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건강법

[6호] 밤에 제대로 잠자기 1

- 담담

자, 그동안 워밍업들을 했으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공부에 들어가자. 공부라면 일단 치를 떠는 이들 있을게다. 하지만 걱정들 마시라.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이거 진리다. 공부만큼 쉬운게 어디있나? 재수없다고?ㅋ. 물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공부가 영어단어 더 외우고, 수학 공식 하나 더 외우는 그런 공부는 아니다. 몸에 대한 공부, 그리고 우주에 대한 공부다. 그리고 이 공부는 책상에 앉아 읽히지도 않는 책 들여다 보고 있느니 그 시간에 오히려 그 시간에 자신의 몸을 한 번 더 관찰하는 것이, 주위의 사람의 얼굴을 잘 살펴보는 것이, 산에 한 번 더 오르는 것이 바람직한 학습자세다.

그렇다면, 몸을 안다는 것, 우주를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대 중국인은 정신육체적 통일체로서의 자아인 몸을 항상 운동하는 과정(process)적 존재로 여겼다. 우리가 잊기 쉬운 것 중에 하나. 몸은 변하지 않는 실체가 아니라는 점! 몸은 매일매일의 세포운동을 통해 새로운 몸을 만들어 나간다.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몸은 이전의 몸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바꾸려 할 때, 이것이 자신의 몸에 배기까지 삼칠일, 즉 21일을 강조하는 거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가 삼칠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고 여자로 변한 것도 단순한 비유만은 아니리라. 무엇을 하건 삼칠일 동안 열심히 하다보면 실제 몸이 바뀐다. 그러니 자신을 바꾸려 할 때, 그것을 몸으로 익히지 않고 중도에 매번 포기하면서 난 왜 이렇게 안 바뀌지 안 바뀌지 노래를 부르는 이들에게 한마디. 뭘 해보지도 않고 계속 포기만 해. 이 빵꾸똥꾸야!

적어도 3·7일은 기본으로 해야 바뀐다 말이야. 이 빵꾸똥꾸들아!

지루한 얘기말고 그냥 어떻게 하면 몸이 좋아지는지 그런 얘기나 해달라고? 간단비법이나 알려달라고? 킁. 역시나. 그럼 다음 기회에 다시 하기로 하고, 하던 이야기나 계속하자.

자, 지난번에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기에, 낮에 제대로 생활하기에 대해서 말했으니 이번에는 밤에 제대로 자는 법에 대해서 말해보자. 전에도 말했듯이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자기 전 30분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하다. 이는 삶의 연속성과도 관련 있다. 낮동안 하루종일 깽판 치고 살더라도 아침 일어나서 30분, 자기전 30분만 제대로 살아도 그래도 왠만큼은 용서된다. 그만큼 이 시간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냥 텔레비전과 함께 아침에 일어났다가, 집에 와서는 잠들기 전까지 리모콘을 쥐고 있는 이라면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런 이라면 하루를 텔레비전으로 시작해 텔레비전으로 끝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낮에 뭘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의 신체를 새롭게 단련하고, 저녁에 잠들면서 하루를 온전히 매듭지는 것만 해도 그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 것이자, 그 좋은 흐름을 다음 날까지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연속선 있는 삶. 그것이야말로 삶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것이자, 일관성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명심하자!!

눈 감기 바로 직전까지 모니터만, 텔레비전 화면만 보다 잠들지 말고, 자기 전 30분만이라도 제대로 하루를 마무리 하자.

일단 잠을 자는 자세에 대해서 말해보자.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있다.

“잘 때는 반드시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하면 심기(心氣)를 도와준다. 깨어 나서는 몸을 펴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하면 정신이 산만해지지 않는다. 몸을 펴고 누우면 마(魔)와 매(魅)를 끌어들이게 된다. 공자가 말하기를, <침불시(寢不屍), 즉 죽은 사람처럼 똑바로 눕지 말라>는 것이 이와 상통하는 말이다.”

대충 이런 자세라고나 할까. 고구마임. 사람 아님

즉, 무릎을 구부리고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는 것처럼 몸을 구부리고 자는 것이 심기를 보하는 방법이라고 나와있다. 깨어있을 때는 몸을 펴고 있는 것이 좋고, 잘 때는 몸을 구부리고 있는 것이 좋다는 것. 이것이 음양의 이치이다. 이는 꼭 자세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깨어있을 때도 그냥 움츠린채 활동력 없이 살아가다보니, 잠을 잘 때도 충분히 음의 기운을 모으지 못하고, 깼다 누웠다를 반복하며 밤잠을 못 이룬다. 그리고 나서는 또 피곤하다고 낮에는 시체처럼 지낸다. 이 반복되는 악순환! 그것이 얼마나 자연의 이치에 거스르는 삶인지는 뻔하지 않은가.

가위에 자주 눌린다면 자는 자세를 주의할 것.

그리고 사지를 쭉 뻗고 자는 것은 귀신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가위에 자주 눌리는 사람이라면 대자로 뻗어서 자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손을 가슴에 올려 놓으면 더 가위 눌리기 쉽다. 보통 가위 눌리는 사람 대부분은 대자로 누워있다 가위에 눌리지, 옆으로 자거나 엎어 자는데 가위 눌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리고, 만약 주변에 가위에 눌린 이가 있다면 일단 불을 켜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앞에 가까이 가서 급히 부를지 말고 가슴 위에 올려 놓은 손을 내려 준 다음 천천히 불러서 깨우는 것이 좋다. 입벌리고 자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저녁에 누울 때 항상 입을 다무는 습관을 가져야 하니 입을 열고 자면 시기하고, 사(邪)가 입으로 들어가서 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나와있다. 입벌리고 자는거 그냥 침흘리까봐, 보기 싫어서 안되는게 아니다. 옆에서 입벌리고 자면 친절하게 입을 닫아주자.^^

그리고 핵심적인 것 하나. 잠잘 때 등불을 밝히면 신(神)이 불안해진다. 그리고, 꼭 이성과 잠자리에 들 때 불을 켜 놓고 성교는 절대 금물이다. 동의보감에도 평생 지켜야 할 금기사항 중에 하나로 나와있다. 그렇다면 양생을 위한 금기사항을 알아보자.

“첫째, 하루(全日)에 조심할 것은 저녁에 배불리 먹지 말 것. 둘째, 한달(全月)에 조심할 것은 그믐날 몹시 술 취하지 말 것. 셋째, 일년(全年)에 조심할 것은 겨울에 먼 길을 떠나지 말 것. 넷째, 평생(全生)에 조심할 것은 불 켜놓고 성교하지 말 것. 이 네 가지는 양생의 기본중의 기본이다.”

한밤중 피할 수 없는 야식의 유혹. 그러나 양생을 위해서라면 저녁에 배불리 먹는 것은 절대 피해야..

이거이거.. 현대인들은 완전 정반대로 살고 있지 않은가! 아침, 점심은 시간이 없으니 간단히 때우고, 그러고나서 배고프다고 저녁은 거나하게 먹는다. 여기서 그치면 다행이지. 라면, 치킨, 족발 야식의 유혹. 배에 포만감이 좀 있어줘야 이제 슬슬 눈이 감긴다. 이런..ㅡㅡ; 그리고 한달에 조심할 것으로는 그믐날 술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있다. 뭐 현대인에게 그믐날이건 보름날이건 상관없다. 그냥 마셔제끼는거다. 니나노, 부어라 마셔라. 2차로 3차로! 그래, 이 더러운 세상, 다른 날은 술푸는거 이해한다고 치자. 그래도 그믐날만은 좀 자제하자. 겨울에 먼길을 떠나는 것은 또 어떤가. 크리스마스다 연말연초다 오히려 겨울이면 해외여행 가기 바쁘다. 그리고 평생 조심해야 할 것은 불켜놓고 잠자리를 하는 것이다. 비주얼 세대들에게 시각적 정보만큼 그들을 흥분시키는 것도 드물다. 모든 감각이 눈을 통한 시각적 정보에 집중되어 있다. 섹스 역시도 마찬가지. 쩝. 물론, 술먹고 잠자리를 하는 것 역시 안 좋다. 그러니 대낮에 낮술먹고 모텔같은데서 쉬었다 가는게 얼마나 안좋은지는 가히 알만하지 않겠는가.ㅡㅡ; 이 네 가지는 양생의 기본중의 기본이다. 반드시 명심할 것!

– 담담1
  1. 이 글은 <동의보감>과 <몸,국가,우주 하나를 꿈꾸다>를 바탕으로 씌여졌습니다. []

응답 3개

  1. 박카스D말하길

    오! 대자로 눕는 게 오히려 귀신을 불러일으키는 자세였다니!
    ‘왜 잠을 깊게 못잘까?’ 고민이었는데
    오늘부터 잠잘 때 고구마자세 들어가봐야겠습니다~

    • 담담말하길

      잠을 깊게 주무시는데 좋은 음식은 다음 편 글에 나와있습니다..^^

  2. 쿠카라차말하길

    고구마가 정말 태아처럼 생겼네요. 깜짝 놀랬다는….시체 자세로 잠자는 게 나쁘군요. 하긴 시체인 줄 알고 귀신이 친구하자고 할테니…불켜놓고 성교하지 말라…음…의미심장하군요..잠자는 것까지 했으면 이제부턴 또 어떤 아이템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실지…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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