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건강법

[5호] 낮동안 제대로 생활하기 2

- 담담

오늘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잡설 하나 풀고 가기로 하자. 건강하다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들이 새해를 맞아 비는 소원 중 하나가 뭐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이쁜 여자 만나게 해주세요(ㅡㅡ;)..뭐 이런거도 있겠지만, 그래도 딴에는 세속적이지 않다고 자부하는 이들의 소박한 희망 중 많은 것이 ‘올 한해 건강하게 보내게 해주세요’일 것이다. 좀 더 착한 이라면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 건강하게 살게 해주세요’ 뭐 이런걸거고. 하지만 건강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 안한다. 그냥 무작정 건강하게 해달란다. ㅡㅡ; 평생 아프지 않다는 것이 건강하다는 걸까? 병원 덕 안 보는게 건강하다는 걸까?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편중되게 태어난다. 우주 또한 그렇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진 것과 같이 심장도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렇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무언가가 생겨날 수 있는거다. 그렇지 않고, 완벽한 상태라면 거기서 생명이란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울어짐에서 생명은 태어나고, 사람의 사고 역시 편중되어 있는 것이다. 생은 모순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병에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렇다면, 건강이란 어떻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보약 챙겨먹고, 바이러스에 옮지 않을까 먼지 하나 없이 깨끗이 청소하고 해서 될 차원은 아니다. 따라서 서구의 의학이 몸을 외부와 분리시키고, 외부의 병원체로부터 어떻게 몸이라는 내부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데서 사고를 시작한다면, 동양에서의 건강은 출발부터 그렇지 않다. 존재론적으로 인간이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건강이란 어떻게 하면 안 아플까가 아니라, 아프고 안 아프고의 상태를 어떻게 하면 자유자재 할 수 있는가, 즉 회복 능력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아플 때 아프고, 화낼 때 화내고, 슬플 때 슬프고 그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건강이란 이런 병적인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빨리 벗어나는, 회복되는 탄력성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원래 누구나 다 아픈 곳 하나는 가지고 살고 있다. 그것이 마음이건, 몸의 일부분이건. 그렇게 불완전하게 태어난 것이기 때문에, 생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로보트다.^^ 그리고, 병이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어떤 병을 앓는 절차가 필요하다. 병에 걸렸는데,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이다.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병은 회복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하다는 것은 병에 걸렸을 때, 그 아픔을 견디고 거기서 벗어나는 힘, 다시 새로운 상태로 돌아가는 힘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니체라면 이런 식으로 말했으리라. 건강함이란 자기 안에서 다양한 힘에의 의지들 간의 전투가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아프지 않은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병 속에서 얼마나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병이란 치유의 과정, 위버멘쉬가 되기 위한 과정의 일부라고!

음양식사라고 해서 계란 하나 먹을때도 이렇게 먹으라는 건 아니고..ㅡㅡ;

잡설이 너무 길었다. 자. 하던 이야기 계속하자.^^ 이제 도착해서 일하고 공부하고. 기다리던 점심 때다. 이 때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 소위 음양식사법. 그게 뭐냐고? 식사를 할 때도 음양의 원리를 이용하는거다. 숟가락은 마시는 것, 즉 음(陰)이고, 젓가락은 씹는 것, 즉 양(陽)이다. 이게 왜 음이고, 양인지 굳이 설명 안해도 감으로 그럴거 같지 않은가? 따라서 국을 먹을 때는 국을 젓거나 위쪽의 국물을 떠먹는게 아니라 맨 아래쪽의 국물을 한 번에 떠먹도록 한다. 이것이 음의 특징을 살리는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을 때는 속을 파헤치지 않고, 맨 위에 놓인 것을 한 번에 집어먹는 것이 양의 특징을 살리는 방법이다. 즉 쉽게 말하면 국 먹을 때 깔짝깔짝 먹지 말고, 반찬 먹을 때 이거저거 다 휘적거리면서 먹지말라는거다. 이게 단순히 보기 안 좋아서 그런게 아니라, 그것이 음양의 이치에 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더. 비빔밥은 숟가락이 아니라 젓가락을 사용해서 비벼야 한다. 밥은 물론이고 무엇이든 서로 섞으려 할 때는 반드시 젓가락을 사용해서 양의 기운으로 비비는 것이 음양의 논리에 맞다. 아래의 오행의 이치에 맞는 음식으로 자신이 안 좋은 신체를 보충해 주는 것도 좋고.

오행의 이치로 본 색깔음식. 木火土金水에 肝心肥肺腎이 배속되고, 靑赤黃白黑이 배속된다.

그리고, 먹는 순서를 지켜라! 과일은 디저트가 아니라 앞저트여야 한다. 식사를 할 때 과일-곡물-생선-육류-채소 순으로 식사의 순서가 되야 한다. 이는 원리상 소화되기 쉬운 순서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거다. 씨앗인 곡류보다 과일이 먼저 부패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과일이 통째로 땅에 떨어지면 과육이 먼저 썩어 나중에 씨앗이 자라 싹이 트는 동안 영양분으로 된다. 소화가 된다는 것은 엄격하게 말하면 산화과정이고, 발효과정이며, 동시에 부패과정이다.

우리 몸은 소화시키기 어려운 음식의 소화를 뒤로 미루고 소화시키기 쉬운 음식부터 처리하기 시작한다. 이 때 소화시키기 어려운 음식은 계속 소화되지 않은 채 밀려 내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채소의 섬유질처럼 끝까지 소화되지 않은 음식은 흡수가 안 되고 그대로 배설된다. 그리고 소화는 되었지만 흡수되지 못한 음식은 그대로 대장벽에 달라붙어 숙변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변비비켜! 약만 찾지 말고, 음식 먹는 순서에 주의하자. 과일-곡물-생선-육류-채소 순!

정말 이대로 가다간 우리 몸이 미이라가 될 날도..

냉장고에서 벗어나자. 냉동음식을 피하고 제철음식을 먹는게 중요하다. 지구상에 냉장고가 발명되어 보급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장병 발병률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자연상태의 모든 생물은 부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다. 동시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여 땅에 버려져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강제로 세균번식을 억제해 부패만 방지하면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단지 인간의 필요만을 위한 관점이다. 비오는 날에는 생선회가 독이고, 겨울철에는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지 않는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제철이 아닐때는 음성 먹을거리는 뜨겁게 양성 먹을거리는 차갑게 먹어야 한다. 음에너지가 강한 날, 음성 먹을거리를 그대로 먹으면 음의 과다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밥을 먹었으니 디저트로 커피 한잔. 물론 별다방이나 콩다방 같은데서 만원 가까운 돈을 주고 사먹으면 맛있기는 하겠지. 그러나 비싸다. 커피 이름도 다 못 외운다. 프라파치노 뭐시기에 크림은 어떻게, 또 뭘 추가로..복잡하다. 그래서 간단히 커피믹스로 커피를 맛나게 만들 수 있는 법을 소개한다. 이 역시 음양의 원리를 이용한거다. 핵심은 물을 세 번에 나누어서 붓는것. 3분의 1 붓고 5-10초 기다리고, 다시 3분의 1 붓고 5-10초 기다린다. 이때 휘젓지 않는게 중요하다. 그리고나서 나머지를 붓고 스푼으로 왼쪽 방향으로만 휘젓는다. 왼쪽은 양성 방향, 위로 솟아오르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샘물이 솟아오를때 왼쪽으로 돌면서 솟아오르는 것도 이 이유이다. 직접 해보고 맛없으면 알려달라. 솔직히 말하면 내가 커피를 안 마셔서 이 방법은 시도를 안해봤다. 물론 커피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

자. 이제 실천이다. 백날 머리 속으로 알아봤자 실천 안하면 그건 독이 된다. 잉여 없는 삶. 그것은 자신의 앎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안 그러고 머리 속에 쌓아두기만 하면 자신에게 오히려 독이 된다. 자신의 몸에 대한 앎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부터라도 하나라도 꾸준히 실천해보자. 내 몸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자! 일단 모니터 앞에서 허리 꼿꼿이 펴고!! 그리고 계속 말하지만 이건 단지 이렇게 하면 좋다더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어떻게 나와 우주가 연결되어 있는지를 공부하는 것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냥 뭐 좋겠거니에서 끝나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거라는 말이다.

– 담담1
  1. 이글은 동의보감과 데일리음양 책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

응답 1개

  1. 쿠카라차말하길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퍽! 하하! ‘네가~ 말한 공부가 산수공부는 아니겠지~’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 담아 두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잉여가 생겨 병이 된다는 말이 참 섬뜩합니다. 아예 마음에 담아두지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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