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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우수 독자’와 만나다!

- 신광호

‘위클리를 만든 사람들’ 가운데 독자를 빼놓을 수 없다. 위클리 편집진은 엄정한 규칙 아래 위클리의 ‘우수 독자’ 둘을 선정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였다. 3월 14일 금요일 오후 2시. 컨셉트는 낮술. 민방위 훈련으로 대중교통이 멈추어 버린 탓에 삼십 분씩 지각한 우수 독자 2인과 위클리 편집자 1인이 약속 장소인 연희동 야X포차로 하나둘 들어섰다. 어색한 인사 이후, 착석. 다들 식사는 하셨어요?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 저는 오늘의 첫 끼예요. 주문은 잔치국수 세 그릇과 제육볶음과 소주 한 병. 그리고 인터뷰? 감담회? 좌담회? 여하튼 비슷한 무엇이 시작되었다.

 

우수 독자?

편집자: 우수 독자로 선정되셨습니다. 다른 비우수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홍신혜: 제 이름은 홍신혜이고요. 무슨 소개를 해야 하지? 지금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부생이고, 수유너머N에서 가끔 강좌나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끝?

홍신혜: 끝.

이스트: 우수 독자를 가르는 기준은 뭔가요?

홍신혜: 그냥 아는 사람 중에 읽고 있는 사람일 거예요.

이스트: 그런가? 네, 저는 이스트라고 하고. 위클리의 애독자는 아닌 것 같고, 독자이긴 해요. 읽긴 읽으니까.

홍신혜: 저두요! 저두요!

이스트: 애독자라면 무언가 분석할 수 있고, 막 덕질을…? 근데 덕질까지 하지는 않았잖아.

홍신혜: 가끔 훑어보고 싶으면 훑는 정도.

이스트: 조금 좋아하는 코너나 뭐 이런 건 있는데, 그냥 읽는 사람이고. 그리고 커버를 디자인까지는 아니고, 그냥 만들고 있는, 급하게 만들고 있는.

홍신혜: 근데 커버 되게 멋있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스트: 그… 그…

(웃음)

편집자: 음, 그렇구나. 우수 독자로 선정된 게 의아하다?

이스트: 아니, 그 기준이 뭔지 모르겠는데.

홍신혜: 제가 봤을 때는 주변 사람들 중에 읽는 사람을 고른 것 같아요.

이스트: 보이는 사람!

편집자: 바… 바로 다음 질문과 연관이 되는 것 같은데.

홍신혜 & 이스트: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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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타의에 의해!

편집자: 위클리는 독자로부터 피드백이 워낙 없거든요. 편집자이긴 한데, 그래도 이게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나는 너무 신기한 거야.

홍신혜: 그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도 들었어요

편집자: 굳이 일부러 클릭하고 접속해서 쭉 읽어 내려가야 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하도록 하는 동인이 대체 뭘까? 무엇 때문에 위클리를 보는 걸까?

이스트: 각자마다 다르겠죠. 저는 처음 보게 된 거는, 누가 추천해 줬어요.

편집자: 읽으라고?

이스트: 수유너머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는데. 아직도 위클리 들여다보면 그 분의 댓글이 남아 있기는 해요. 그 사람이 추천해 줘서 ‘J의 이미지올로기’를 읽기도 했고. 또 예전에 단체에서 일했는데, 청년유니온에서 아는 분이 글을 쓴다고 해서 그거 보러도 들어갔고. 뭐, 하여튼 여러 가지 요소들이 동시에 작용했어요. 처음부터 봤던 건 아니고. 아, 이게 위클리였네? 이렇게 돼서 보기 시작했어요.

편집자: 그렇다면 타의에 의해서?

이스트: 모든 타의에 의해! 타의와 필요에 의해서!

편집자: 그… 그러면 신혜는 어떻게 해서 보게 되었나요? 아니, 신혜 님은.

홍신혜: 수유너머를 알게 된 건 독서 모임을 같이 하던 분이 ‘그런 데가 있는 것 같은데, 네가 관심이 있는 것 같으니까. 한번 가 봐라.’ 그렇게 돼서. 근데 그런 거 있잖아요. 게임 같은 걸 하면 세계관과 매뉴얼을 다 숙지하고 하는 사람인 거예요, 저는. 그러니까 수유너머를 검색해서 나오는 코뮤넷으로 먼저 들어가서 링크된 모든 페이지에 다 들어가 보고, 거기에 위클리가 있으니까, 또 위클리도 보고. 그냥 모든 걸 섭렵하기 위해서 보게 됐고.

편집자: 으음?

홍신혜: 원래 글 읽는 거 좋아하는 편이라. 웹진을 발견하면 구독을 하는 편이에요. 또 세미나 같이 하는 누가 글을 썼더라 하면 궁금하니까 들어가 보고.

이스트: 잘 쓰는지 한번 봐 볼까?

홍신혜: 맞아요!

(웃음)

홍신혜: 그냥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으니까. 글이라도 읽자 이런 마음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스트: 시민단체에서도 많이 봐요.

홍신혜 & 편집자: 오오.

이스트: 할 일이 없거든. 근데 이런 건 쓰지 마요.

 

누구 보라고 쓰는 거요?

홍신혜: 사실 읽으면서 궁금하기는 했어요. 이거 누구 읽으라고 쓰는 건가. 웹진들 보통 각 잡고 읽어야 하는 글들은 잘 안 쓰잖아요. 컴퓨터로 읽어야 하니까. 저도 그래서 위클리 읽다가 보면 인터뷰같이 쉽게 넘어가는 건 보는데, 인용도 잔뜩 되어 있고, 철학자들이 많이 언급되고 이런 글들은 사실 그러긴 힘들거든요. 보기 힘든데, 그런 글들이 꽤 많이 올라오니깐.

편집자: 자연스럽게 질문이 넘어가게 되는 것 같은데.

이스트: 질문 없었잖아!

홍신혜: 푸하하!

편집자: 없었어요. 없었는데, 그냥 넘어간다 그럴게요. 위클리를 읽다 보면 방금 얘기와 같은 의문이 들었을 것 같아요. 이게 어떤 정체성이 명확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위클리가 대체 뭘까 싶은 의아함? 읽는 와중에서의 사소한 불만 같은 것일 수도 있고.

홍신혜: 웹진으로서의 정체성?

편집자: 아, 질문을 잘 정리해 왔어야 했는데…

홍신혜: 뭐, 글은 특정한 독자층을 겨냥해서 쓰기 마련이잖아요. 웹진이라면 가벼운 글을 읽는 게 보통은 쉬운데, 근데 무거운 글들도 읽고 많이 섞여 있으니까. 저 같은 경우는 그런 것들 가운데 관심이 생기면 프린트를 해서 봤거든요.

이스트: 어, 맞어. 좀 괜찮은 글들은.

홍신혜: 맞아요. 맞아.

이스트: 이러니까 애독자 같은데.

(웃음)

홍신혜: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스트: 나도 프린트 해서 봤거든.

편집자: 애독자 맞는 것 같은데?

홍신혜: 아니에요.

이스트: 아니, 근데 그런 글들은 잘 안 읽혀요. 이를테면 학술적인 글들이나 너무 긴 글들은 컴퓨터로 못 읽거든요. 회사에 있을 때 그런 건 저도 프린트를 해서 봤어요. 근데 이 분은 진짜 애독자 같은데?

홍신혜: 하지만 저는 딱히 좋아하는 코너가 없지요!

 

홍신혜: 사실 읽으면서 궁금하기는 했어요. 이거 누구 읽으라고 쓰는 건가. 웹진들 보통 각 잡고 읽어야 하는 글들은 잘 안 쓰잖아요. 컴퓨터로 읽어야 하니까. 저도 그래서 위클리 읽다가 보면 인터뷰같이 쉽게 넘어가는 건 보는데, 인용도 잔뜩 되어 있고, 철학자들이 많이 언급되고 이런 글들은 사실 그러긴 힘들거든요. 보기 힘든데, 그런 글들이 꽤 많이 올라오니깐.

편집자: 자연스럽게 질문이 넘어가게 되는 것 같은데.

이스트: 질문 없었잖아!

홍신혜: 푸하하!

편집자: 없었어요. 없었는데, 그냥 넘어간다 그럴게요. 위클리를 읽다 보면 방금 얘기와 같은 의문이 들었을 것 같아요. 이게 어떤 정체성이 명확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위클리가 대체 뭘까 싶은 의아함? 읽는 와중에서의 사소한 불만 같은 것일 수도 있고.

홍신혜: 웹진으로서의 정체성?

편집자: 아, 질문을 잘 정리해 왔어야 했는데…

홍신혜: 뭐, 글은 특정한 독자층을 겨냥해서 쓰기 마련이잖아요. 웹진이라면 가벼운 글을 읽는 게 보통은 쉬운데, 근데 무거운 글들도 읽고 많이 섞여 있으니까. 저 같은 경우는 그런 것들 가운데 관심이 생기면 프린트를 해서 봤거든요.

이스트: 어, 맞어. 좀 괜찮은 글들은.

홍신혜: 맞아요. 맞아.

이스트: 이러니까 애독자 같은데.

(웃음)

홍신혜: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스트: 나도 프린트 해서 봤거든.

편집자: 애독자 맞는 것 같은데?

홍신혜: 아니에요.

이스트: 아니, 근데 그런 글들은 잘 안 읽혀요. 이를테면 학술적인 글들이나 너무 긴 글들은 컴퓨터로 못 읽거든요. 회사에 있을 때 그런 건 저도 프린트를 해서 봤어요. 근데 이 분은 진짜 애독자 같은데?

홍신혜: 하지만 저는 딱히 좋아하는 코너가 없지요!

 

컨텐츠? 매체?

편집자: 그렇다면 어렵다고 여겨졌던 글들은 컨텐츠의 문제였을까요? 아니면 컴퓨터를 통해 봐야 한다는 매체적 특성 탓에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었을까요?

이스트: 어려운 글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편집자: 글들 자체가?

이스트: 그렇다고 잘 쓴 글들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편집자: 이를테면 어떤 것들이?

이스트: 신혜 씨는 뭐 뽑아 읽으셨어요?

홍신혜: 필요했던 걸 뽑아 읽었던 건데, 밀양 관련해서 일인 시위할 때. 저는 뭐든 시작하기 전에 매뉴얼을 한번 보는 사람이라고 했잖아요. 뭐라도 알고 나가야겠다 싶어서 인터뷰도 읽었고, 지안 -편집자 – 이 썼던 것도 읽었고, 점거에 대해서 은선 님이 썼던 글도 뽑아서 읽었던 것 같고.

이스트: 안 읽히면 뽑는 것 같은데?

홍신혜: 맞아요.

이스트: 글은 괜찮은 것 같은데, 잘 안 읽히면.

홍신혜: 사실 뭐가 괜찮은 건지는 잘 모르겠고.

이스트: 나도 몰라요! 나한테 맞느냐?

홍신혜: 맞아요! 나한테 이게 필요한가? 내가 이게 읽고 싶은가? 흥미가 생기면 뽑아서 읽고. 아니면, 뭐.

편집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웹진이라는 형식이 독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러니까 매체적인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스트: 저는 약간 생각이 달라요. 웹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데, 위클리는 나에게 하나의 ‘공간’이었던 것 같거든요. 뭐라고 해야 할까? 여하튼 어떤 물리적인 공간으로 여겨졌어요. 벽보처럼. 물론 종이 매체는 아니지만 분명한 공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무한한. 저는 그 무한한 성격을 싫어하지만.

편집자: 위클리가 물리적 공간으로 다가왔다?

이스트: 그런데 그런 공간의 웹으로서의 성격은 싫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서 접하는 거죠. 저의 경우에는 인쇄를 해서. 물론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접속이 다 되니까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고 싶을 때는 ‘연예 기사는 그만 보고 차라리 위클리를 봐야겠다’ 그렇게 해서 웹으로 보기도 해요.

(웃음)

편집자: 편집진들 사이에서도 가독성에 대한 얘기는 있었거든요. 이를테면 주석을 맨 밑에 달아 놓으면 읽는 사람이 스크롤을 내렸다가 올렸다가 해야 하니까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페이지 안에 들어오는 문단 아래에 주석을 다는 식으로 편집 작업을 하기도 했거든요.

이스트: 그런 것까지 신경 썼구나. 별로 그런 불편함은 아니었어요.

홍신혜: 가독성의 문제라기보다는…

이스트: 내가 글을 보기에 무거운?

홍신혜: 보통 웹진을 읽을 때 그리 각 잡고 읽지는 않거든요.

이스트: 유머 코드가 없잖아요, 위클리에는.

홍신혜: 맞아요!

편집자: 유머가 없다?

홍신혜: 가볍지 않아!

편집자: 그렇네.

홍신혜: 가볍지 않고 무거워요, 어쨌건. 원래 저는 블로그든 웹진이든 여러 군데 읽는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거기에는 학술 저널에 실릴 만한 그런 글들은 없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위클리라고 하면 다른 매체보다는 각 잡고 읽어야 할 것 같고.

이스트: 못 이해하면 왠지 부끄러울 것 같고.

(웃음)

이스트: 이 사람들은 이렇게 쓰고 있는데, 나는 이걸 못 읽어!

홍신혜: 심지어 영화를 추천하는데도 너무 어려워!

이스트: 몰라! 이름도 모르겠어! 다 예술영화야!

홍신혜: 조금 아는 영화다 싶으면 철학자들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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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애독자

이스트: 댓글이 안 달리는 문제도 그런 문제인 것 같아요.

홍신혜: 맞아요. 맞아.

이스트: 다 읽고는 있어! 근데 뭐 한 마디 잘못하면.

홍신혜: 밑에 콜로세움이 펼쳐질 것 같고.

편집자: 아! 그렇구나!

이스트: 나는 원래 연구실 홈페이지에도 신중하게 댓글을 다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헛소리? 맥락에 안 맞는 헛소리를 하게 되면 여기 위클리는.

홍신혜: 그렇다고 ‘잘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달기도 뭐하고.

이스트: 그건 또 너무!

홍신혜: 얕아 보여!

(웃음)

이스트: 우린 생각하는 게 또 있어. 그렇다 보니까 입을 닫게 되고, 침묵하게 되고.

홍신혜: 푸핫하핳하

이스트: 침묵하는 애독자로…

 

‘편집자의 말’

편집자: 그… 그럼 이제 분위기를 바꿔서. 위클리에 그렇게 무거운 코너나 글만 있었던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가벼운 코너나 글 혹은 읽기에 쉬웠던 코너나 글이 있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을 하는데.

홍신혜: 흐하핫핳하

편집자: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이를테면 ‘편집자의 말’ 같은 경우.

홍신혜: 맞아! 맞아! 그게 제일 가벼웠던 것 같아.

이스트: 최근 들어서 가장 가벼워진 경향.

편집자: 편집자의 말은 저희가 이렇게 기획했어요. 영화 DVD를 보면 촬영 도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짤막한 영상이 대게 들어 있잖아요. ‘우리 컨셉을 그렇게 가자!’

홍신혜: 어쩐지 이번 편집진으로 바뀌면서 그건 가벼워진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스트: 일상 얘기 계속 쓰고, 숨 님은 결혼 얘기 계속 쓰고. 신혼 일기가 공개되고 있어!

홍신혜: 저는 그 분을 한 번도 못 봤지만 최근에 결혼하셨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요.

이스트: 시어머니가 어떤 성격인지도 알고.

(웃음)

이스트: 근데 나는 광호 씨의 글이 제일 좋았어요. 그 ‘면접’!

홍신혜: 그 짤 들어간 거! 맞아! 맞아!

이스트: 짤 같은 건 우리가 웹페이지에서 자주 보던 거잖아요.

편집자: 더 얘기해 주세요. 그 부분에 대해서 좀만 더! 더!

(웃음)

이스트: 처음의 기획 의도는 잘 안 드러난 것 같지만, 여하튼 뭐 좋았던 것 같아요.

홍신혜: 편집진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

이스트: 좋은 변화였는데, 무거운 편집자의 말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우린 다양성, 이런 거 좋아하잖아요?

홍신혜: 뭔가 맥락이 없는 느낌도 있기도 했어요. ‘편집자의 말은 정말 제작 후기구나. 그런데 이번 호에 하려던 얘기가 뭐였지?’ 싶은 거죠. 보통 그게 제일 메인에 올라가잖아요.

이스트: 나는 커버 만들고 나서 되게 민망한 적이 많았어요. 커버와 전혀 무관한 자기 얘기가 옆에 나오고, 밑에는 되게 무거운 글들이 나오고. ‘이거 편집진이 좀 잡아 줘야 되는 거 아닌가?’

홍신혜: 지금 뒷얘기 나온다!

편집자: 아, 그랬구나.

이스트: 독특함으로 어필할 수 있었는데, 모두 다 그러고들 있으니!

편집자: 으아…

홍신혜: 이스트 님, 좋아요.

편집자: 뭐야?

홍신혜: 뭐지?

편집자: 자, 그럼 ‘편집자의 말’은 그렇다고 하고 넘어가고.

이스트: 갑자기 막 급 넘어가는 분위기야. 더! 더! 막 이랬는데.

 

파란 물고기

편집자: 독자들도 위클리를 만든 사람이죠. 그런데, 그럼에도 역할을 한번 바꿔서 내가 편집자라면 위클리를 이런 식으로 운영해 보고 싶다거나 혹은 바꿔 보고 싶다거나 이런 게 있을까요?

홍신혜: 어렵다.

편집자: 사소한 거라도 괜찮아요. 나는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위클리 페이지에 보면 뉴릴리즈 옆에 파란 물고기가 있잖아요. 나는 그게 너무 마음에 안 드는 거라. 딱 이것만 없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홍신혜: 그런 거면 메일링이요. 메일링이 항상 오는 거 맞아요? 왜 종종 안 오는 것 같지?

이스트: 그건 발행이 늦춰져서 그래요.

(웃음)

편집자: 그러면 본인이 편집자가 된다면 메일링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

홍신혜: 그것도 있고, 발행했을 때 원고들이 한번에 전부 올라오는 게 맞아요?

편집자: 그러기 위해 노력을 하죠.

홍신혜: 아닐 때도 있어요?

편집자: 뒤늦게 올라오는 경우?

홍신혜: 뭔가 추가되거나 이럴 때도 있는 것 같은데.

편집자: 있어요. 있어.

홍신혜: 그렇게 되면 놓칠 때도 있었어요. 전에는 없던 글이 나중에 있다든가 하니까.

편집자: 메일링에 더해서 일괄적인 업데이트까지 놓치지 않겠다? 그럼 이스트 님은?

이스트: 저는 사실 커버 작업을 하니까. 내부자이면서 외부자인 경우라, 뭔가 생각이 나면 항상 건의했어요. 잘린 적도 있고. 근데 이거 말하는 거예요? – 이스트 님이 휴대폰으로 위클리 페이지에 접속해 파란 물고기를 보여 주었다 – 난 상관없는데?

홍신혜: 저도 괜찮은 것 같은데?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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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無感)

홍신혜: 위클리를 보면서 확실히 느낀 게 편집자의 관심사가 아이템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이번에 밀양 송전탑 주제가 그랬던 것 같고. 지난해 9월부터였던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밀양 관련 인터뷰나 희망버스 관련 글이 줄곧 올라오고 있고.

편집자: 저희도 그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어요. 독자들의 입장에서 밀양이라는 현장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이렇게 매회마다 다루어야 하나? 그리고 이런 방식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독자한테는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이고, 그런데 현장의 입장에서는 계속 다루어야 좋을 것 같은데. 둘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죠. 그런데 저희가 한정된 이슈나 현장에 주목했던 측면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이스트: 저는 밀양이나 이런 이슈들을 계속 끌고 가는 게 나쁘지는 않았어요. 근데 계속 노출은 되니까, 수용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무감해지기도 하는 거예요.

편집자: 무감해진다?

홍신혜: 저는 그거 덕분에 계속 관심을 가지기는 했어요. 아는 사람이 편집진이니까. ‘얘들이 여기에 주목하네? 같이 관심을 가져야겠다.’ 그래서 일인 시위도 하게 된 거고. 저도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 보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그런 면에서는 사람들을 촉발시키는 효과는 있었던 것 같은데. 읽으면서 확실히, 무감해진 것 같아요. 맞아요.

이스트: 대부분의 현장이라는 게 하루하루 쭉 가잖아요. 그런 하루하루가 그냥 이어지고 있구나. 그런 느낌.

홍신혜: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서 위클리라고 하면 뭔가 밀양이라는 느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요. 밀양 문제가 항상 이야기되니까, 위클리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밀양에 대한 이미지가 같이 떠올라요. 물론 동물권 얘기 등등 하기도 했지만.

이스트: 편집진들이 어느 정도 조절을 해야 했던 부분이 아닐지.

홍신혜: 최근에는 콜트콜텍도 있었나요? 콜트콜텍은 밀양에 비해서는 많이는 다루지 않았죠?

편집자: 그렇기는 했죠.

이스트: 위클리 안에서도 현장에 대한 배분이 안 됐던 것 같긴 해요. 재능이나 이런 현장도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요.

홍신혜: 여기에서 편집진들의 관심이 매체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는 걸 확실히 느끼게 돼요. 저는 편집진들이랑 아는 사이니까 이 친구들이 여기에 관심이 있구나 하는 걸 알겠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글쎄요.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편집자: 아, 되게… 가슴이 아프다.

(웃음)

 

수고하셨습니다, 모두

편집자: 오늘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실 질문은 하나도 준비를 안 했거든요.

이스트: 우리가 너무 좋은 독자인 것 같은데?

편집자: 맞아요.

이스트: 시간 내서 직접 찾아와서 인터뷰까지 하고.

홍신혜: 원래 둘이 다 고향에 내려가기로 한 날인데. (웃음)

편집자: 자, 이제 다들 가 보셔야 되니까 적당히 마무리해요.

이스트: 벌써요?

편집자: 질문거리가 하나 있어요. 독자이자 애독자인 여러분들은 사실 편집진과도 다 아는 사이인데, 그렇죠? 이제 그만두는 편집진들에게 무언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홍신혜: 이건 개인적인 질문인데, 왜 그만두는 거예요?

이스트: 여력이 없어서?

편집자: 어후! 힘들어요!

홍신혜: (웃음) 미안! 미안해!

취기가 올라, 필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마구 찍기 시작했다.

홍신혜: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어요. 잘 봤어요. 수고 많으셨을 텐데. 뭐, 이 정도?

편집자: 그래, 고마워.

이스트: 저는 끝난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요. 아직 못 읽은 글도 많고. 매주 나온다고 해서 신문 읽듯이 꼬박꼬박 챙겨 보았던 것도 아니라서..

홍신혜: 맞아요! 근데 이거 페이지 없어지는 거 아니죠?

편집자 & 이스트: 아니에요!

(위클리 웹페이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스트: 뭐, 아무튼 굿바이는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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