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달팽이

Releases

  • 47sr
    겨울이 아무리 춥고 외로워도 기다려지는 건 따뜻한 겨울 간식과 연말에는 한 번쯤 보게 되는 오래된 인연과의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눈부시게 하얀 눈 때문이 아닐까? 눈으로 온통 뒤덮인 겨울 리조트에서의 눈은 그냥 눈이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무심결에 보게 된 창밖의 눈은 ‘와’하는 탄성을 부른다. 불편한 교통과 의상이 걱정이긴 해도 그래도 행복하게 한다.
  • 보드카 레인(Vodka Rain)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발견할 때가 있다. 잠시 주저주저 하다가 내 것을 만들어 버리고 두고두고 아끼게 되는 옷 같은 음악이 있다...
  •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음악 교과서 편집’이다. 교육 과정이 계속 바뀌어 오면서 지금의 교과서는 내가 배웠던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국악’에 관련된 부분이다. 무엇보다 교과서 전체 중 ‘국악’의 비율이 확 높아졌다. 그래서 이 전보다 훨씬 다양한 곡을 공부한다.
  • 음악을 작정하고 감상하지 않고서는 음악은 삶의 짧은 순간의 배경음악이 되어 잠깐 반짝이다가 금세 사라져 버린다. 공부 할 때 같이 특정한 일에 몰두할 때 주변의 소음을 잠시 물리치고 일정한 진동으로 집중을 하거나, 멍하니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습관적으로 귀에 이어폰을 꼽거나, 아니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음식점이나 커피가게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대부분인 것이다. 이렇게 사실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사람이나 음악에 아주 전문적인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음악을 진득하니 듣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 공기가 물기를 잔뜩 머금어서 덕분에 피부 세포막 한 겹 한 겹이 눅눅해 진 여름이다. 사실 낮에는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으로 산뜻하게 지내지만 집에 돌아와서 간단한 샤워 후 축 늘어져 잠을 청하는... 읽히지 않는 책을 집어 던지게 되는, 모기의 밥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바람 없는 여름밤에 들으면 좋은 음악들을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