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밀양

- 신광호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밀양 현장과 관련된 원고들은 아마 다음 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질 듯합니다. 저의 경우, 밀양행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간접적으로 보고 듣던 것보다 상황은 분명 참담한 것이었습니다. 송전탑 설치 예정 마을의 주민들은 하루하루를 전시와 같이 보내고 있었습니다. 경찰과의 대치는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농지로 들어서는 입구마다, ‘인권보호’라고 쓰인 방패를 들고 경찰이 막아서고 있는 모습, 밭일을 하러 경운기를 타고 나서는 주민을 전경이 한둘 종종 쫓아다니며 감시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 들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 사이의 갈등 또한 극심해지고 있음이 두드러졌는데, 저에게는 이게 가장 마음에 걸리더군요. 2014년, 밀양의 모습에 대해서는 돌아오는 위클리를 통해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송전탑이 설치되는 시점부터 싸움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밀양에서의 마지막 날에 들은 말입니다. 현장에서 활동가들의 조금은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고 있던 터였는데, 그제야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되었습니다. 밀양에서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7년 동안 싸워 온 밀양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조급함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거겠지요. 무력감에 잡아 먹히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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