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공방 통신

겨울 빛 음악

- 발빠른 달팽이

겨울 빛

겨울이 아무리 춥고 외로워도 기다려지는 건 따뜻한 겨울 간식과 연말에는 한 번쯤 보게 되는 오래된 인연과의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눈부시게 하얀 눈 때문이 아닐까? 눈으로 온통 뒤덮인 겨울 리조트에서의 눈은 그냥 눈이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무심결에 보게 된 창밖의 눈은 ‘와’하는 탄성을 부른다. 불편한 교통과 의상이 걱정이긴 해도 그래도 행복하게 한다. 그냥 하얗기 때문에 눈이 아름다운것이 아니라 익숙한 공간이 전혀 다른 환상의 공간 된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 순간 그 눈빛에 감동한다.

눈 빛 같은 음악

최고은 First EP 36.5℃

고등학교 때 판소리와 가야금 병창을 하고 대학교에선 하드코어 밴드 보컬을 했다는 최고은은 3년 만에 첫 앨범이다.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이는 과정에서 우리말은 어색했지만 영어 가사는 곡의 느낌을 더 살려주어 앨범 전체가 영어 가사로 이루어 졌다. 이 때문에 처음 앨범을 듣기만 했을땐 외국의 조금 나이 있는 보컬의 음악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계속 듣다 보면 우리나라 정서 특유의 멜로디와 구성이 나오며 의심이 가게 된다. 앨범 전체적으로 기타 반주와 노래만으로 이루어졌고 중간 중간 바이올린이 들어가며 곡이 입체적으로 되었다. 최고은이 직접 가내수공업으로 찍어낸 한정판 1000장의 모두 직접 합판에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혔다고 한다.

건강이 안 좋아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곡밥과 가지부침을 해먹고, 근육이 경직될 정도로 걷기 운동을 한다는 최고은은 아직 곡을 쓰는 것도 공연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도 개인적이어서 서툴고 어려워서 홍보를 거의 안한다. 그녀만의 방법으로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길을 가는 음악가가 많아지길 바라며 앨범 중 두 곡을 소개하려한다.

Forest
그는 달을 품고 별도 품고 춤을 춘다는 가사에서 느껴지는 최고은의 잔잔한 울림

Rose
애절한 바이올린 음색이랑 기타의 간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이 곡은 온라인에 음원공개가 안되었는데 CD를 구입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한다.

앨범명은 36.5℃인데 편성과 최고은의 음색이 만들어내는 온도는 이 보다 조금 서늘하다. 그래도 이 노래에 위안을 받게 되는 건 눈이 가지고 있는 겨울 빛의 아름다움과 비슷한 느낌에서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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