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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 Shall Burn 잘못된 낙원은 불타버려야 했죠

- 재규어

 

“우리는 설교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것을 원합니다.” 라고 하는 Heaven Shall Burn 은 밴드 이름에서 부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실제로 이 이름은 Marduk 의 트랙이름과 일치하기도 하는데 Heaven Shall Burn 은 ” 그것이 우리가 사타닉밴드임을 의미하거나 Marduk 팬이라서는 아니구요.우리가 Heaven 을 사용한 것은 사람들이 자신 들의 마음속에 만들어내는 잘못된 낙원을 은유해 본것입니다.우리는 사람들이 생각해 보는 것을 원했고 그것을 통해 무엇이 중요한 진실인지 찾기를 말이죠.그래서 잘못된 낙원은 불타버려야 했죠! 그것이 Heaven Shall Burn 우리만의 의미입니다 ”

-Heaven shall burn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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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5인조 메탈코어 밴드인 ‘헤븐 쉘 번’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이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메탈에 기반하였지만 생활면에서는 철저히 하드코어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음악을 하는 밴드들을 sXe라고 일컫는다. HSB는 더욱 극단적으로 sXe Vegan이라고 하는데 이는 금주, 금연, 무분별한 섹스 금지에 채식을 더한 것이다. 또한 멤버들 모두 반-파시스트/반-인종주의 밴드이며 그것이 그들의 정치적 기반이 된다고 한다. 도대체 이 밴드의 삶이 궁금했다. 하드코어적 삶으로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음악적 메시지에 충실하여 산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닐텐데 말이다. 한국에서 이들의 생활과 비슷한 사람이라면 아마 스님뿐이지 않을까 싶다. 마음먹은대로 살기가 쉬워야 말이다. 나는 말로만 커피를 끊을 뿐이다. 내가 끊겠다고 스스로 다짐할때 오히려 그 날은 커피를 두잔이상은 마시는 것 같다. 밴드라면 대부분 투어를 돌면서 파티도 많이 할거고 술은 기본으로 마실텐데…더구나 독일이라면… 모든 것을 작심삼초로 끝내버리는 나같은 인간과는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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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의 음악을 접하게 된 것은 스무살 당시였는데 그때부터 나는 메탈처럼 강하고 힘이 넘치는 노래들을 찾아 다녔었다. 밴드네임부터 심상치 않아보이는 Heaven Shall Burn, 이들의 앨범 ‘안티고네’를 듣고 푹 빠지게 되었다. 서정적인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되는 인트로와 중간에 드라마틱하게 삽입된 서정적인 짧은 곡 그리고 마지막 아우트로까지 메탈음반이 이만큼 서정적이고 전개가 드라마틱한 것은, 처음 접했기도 하고 메탈광인 나로썬 눈물을 금치 못하는 일이었다. 메탈광인 나조차도 메탈이 서정적이지는 않다는 나의 편견을 제대로 깨주는 앨범이었다. 혁명을 울부짖으며 노래하고 서정적 감수성까지 완벽한 앨범 그 자체이다. 앨범 ‘안티고네’의 타이틀곡 The weapon they fear라는 곡은 칠레 민중가수인 Victor Jara에 대한 이야기다. HSB는 대부분 시, 신화, 역사적 사건 등등 서적에서 음악적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한다고 한다. 아무튼 빅토르 하라는 칠레의 민중가수로 1973년 피토체트의 쿠데타로 인하여 국립축구 경기장에 끌려가 살해를 당했는데 당시 살해를 당하기 직전까지도 기타를 들고와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처형을 집행했던 군인이 그를 멈추기 위해 양 손을 잘랐지만 그는 자유를 위해 끝까지 큰소리로 노래를 했다고 한다. 이는 칠레 민주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다고 한다. 빅토르 하라에 대한 가사로 잠깐 마지막 부분 가사를 첨부해보겠다.

 

Nobody is chosen to suffer casino en ligne

Nobody is destined to rule

Gagged his mouth but not his songs, the songs we sing

Fettered his hands but not the words he wrote

These songs we’ll sing!

누구도 고통 받는 걸 원치 않아

누구도 통치를 위해 운명지어지진 않았어

그의 입에는 재갈을 물렸지 허나 우리가 부르는 , 그의 노래엔 재갈을 물리지 못했어

그의 손에는 족쇄를 채웠지

허나 그가 쓴 가사들엔 족쇄를 채우지 못했어

우린 그 노래들을 부를거야!

가사는 거의 이런 의미인 혁명, 자유를 향한 내용으로 다분히 정치적이다. 몇 년전 HSB는 내한을 앞두고 인터뷰를 했었다. 그들은 몇몇 사람들이 혁명에 대해 낭만을 품을까봐 조심스러워 하는데 그들에게 혁명은 변화라는 은유적 표현일 뿐이며, 다만 사람들의 시각 변화에 촉발이 일어나길 바랄 뿐이라고 한다. 아마도 멤버 전원이 동독출신이고 당시 독일이 통일됐을때까지의 과정 모두를 지켜본 사람들이기 때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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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eaven shall burn 페이스북

일상이 무료해지고 있는 요즘 오랜만에 HSB의 노래를 들으며 에너지 충전을 하고 있다. 힘이 넘치는 강렬한 사운드를 들으면서 그나마 무료함을 달래고 있는 것이다. 아침 일찍 아르바이트를 나가가는 것을 또는 아프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신문도 읽지 않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전혀 관심을 안두고 있으면서 이런 저런 핑계로 나를 합리화 시키고 있다. HSB의 음악은 내게 일종의 경각심을 주는 것이다. 독일이라면 오히려 더욱 안정된 삶을 사는 저 청년들이 항상 예민한 감각으로 사회에 대응하며 살고 있는 데…  특히나 이슈가 많은 한국에서 나는 감각을 놓치고 둔하게 살아가려 하고 있다. 그것이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나의 개인적 삶에 있어서도 말이다. 또 다시 HSB를 말하자면 대부분 하드코어 밴드들은 자신의 직업은 따로 있고 밴드는 취미로 한다. 밴드를 결코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벌고자 하는 음악가들과는 달리 자신들의 직업은 음악을 지속하기 위해 존재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리하여 대중을 위해서, 대중을 모으기 위하여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의도대로 음악을 한다. 그것이 하드코어다. 나의 삶은 글로 써보자면 하드하다(누구나 하드한 삶이겠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파트타임을 구해서 책값이나 수강료를 벌어야 한다. 그렇게 한 공부로 쌓은 지식을 내 삶과 연결시켜 그에 걸맞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부단히도 노력해야 한다. 내가 공부하고 얻은 지식 즉 나의 생각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실천되고 있지는 않다. 언제쯤 이 패턴에 익숙해질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렇게 글로만 써놓고 봤을 때는 엄청난 고민을 떠안고 진지한 얼굴로 세상을 마주한 것 같지만 현재 나의 모습은 하루종일 드라마를 보거나 잠으로 하루를 날려버려 후회의 연속인 나날을 보내곤 한다. 어쩌면 공부와 생활을 맞춘다는 것은 저기 어딘가 이데아에… 그저 이데아에 불과한 것일까? ‘그래. 인생 별 거 없어. 그냥 대충 살아’ 라고 하면 그만인 문제를 나는 이리저리 꼬투리를 잡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대충 살기에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인생이다. 그럼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 나온다. ‘별 수 없지. 힘들더라도 해.’ 라고 스스로 말하며 나는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한다. 참 주저리주저리 말도 많다. 결국 할 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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