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만필

頭上 回轉 -해가 웃었다.

- 김융희

날씨는 계속 흐린데도
먹구름에 가린 하늘의 태양이
계속 웃고 계신다.
이상하다….

고개가 아프다. 먹먹하다.
별로 쓰지도 않았고, 특별히 집힌 것도 없다.
그런데 고개가 몹시도 고단하다.

삶은 머리 굴리기이다.
잘 살려면 대가리를 잘 굴려야 한다.
삶이란 대가리 싸움인 것이다.
그래서 돈 잘 버는 장사꾼 머리가
굴리긴 제일이라고 했다.

모든 것은 진화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진화는 더 활발한 것.
점점 더 세찬 삶누리 경쟁에서
대가리 진화도 거세다.
그 행태도 고약하고 수상하다.
약아 빠진 대가리들 굴리기 경쟁이 가관이다.

똑똑하고 머리 좋은 관료, 교직이려니
그들의 두상이야 말해 뭤하고…
우리집 손자놈들 굴리기에
가벼운 내 호주머니도 벌써 동났다.
드디어 순박한 순둥이 농사꾼들도 물들었다.
촌놈의 대명사 ‘농사꾼’의 대가리 굴리기는
진즉 악명의 대명사로 통했지.

먹구름속 세상이라 잘 몰겠다.
치열한 삶누리에 버티기가 힘들어선지…
진화도 거세져,
대가리들 굴리기가 쓰나미같다.
그걸 지켜본 내 고개짖에
그리도 목뼈가 힘들었나 보다.

그러나 이건 아니겠지,
아닌 것도 있겠지…
모두가 그럴 수는 없지 않는가?
이것만은 그 대가리 굴리기는 아니겠지.
정말!

“나라와 국민의 대화합을 위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하게 집행한 일“이란 말씀이
언(言)과 심(心中)이 어쩐지 개운치는 않다만,
산중 초부의 부족한 대가리 탓일 망정
참아 우리 촌놈들같은 “대가리 굴림”은 아니겠지.
아암, 아니었겠지!

유달리 짙은 먹구름 사이로
잠깐 내민 햇님은 여전 웃고 계셨다.
그런데 웃는 모습이 웃음 같지를 않구나.

“원래 머리나 두상, 대가리는 다 똑같은 말이거니..
너 품위 없고 유식나위 없음을 진즉부터 아는봐이다.
머리를 대가리로 함부로 이름함을 충분히 이해한다만은,
대가리 굴리기는 심중히 좀 잘해라“ 하시며,
내 대가리 탓에 그리도 웃고 계신다.

인간도, 동물도, 식물도,
자연의 생명체는 모두
대가리를 굴리며 산다.
굴려야 한다.
생명체는 공생의 삶을 위한
지혜를 행사한다.
그 행사가 머리 굴림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오직 욕망의 수단으로,
기준도 염치도 없이 무소부지로…….
‘두상회전’을 이기(利己)로 활용한다.

그래 이 환장할 세상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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