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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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활동보조인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것은 활동보조인에게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가 아님을 증명하는 건강검진 서류와 범죄경력 조회서를 중개센터가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건강검진에 드는 비용도 비용이겠지만(보건소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서류는 몇천 원에 불과하지만 병원에서 발급받아야만 하는 해당 건강검진서류는 오만 원의 발급비용이 든다), 자신의 신상정보를 유출하는 문제
  • 저는 얼마 전 서울지방노동청에 제가 활동보조인으로 근무했던 자립생활센터를 대상으로 임금체불 진정을 넣었습니다. 내용은 연차수당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1년에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휴가는커녕 연차수당은 받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명절이었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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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보조서비스란 한 가지 또는 복수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장애로 인한 지역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본인 스스로 신변처리가 불가능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대한의 자기관리권을 부여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통한 자기실현을 추구하기 위한 서비스이다.
  • 최근에 장애인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의 양적인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용당사자들에게 활동보조서비스가 어떠한 환경에서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사회적 안전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실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인간으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용자당사자
  • 활동보조인으로 일하는 시간을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라 하면 한달20~22일정도 일하는데, 월급여는 100만원 전후입니다. 평균 활동보조인의 월급여는 70~80만원 정도입니다. 저는 처음 연결된 발달장애아동은 한달에 60시간이였고, 그 다음
  • 김주영 활동가가 불에 타 죽은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김주영 활동가의 노제에서 장애인 당사자들과 연대자들은 함께 소리 높여서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을 주장했다. 그 속에는 활동보조인연대의 회원들은 물론 많은 활동보조인들도 있었다. 활동보조인연대 회원들의 카카오톡 채팅창에서는 김주영 활동가의 죽음에 대한 슬픈 감정은 물론이겠지만, 함께 활동보조인을 하는 사람으로서 김주영 활동가
  • 릴레이 1인시위에 이용된 판넬
    저는 이 싸움이 진행되는 도중에 활동보조인이 되었습니다. ‘활동보조인연대(준)’(앞으로 줄여 활보연대 라고 하겠습니다.) 회원들은 예전 ‘활동보조인권리찾기모임’ 당시부터, 보건복지부에 활동보조인들의 직무상 어려움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 장애활동지원제도 담당 팀장은 ‘제도개선위원회’라는 것을 만들 것이니, 그 자리에서 활동보조인들의 고충에 대해 토로할 수
  • 나의 주요 활동보조 업무 중 하나는 ‘컵 홀더’가 되는 일이다. 동건씨가 처음 시설에 나왔을 때 보였던 외출욕은 사그라든지 오래다. 어쩌면 애초부터 외출욕이 그리 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혹은 선택하는 외출지란 한정되어 있었고, 그 반복됨에 내가 먼저 지루함을 느꼈고, 그도 아마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 캠프를 다녀왔다. 동건씨와 동건씨의 체험홈에 함께 살고 있는 장애인 분과 그의 활동보조인과 함께 다녀왔다. 금요일 아침에 일찍 출발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목요일 밤을 그의 집에서 보내야만 했다. 목요일 저녁에는 다음날 오전 7시로 장애인콜택시를 예약한다. 금요일 6시에 일어나 전날 준비해둔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씻고,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린다.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늦어 장애인 콜택시는 7시 30
  • 오늘은 동건씨를 만나러 가는데,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버스를 타기 직전까지만 해도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버스에서 내리고 동건씨가 사는 곳 골목으로 다가서니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동건씨 집에 들어가니, 동건씨는 저녁을 먹고 몸을 씻고, 신발까지 신고 휠체어에 앉아 외출을 기다리고 있다.
  • 이미 독자분들께서 아시는 바와 같이, 얼마 전에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세분께서 수유너머를 방문해 주셨습니다. ‘활보일기’관련하여 간담회를 요청하셨기에 약속 후 방문하신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 만남 이전부터 어떤 낌새를 채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술자리에서 동건씨를 비난한 장애인분이 계셨습니다. 동건씨를 아는 주변 사람들이 글의 내용들을 다 알고 있으며, 그 내용이 동건씨의 이야기임을 이미 다
  • 활동보조일기는 어떤 연대의 수줍은 기록이다. 우선, 장애인과 노동자의 연대이고. 수유너머와의 어떤 방식의 연대-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의 기록이다. 우선 나는 수유너머에 대해 잘 모른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는다.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 좋다 아니다를 말하기란 여간 쉽지않다. 일단 나는 공부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샌님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수유너머가 말만 앞서고 공부만 하는 모임인지
  • 나는 활동보조인연대(준)(http://cafe.daum.net/paspower)(이하 활보연대)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활동보조에 대한 정보도 얻고, 가능하면 연대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이 모임에 나가고 있다.

    처음에 ‘활동보조인 권리찾기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모임은, 비록 지금은 작은 모임이지만 전국 단위로 활동보조인들이 연대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1차적으로 100명 정도의 회원을 모아 상근자를 두는 것이 목표이다. 나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이루어지는 회의와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노동법세미나에 …

  • A씨는 허리를 다친 후, 활동보조를 하는 것에 지장을 느꼈다. 그는 예전에도 허리가 불편한 경우가 있어 침을 맞으면 나아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침을 맞으러 다닌다고 하였고, 침을 맞으러 다녀야 했기에 활동보조를 예전만큼 해줄 수 없었다. A씨의 이용자는 한쪽 손을 비교적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으며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었다. 그 이용자에게 필요한 활동보조의 대부분은 전동휠체어에 타거나 내리
  • 아담의 일상은 대략 이러하다. 수, 목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종로에 있는 장애인 야학에 다닌다. 장애인야학에서는 수요일에는 인문학 강좌를 하고 목요일에는 특별활동이 있는데, 작년에는 인문학강좌와 특별활동도 하던것 같더니 작년말부터는 별 흥미가 없는지 그만두었다. 아담을 처음 만났을때, 그가 노신의 책이라든가, 맑스의 자본론등을 인문학강좌에서 세미나를 통해 같이 읽었다길래 깜짝 놀랐
  • 활동보조를 하면서 이용자와 관계를 어떻게 맺는지에 대한 물음은 아마도 많은 활동보조인들이 갖게 되는 물음일 것 같다. 나 또한 활동보조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드는 의문이다.활동보조를 하면서, 가장 격하게 느껴졌던 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시선폭력이었다. 비장애인들이 바라보는 얼굴의 표정들은 다양하였지만, 그것이 어떤 표정이든 무관하게 폭력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의 휠체어를 미는 동안
  • 부산행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밀면이나 돼지국밥은 구경도 못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술도 덜깬 채 김밥집에서 순두부찌게를 꾸역꾸역 밀어넣은게 가장 식사다운 식사였다. 과연 요행을 바라던 자의 얄팍한 최후였다. 그 이후로 또 부산에 갔지만 역시 회나 밀면 같은건 없었다. 그래도 바다의 향기나 정감있는 부산 사투리, 영도 크레인 뒤로 펼쳐진 바다의 풍경이라거나 김진숙지도위원의 목소리도 들을수 있어서 꽤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가는 내내 덜컹거리던 의자도, 따닥따닥 불편한 자리도, 처음보는 사람들과 같은 차에 함께 타고 있던 낮선
  • 아무리 봐도 그는 멀쩡햇다. 가령 일그러진 표정이라거나 아무렇게나 걸친 옷차림. 우스꽝스러운 몸짓, 휠체어나 목발같은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다. 근사한 야구모자를 쓰고 단정한 옷차림의 청년이 반듯하게 앉아있었다. 그 옆에는 그의 어머니가 앉아 연신 아들과 자신의 이마를 닦았다. 당황스러웠다. 일을 하기전에 늘 짓는 자신감있는 표정이라거나 ‘뭐든지 열심히 하겟습니다’ 같은 나름대로의 준비된 제스쳐
  • 나는 어쩌다 활동보조인이 되었을까? 생소하고 낮선 이름의 다섯 글자가 나를 밥 먹고 숨 쉬게 하는 현재의 직업이다. 몇 가지 돈벌이를 전전했다. 노래방 웨이터, 편의점알바나 피시방, 이자카야 서빙 등. 짧으면 2주 길면 한달. 전전이라는 말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누구나 밥을 먹어야 하고 때로는 담배도 피워야했다. 밥
  • 일단 담배를 꼬나물었습니다. 11시 퇴근 후 마땅히 그것말고는 할 짓이 없었거든요. 엑스세대와 신세대라는 호칭을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여받고 월드컵에 몇번 소리를 지르고 나니, 공상과학같은 2012년이 되었습니다. 88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고나서, 그래도 내가 88만원세대-20대 언저리에 껴있다는 해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