷풀이(파티)가 있으면 퇴근 없습니다...
  • 이번학기가 대학교 졸업학기인 나는 학교에 가기보다는 주로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연구실에서 빡쎄기로 유명한 콜레기움과 DNA등의 프로그램들을 비롯해, 3개의 일반 세미나와 빵집 워크샵을 하고 있었던 통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3월에 끝나는 것들이었고, 5월 한 달간 교생실습이 잡혀있던 나는 4월에 시작하는 프로그램들을 시작할 수 없게 되었다. ...
  • 우리동네는 일주일에 3번 화, 목, 일요일이 쓰레기 버리는 날로 정해져 있다. 주로 연구실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별로 많치 않아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쓰레기를 집밖에 내다놓게 된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만들어진 재활용 쓰레기들이다. 과일포장용 스티로폼 통, 비닐 봉지, 두부포장용기와 같이 모아두면 부피가 꽤 되는 것들이다. ...
  • 비슷비슷한 많은 음악을 듣다보면 아까 들었던 노래를 또 듣는거 같은 느낌, 첫 소절만 들었는데도 그 다음 소절이나 클라이막스가 절로 떠오르는 노래 등등 비슷한 상황이 계속 벌어진다. 그러던 중 귀에 팍 꽂힌 노래가 바로 이 노래다. 가사가 아주 그냥 죽여준다. 밥도 못 먹고, 버스도 못 타고, 영화도 못 본다는 ‘그’는 그녀와 헤어졌다. 이 가사를 음미하며 제일 가슴을 울리던 가사는 ‘살아서 뭐해’와 ‘니가 돌아올까봐’다. 보컬의 아주 처절한 목소리로 이 가사를 외칠 때면 ‘그래.. 그래..’ 등을 토닥거려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
  • 식료품을 살 때 겉봉투를 꼼꼼히 보시는 분들이라면 밀가루 표지에 적혀 있는 강력분, 박력분, 중력분, 1등급, 2등급 등의 단어가 적혀있는걸 보셨을 겁니다. 그런 단어를 보는 순간 ‘강력분은 강력한 밀가루란 말인가’, ‘2등급보다는 1등급이 좋겠지?’라는 의문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지나 갑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다른 코너로 발을 돌리는 순간, 바로 사라져버리는 질문이지요. ...
  • 한 때 광고회사에 취직하고 싶은 적이 있었다. 종이, 활자, 색, 이미지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감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그 맘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광고회사는 기업의 상품을 팔기 위해, 눈을 홀리는 이미지와 현란한 수사로 사람들에게 뻥을 쳐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착한(?) 나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방법은 다른 데 있었다. ...
  • 처음 공방을 시작하며 이름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공방친구가 말했다 “달팽이 공방은 어때요?” “왜, 달팽이야?” 라는 나의 물음에 친구의 대답은 “작고 귀엽잖아요. 그리고 우리의 취지와도 딱 맞아 떨어지고. 세상의 흐름에 상관없이 천천히 가는......” 실제 대화가 이랬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그 후 특별히 다른 대안이 나오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달팽이 공방으로 부르게 되었다. ...
  • 2010년은 쇼팽(Frederic Chopin: 1810-1849)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쇼팽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쇼팽 컬렉션 CD가 발매되고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그리고 KBS클래식FM(93.1㎒)에서는 탄생일인 2월 22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기존 편성을 대신해 약 20시간 동안 쇼팽의 전곡을 방송하는 특집 '아이 러브 쇼팽(I love Chopin!)'을 마련했다. ...
  • 빵을 굽는 것은 전혀 우아하지도 않고, 설거지도 엄청 나오는 노가다에 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빵을 자신이 넣고 싶은 재료들을 넣어 직접 구워 먹는다는 일은 아주 멋진 일이지요. 구운 빵을 나누어 먹을 사람들이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아무래도 나에게 홈베이킹은 무리다, 싶으신 분들에게는 세 빵집 말고 다른 빵집들에 가 보실 것을 권합니다. ...
  • 화장품을 살 때에 제품에 ‘피부과 테스트 완료’라는 말이 붙으면 조금 비싸더라도 그것을 택한다. 왠지 부작용이 덜 할 것 같고 더 신경을 많이 쓴 듯해서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료’이전에 그 화장품의 개발 과정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어떤 테스트를 어떻게, 누가, 누구에게 한 것일까? 화장품에는 독성 화학물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
  • 달팽이 공방에서는 일 년에 네 번 워크샵을 엽니다. 우리밀로 빵과 과자를 만드는 제비꽃 빵집 워크샵과 천연 비누와 화장품, 그리고 대안 생리대를 만드는 작은 달팽이 공방(작달공)워크샵이 있습니다. 워크샵에서는 단지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된 책들을 함께 읽고 짧은 글을 쓰며 우리의 삶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눔으로써 ...
  • 일하는 발 빠른 달팽이의 주된 업무는 최신 유행곡을 바이엘(초급 수준의 피아노 교재) 과정의 아이들이 제 흥에 겨워 칠 수 있게 아~주 아~주 쉽게 편곡을 하는 일이다. 매일 매일 발표되는 신곡들 중에서 초딩들이 좋아하는 곡을 골라내서는 외울 정도로 수십 번을 반복해서 듣는다. 어느 정도 곡이 귀와 입에 착착 감기면, 곡의 느낌을 파악해서 반복되는 부분이나 너무 어려운 랩이 들어간 부분은 삭제해서 곡을 적당한 길이로 조절한다. ...
  • 세뱃돈을 꼬박꼬박 받던 시절, 명절 한 번 세고나면 큰댁에서 얻어온 부침개와 나물들, 선물로 들어온 과일들이 집안 가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명절 음식을 좋아하는 저는 흐뭇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지요. 하루 이틀정도 먹다가 실수로 냉장고에 넣지 않은 나물은 쉬어버리고, 부침개들은 맛있는 것만 다 빼먹고 맛없는 것들은 냉동실 한켠에서 빙하기를 맞이하고, ...
  • 2호에서는 만두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커피를 볶아볼까 합니다. 키보드 자판으로 ‘커피’라는 단어만 적었는데도 코 끝에서 커피 향이 나는 듯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알갱이는 원래 푸른색입니다. 로스팅 작업을 거쳐서 갈색으로 된 것을 갈아서 마시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커피가 원래 푸른색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가 마시는 커피를 ...
  • 경인년 새해를 맞이하여 처음으로 먼 길을 떠나려는 달팽이들의 옴팡진 계획은 예년에 비해 몸서리치도록 매섭게 다가 온 겨울 한파 때문에 무산되어 버렸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강릉에 가서 바닷가를 거닐며, 횟집에 들러 모처럼 회식도 하고, 눈썰매도 타고 커피거리도 거닐며 시간을 보내자던 꿈같은 계획은 결국 햇살이 좀 따스해지는 3월로 미뤄졌다. ...
  • 달팽이 공방에서 띄우는 첫 소식인 만큼, 먼저 달팽이 공방이 어떤 곳인지 짧게 소개할게요. 한 일 년 전쯤인가 지금의 수유너머 남산 카페에서 긴 겨울 바느질이라도 하며 보내자고 몇몇 사람들과 바느질 동아리를 시작했었죠. 바늘 쌈지, 블라우스, 덧신, 기저귀 가방, 이불보, 대안 생리대등 각자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며 카페 한자리를 차지하고 조금은 수다스러운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