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지가 쓰는 편지

동시 몇 편

- 윤석원(전 전교조교사)

엄마 똥꼬 보여줘!

– 문수안(3년 10개월)

새해가 몇 밤 남았게.
아홉 밤.
새해가 되면 홍아는 몇 살?
다섯 살
새해가 되면 홍아가 달라지겠네.
어디가 달라져?
언니들이 하는 거 홍아도 하겠지.

엄마는 어디가 달라져?
글쌔, 어디가 달라질까?
엄마 똥꼬!
뭐라고? 엄마 똥꼬가 달라져?
엄마 똥꼬 보여줘! 달라졌나 보게.
싫어! 홍아 똥꼬나 보여줘!

갑자기 홍아가 벌떡 일어나서
뒤돌아서 바지를 내리고 엎드립니다.
이제 엄마가 보여줘!
싫어! 목욕할 때만 보여줄 거야!
그럼, 어쩌다가 목욕할 때
가족들에게만 보여주는 거야?
고럼고럼!

홍아 삼촌은 하나야!

– 문수안(3년 10개월)

홍아야. 우리 제주도로 놀러갈까
제주도에 사는 호성이 삼촌이
홍아 데리고 놀러 오래
엄마가 거짓말 하는 거 싫어
홍아야, 삼촌은 하난데
또 있다고 하니까 서러워졌구나

홍아가 갑자기 울상이 돼서

훌쩍훌쩍하면서 이제 막 터트리려 하자
엄마가 얼른 달랩니다
홍아에게 젤 가까운 삼촌은 하나야
홍아가 젤 좋아하는 윤여일 삼촌이야

홍아가 젤 좋아하는 삼촌은
엄마가 어렸을 때 같이 살던
엄마 동생이잖아
그래그래. 그런데 천안 이모할머니 아들도
삼촌이라고 부르는 거야
싫어 싫어! 엄마가 또 거짓말 하네

이때 아빠도 나서서 달랩니다
홍아야, 엄마가 잘 몰라서 그랬어
네 말대로 홍아 삼촌은 하나야
제주도에는 오촌 아저씨가 살아
그분은 호성이 아저씨야 아저씨
이제 됐지? 이제 울지마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