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공방 통신

기억되는 앨범

- 발빠른 달팽이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발견할 때가 있다.
잠시 주저주저 하다가 내 것을 만들어 버리고
두고두고 아끼게 되는 옷 같은 음악이 있다.

보드카 레인(Vodka Rain) – 3집 ‘Faint’

하늘에서 보드카가 비가 되어 내린다면..
보드카 레인은 안승준(보컬), 주윤하(베이스), 이해완(기타), 서상준(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로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첫 정규 앨범 ‘The Wonder years’를 발매하고 얼마 전 세 번째 정규앨범 ‘Faint’를 발매했다. 희미해져 가는 것에 대한 것들을 노래로 남기고 싶었다고 한다. 롤러코스터 여성 보컬 조원선과 모델 장윤주 등 이 참여했다. 앨범 수록곡 중에서 루시드 폴이 작사하고 장윤주가 함께한 ‘그 어떤 말로도(feat, 장윤주)’를 들어보라.


담담하면서도 고운 장윤주의 음색과 루시드 폴의 가사가 보드카 레인의 특유의 현악 편곡과 잘 어우러지는 초겨울의 곡이다.

노리플라이(No Reply) – 2집 ‘Dream’

그리움과 불안함의 정서..
권순관(보컬, 건반)과 정욱재(기타)로 구성된 노리플라이는 2006년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대뷔했다. 데뷔 초기엔 제2의 전람회하는 별칭도 있었지만 2009년 1집 ‘Road’ 그리고 지난 9월에 발표한 2집 ‘Dream’을 통해 점점 더 노리플라이의 색깔이 뚜렷해지고 있다. 앨범 수록곡 중에서 20대 청춘의 외로움과 막막함을 그린 ‘주변인’을 들어보라.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가사(알고 있었어/누구나 아픔을 간직한 채 사는데/나만 혼자 서서 작은 상처만/감싸안고 그 자리)와 선율이 가지는 보편적이면서도 공감되는, 위로가 되는 음악이다.

오래도록 특정한 계절만 되면 입게 되는 옷이 있다.
매 이 계절만 되면 입게 되는 옷처럼 찾게 되는 음악도 있다.

Dias de otono(가을 날들)

– Pablo Milanes & Chucho Valdes(파블로 밀라네스 & 추초 발데스)

쿠바의 새로운 발라드(누에바 트로바)의 음유시인 파블로 밀라네스와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추초 발데스의 낭만적인 발라드 앨범에 삽입된 이 곡은 한없이 쓸쓸해지는 가을 날 들으면 더 없이 좋다. 가사의 뜻은 잘 모르지만 목소리와 피아노 음색만으로도 충분히 가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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