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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day as his daughter

- 재규어

 

내가 콜트콜텍 사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 밴드 Rage Against The Machine의 보컬 ‘잭 드 라 로차’가 프로젝트 밴드(One day as a lion Viagra 100mg)로 일본 후지산 락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No Cort!’를 외치는 것을 본 것이었다. 그 때가 2010년이였다. 그 당시의 짧은 기억이었지만 강했는지 학교에서 밴드부 연습을 할 때 콜트 기타를 보고 절대 손을 대지 않았고, 기타를 새로 사야했을 때 절대로 콜트는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했던 적도 있었다.

콜텍

 

얼마 전, 인천으로 콜트콜텍 농성장에 다녀왔다.

요즈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탓일까? 하늘이 흙빛을 드리우자 농성장을 보며 걸어가는 내 마음은 괜시리 답답해졌다. 미세먼지로 인해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 수치도 높아졌고 천식에 걸리는 환자들도 많아졌던데 이렇게 밖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걱정이 되었다. 아무튼 농성장으로 가깝게 다다르자 천막이 보였다. 밖에서 보았을 때는 어떻게 긴 시간동안 이 곳에서 지내셨을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막상 안으로 들어가보니 부엌도 있고, 침대도 있고, 의식주 생활에 필요한 것은 다 있었다. 하지만 집이 번연히 있는 사람들이다. 의식주 생활이 다 갖춰져 있다고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매일 이렇게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디 편한 일일까… 그저 살만은 하다고 말을 할 수 있을 뿐일게다. 우리가 오자 반갑게 맞이해주시며 맛있는 커피도 내주셨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쾌할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 분이 만약 나의 아빠였다면 나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나의 아빠가 부당하게 정리해고를 당해 7년을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아빠를 보면 어떤 심정일까? 여러가지  추측으로 나의 마음은 복잡해져갔다.

나라면, 아빠에게 부당한 해고를 내린 회사에 욕을 퍼붓고 저주를 내리겠다며 봉제인형이라도 가져와 해고를 내린 그 인간의 이름을 새겨넣어 바늘로 쿡쿡 쑤시며 나중에는 인형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나라면 말이다. 하지만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막상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다. 청소년기때라면 더더욱 막연할 것 같다. 어떻게든 일이  잘 풀리겠지 하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는 막연함. 그러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함을 꺠닫고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저 애먼 아빠만 나무랄수도 다.  아빠에게 다른 직장을 구하라고, 계속해서 묵묵부답으로 대응하는 그 인간 말종쓰레기는 이제 생각도 하지말고 제발 새롭게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을 해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아빠는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말할 뿐, 자신의 제자리도 돌아가 다시 일하고 싶은 것 그 뿐이다. 그것을 딸이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빠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더이상 응원을 해주지도 못하는 마음도 방관자로서는 괴로울 뿐이다. 사실 해결해주려고 이런 저런 방법을 찾아 제시해주기보다는 위로와 응원이 더 큰 힘이되는 것일텐데 말이다. 결국 회사는 죄 없는 사람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며 나몰라라 하는 것이다. 한 집안을 그리고 한 개인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원인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원인을 알리기 위해 오늘도 콜트콜텍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은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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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에 들어가 앉으며 발밑으로 느껴지는 추위에 옆에 있던 친구가 걱정어린 투로 겨울이라 많이 추우시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원래 그렇게 사는거지 뭐” 너털웃음을 지으시며 그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하셨다. 여름에는 덥게 살아야하고, 겨울에는 춥게 살야아 한다. 반대로 여름에 춥고, 겨울에 덥게 살면 사람의 리듬이 깨지며, 병이 생긴다고 말이다. 그렇다. 자연의 이치는 물이 아래로 제 방향대로 흐르듯이 절대 거스르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번에 콜텍에서는 중요한 판결이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패소라는 결과가 나왔다. 경영 및 회계에 대한 특별감정을 해보자고 하여 법원에서 지정한 회계사들이 감정에 들어갔고, 결과는 특별히 정리해고를 할만큼 경영상의 위기가 있을 만한 것은 아니라고 감정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판사는 노동자들 정리해고가 부당하지 않다며 노동자들에게 패소를 안겨줬다. 어디서부터 말이 맞지 않다고 해야할까? 어디서부터 자연의 이치가 거슬러졌다고 해야할까? 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분명 이것이 잘못되었으며 비상식적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연히 말이 안된다고 외치지만 이 외침은 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처음에는 외침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것은 부당하다고, 왜 그런 말도 안되는 해고를 내린 것이냐고 질문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답이 돌아오지 않자 그러면 이유라도 설명해보라고 외쳤을 것이다. 이 외침이 부족했던 것일까? 그들은 귀가 없는 것인가? 마치 허공에 외치듯 메아리조차도 들려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저 앞의(지금은 사라졌지만) 콜트콜텍 공장을 향해, 즉 박영호를 향해 이 외침은 7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응답 1개

  1. 탱탱말하길

    7년간의 투쟁하는 삶이 쉽지 않으시리라 짐작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얼마전 투쟁하는 분들이 직접 연극무대에 오른 것을 보았습니다.
    막연해보였던 노동운동이 어떤 사람들이 잘못된 것을 겪고, 보았고 바꿔보자고 연 시도들이구나 하고 와 닿았습니다. 콜트콜택 투쟁 많은 사람들이 알고 함께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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