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꼼

유쾌한 ‘비혼모’들의 수다 <미쓰마마>

- 황진미

<미쓰마마>는 세 명의 ‘비혼모’들의 유쾌한 수다와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기존에 미혼모들을 다룬 영상물들이 사회적 지원의 대상으로만 미혼모를 바라보았던 것과 달리 <미쓰마마>의 시선은 한층 밝고 당당하다.

27세의 현진씨는 2살 된 딸을 키우고 있다. 남자친구였던 딸의 아빠는 출산에 동의하지 않았고, 결혼이 아닌 유학을 가기로 결심하였다. 현진씨는 법원의 도움으로 그에게 양육비지급을 명하였지만 이마저도 줄 수 없다는 문자를 보내온다. 현진씨는 남자친구와의 재결합을 바라는 마음도 있고,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픈 열망도 강하다. 현진씨는 자신의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확신하며, 딸을 사랑하는 좋은 엄마로서의 정체성도 강하다.

29세의 지영씨는 연애나 결혼에 대한 미련이 없다. 지영씨는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엄마라는 점에서 자신을 ‘미혼모’가 아닌 ‘비혼모’라고 말한다. 지영씨는 아이를 책임지지 않으려는 남자들에 대해 말한다. 양육비를 내지 않으려고 주민등록을 말소하거나 평생 직업을 갖지 않겠다는 남자도 있다고 하니 가히 충격이다.

39세의 형숙씨는 미혼모가족협회에서 일하는 활동가로 6살 된 아들을 키우고 있다. 일과 육아를 홀로 감당하다보니, 아이는 엄마의 손길을 더 원한다. 형숙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미혼모의 자식이라고 따돌림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형숙씨는 아이 아빠와 연락하며, 아들을 위해 아빠와 만나는 시간을 준다. 마치 이혼가정의 부부처럼 느슨한 끈을 가지고 있던 그들에게 아이 아빠는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려준다.

<미쓰마마>는 미혼모에 대해 사회문제로 접근하던 기존의 영상물들과 달리, 여성으로서의 이들의 삶에 주목하며 이들의 다양한 욕망과 생생한 감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울러 미혼모 이야기에서 배제되었던 생부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환기시킨다. 사회적 독립연령이 늦추어지고 만혼의 추세가 뚜렷한 가운데, 비혼모의 수는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체출산의 2%를 차지하는 혼외출산아들에게 입양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정책이 아니라, 결혼하지 않고도 편견과 곤란 없이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보살피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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