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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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일본에 가서 가장 놀랐던 것은 동네에 시장이 없었다는 거다. “이 동네에는 시장이 어디에 있어?” 라고 묻자, 친구는 역 근처에 있는 두 군데의 대형 마트를 소개해줬다. “여기는 11시에 문을 닫으니까, 10시 쯤에 가면 삼각김밥 같은 걸 많이 세일해. 그리고 저기 있는 마트는 밤 12시 반까지…” “아니, 그거 말고 진짜 시장 말이야. 채소나 생선 같은 거 파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 곳. 아니면 이 동네는 역 앞에 노점상 모여있는 데가 없어?” 그는 잠시 고민하다 관광 명소라면서, 지하철로 한 시간 반 떨어진 곳에 있는 츠키지 어시장이라는 데를 알려줬다.
  • 대답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는, 달팽이 공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금방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면 곧 상대방은 이렇게 묻는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이죠?”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보자. 베이킹을 한다, 요리를 한다, 술을 만든다, 화장품과 비누를 만든다, 바느질을 한다,
  • duribanbig
    우리를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오래 공방을 떠나왔다 돌아온 지금, 문득 그것이 궁금해졌습니다. 설명하면 할수록 그것으로부터 멀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해보려고 합니다. 달팽이 공방이라는 모임은 다른 곳, 예컨대 수유+너머 보다 설명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공방工房은 무언가를 만드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도자기 공방, 화장품 공방, 가구 공방……. 우리 주위에는 많은 공방들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