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공방 통신

지속가능한 백수질을 지원하는 노동운동하기

- 빨간거북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준) 상임활동가)

이번 주에는 저희 달팽이공방의 소중한 친구인 빨간거북님을 소개합니다.

질문1. 뉘신지~

안녕하세요, 저는 빨간거북이라고 합니다. 천천히 볼 것 다 보면서 느낄 것 다 느끼면서 빨갛게 가자는 듯이죠.

질문2. 여기엔 어쩐 일로…?

글쎄요. 제가 작년부터 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백수질을 통한 지역비정규노동운동하기’라는 괴상한(?, 남들이 보기에 ‘비정상적인’) 짓에 관심이 있다고 하셔서 말이죠.

질문3. 좀 자세히 소개 해 주시덩가

질문4. 도대체 왜?

‘돈이 없으면 비참하다, 비참해 진다, 비참해 질 것이다. 그 돈은 취업을 통해 구할 수 있다. 그러니 돈을 벌기 위해 나를 임금노예로 시장에 내 놓아야 한다. 싫어도 어쩔 수 없다. 이 경쟁에서 탈락하면 큰 일 난다.’
노동중독사회는 이렇게 돌아가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지속가능한 백수질을 보장하면서 나를 유지할 수 있는 노동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노동의 기쁨과 보람을 아는 것은 덤? 일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서 나와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저의 화두는 ‘자립과 공존’이거든요. 더구나 점점 대기업에 돈 보태주면서 살기 싫다는 일종의 소심한 복수에서 나온 생각이기도 하구요.

질문5. 듣자하니 바느질로 부업을 한다던데?

아, 그 소문 정확해요! 저는 활동가에게 월급을 주는 시스템에 반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노동운동에 대한 일종의 반칙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활동가를 임노동자로 회원들이 ‘소비’(?)하게 되면서 노동운동이 길을 잃은 것이 아닐까, 별 근거 없이 생각하게 되면서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죠. 그래서 나는 일정정도의 활동비를 받고는 있지만 그것을 임금으로 생각하지 않고, 또 임금이라고 생각할만한 수준으로는 받을 마음이 없어요. 그러니 스스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노동을 고민하게 되었죠. 주로 북커버(만원)와 지갑(오천원)을 만들어서 팔고 있어요. 사실 처음엔 정신줄 놓게 하는 손바느질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어서 시작한 것이지만 지금은 즐기면서도 돈도 생기는 좋은 부업으로 여기고 있어요.

질문6. 많이 팔리나? 너무 싸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

지인들이 주변에 소문도 내 주시고 벼룩시장 등등에서 판매도 하고 있어요. 너무 주문이 많으면 곤란해서 유명해질까 걱정이에요(웃음). 값이 싸다는 평에 대해서는, 내 노동에 값을 매기고 싶지 않아요. 내가 만들어 판매하는 물품들은 모두 선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나의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한 비용이 반영되었을 뿐!

질문7. 마지막으로 서울서부비정규노동센터(준)을 간단히 소개 한다면?

저희 회원가입 리플렛에 있는 글귀로 대신할께요.

‘서부비정규노동센터(준)’은 이랜드 월드컵분회 조직화 및 연대활동과 연세대 청소용역노조 설립 과정을 계기로 만나게 된 평범한 직장인, 학생, 사회단체와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지역에서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비정규운동을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다. 생활인들이 직접 부딪히는 일상의 갈등과 관계를 바탕으로 문제해결의 단초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나의 현장, 우리 동네에서 시작하는 지역운동이자 노동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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