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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 속 인종주의의 심화 (1)

- 신지영

: 재일 조선인 여성 강사가 일본대학에서 강의하는 법  

– 리츠메이칸 강사에게 쏟아진 헤이트 스피치와 대학의 대응 –

 정리: 우자와 지영

 

작년 말 리츠메이칸 대학 강의에서 한 학생 단체가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대상으로 포함시켜 줄 것을 선전한 뒤 “문부과학성 앞으로 보내는 메시지 카드”를 나눠 줬다. 그런데 올해 1월 당시 나눠 준 메시지 카드의 서명 여부에 따라 성적을 주기로 했다는 잘못된 소문이 트위터의 한 트윗에 의해 퍼져 나갔고 2채널(2ch-일본 익명게시판 사이트)이나 인터넷 우익에 의해 담당 강사는 극심한 공격을 받는다.

이에 리츠메이칸 대학은 ‘견해서’를 발표한다. 내용을 보면 강사가 수강생이 오해를 할 빌미를 준 것은 부적절했으며 이에 강사를 ‘지도’했다고 쓰여 있다. 트윗을 한 학생과 이후 강사 및 학생 단체에게 쏟아진 인종차별적인 헤이트 스피치는 전혀 문제 삼지 않은 채였다. 공공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이 견해서는 수많은 학자, 동료, 친구들의 비판을 받았다. 현재 이 일과 관련된 성명서, 서명, 대학에 대한 질문장,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비판적 강연회, 신문 보도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전체뿐 아니라 대학 내에서 인종주의적인 차별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개의 매뉴얼과 세계 각국의 반 인종주의의 연결 통로를 만들고, 공감을 이끌어 내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일을 겪고 있는 리츠메이칸의 촉탁 강사 김우자 씨와의 인터뷰를 싣는다. 일단 인터뷰는 현재 대학, 영화관, 미술관 등 공공(교육)기관까지 확산되고 있는 인종주의의 구체적인 예를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단순한 기록은 아니다.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할 장소가 점차 사라지는 현 시점에서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쓰는 행위를 해 보고 싶었다. 묻는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이 뒤섞여 각자가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지점들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서로에게 ‘만신(큰 무당)’이 되면서 공감의 지대를 넓혀 가는, ‘듣고-쓰기’를 해 보고 싶었다. 따라서 이 인터뷰는 전 세계적 우경화라는 공통된 위기 상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우경화의 양상이 지역별로 상황별로 사건별로 얼마나 다른가를 역사적 소수자인 재일 조선인의 상황 속에서 생각하고 한국의 상황 속으로 밀어 넣는 한 매듭이 되기를 꿈꾼다.

 

사건의 경위

: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걸려 오다

# 편하게 시작하자. 우자는 왜 <만신>이 보고 싶었어?

=> 어? 그건 그냥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거니까 하고 가야지.

# 네 비행기 티켓 연락이 나한테로 되어 있었잖아. 그런데 그 경험이 신기했어. 네가 한국 국적을 가진 건 알았지만 특별영주자격을 갖고 있다는 건 잊고 있었어. 내 자신이 모르고 있던 생활 속 망각이랄까 그런 것을 이번에 알았어. 우자는 왜 일 년에 한 번씩 한국에 와? 오면 주로 뭘 해?

=> 사실 일본에 있는 거랑 거의 똑같아. 연구실에 컴퓨터 갖고 가서 번역하고 그랬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인데 ^^

# 어느 쪽이든 멀리 가면 답답한 문제들에서 좀 떠나 있을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아?

=> 음… 2월 초 한국에서 심포지엄 참가하러 왔을 때에는 그런 면이 있었어. 그땐 다른 곳에서 다른 공기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있었고, 또한 박사 논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도 생각하고 싶었어. 박사 논문 때문에 싸우는 것이 조금 꺼려진 것도 사실이고 발표하면서 나는 연구자이고 60년대 재일 한국인 학생운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다잡게 되었어.

# 그때 너랑 만나고 그런 느낌 받았어. 네가 다른 곳에서 일 년쯤 살아도 좋겠다고는 생각도 했고.

=> 응. 그런데 나가게 되면 한국도 일본도 아닌 곳으로 갈 거야. 한국은 아는 사람도 많고 친구도 많고 그래서 늘 일본과 많은 문제에서 연결되어 있으니까.

# 그래, 절대로 떠나올 수 없지. 공부하는 사람이니까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뭔가 일이 터지면 천천히 공부할 수 없게 되니까… 이번 일의 경우는 언제부터였어?

=> 수업은 12월 13일이고 그날 외부 강사를 불러서 조선학교 이야기를 해 주었어. 근데 그 후에 학생인 듯한 사람이 트위터를 한 것이 1월이 되고서야.

# 어떻게 알게 된 거야?

=> 난 모르고 있었어. 일요일 아침에 어떤 선생님한테서 수업에 힘든 일, 큰일이 생긴 것 아니냐는 전화가 갑자기 왔는데, 그래서 알았어. 나는 그런 일 전혀 없었다고 했지. 근데 그 후에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응원하겠다’라는 메일이 왔어. 응원을 한다니 무슨 말인가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내가 나와 있었어.

# 그래서 알게 된 거구나. 정말 깜짝 놀랐겠다.

=> 응. 그래서 이게 뭘까 싶어서 ‘김우자’라고 구글에 검색어를 넣어 보았어.

# 자기 이름을 구글에 넣은 거야? (웃음)

=> 응 왜? 가끔 하잖아. (웃음) 에고 검색(egosearching)이라고. 그랬더니 몇 개 나와 있었어.

# 어떤 것들이 있었어?

=> 처음 본 게 이거야. 나데시코린의 블로그(자료: http://ameblo.jp/fuuko-protector/). 이 블로그에 쓰여 있는 것을 봤어. (자료: http://ameblo.jp/fuuko-protector/entry-11748307944.html). 근데 처음 연락 주었던 선생님으로부터 학생의 트위터가 확산되고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연락이 왔어. 오후에 몇 개 블로그와 2채널(2チャネル)에서도 보게 되었어. 그래서 포스팅을 따라 발신지를 찾아가 보니까 모리브(モリブー)라는 트위터를 발견하게 됐지.

# 그리고?

=> 그 후 월요일이 휴일이라서 화요일에 학교에서 연락이 왔어. 어떻게 된 일인지 사정을 알고 싶다고 해서 저녁에 학교에 갔어. 그때는 교무부장인 선생님과 교무사무부장,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언어교육기획과의 과장 님, 그 과목 담당 코디네이터인 M선생님 앞에서 수업 진행 상황과 이런 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었기 때문에 허락했다고 했어.

# 일이 벌어진 과정을 간단히 이야기해 줄래?

=> 리츠메이칸의 이공계 학부에서 하는 ‘조선반도와 동아시아’라는 강의를 하고 있거든. 350에서 400명 정도 듣는데 그날은 재일 조선인 강의 두 번째 시간이었어. 특별 강연을 하겠다고 2~3주 전부터 예고를 하고 중요한 이야기니까 들으러 오라고 선전했어. 근데 수강생 중 한 명이 <조선 문화 연구회> 멤버였고 내게 ‘조선학교’ 상황에 대해서 어필을 하고 서명 엽서를 돌리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 나는 수업 주제와 관계가 깊은 내용이니까 허락했어. 수업에서는 한 5분 정도 당일 자료와 코멘트 시트를 배포하고, 서명 엽서는 그 친구들이 직접 돌렸어. 그러면서 그날 수업 진행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했어. 엽서에 대해서는 나중에 그것을 돌린 단체가 직접 설명을 할 테니까, 그냥 가지고 있으라고 했어. 강연이 끝난 다음에 학생들의 어필과 엽서 설명이 있으니까 잘 들으라고 하고 4명의 조선문화연구회 회원들이 어필을 했어. 서명 엽서는 학생들에게 직접 돌렸고, 성적과 전혀 상관없으며 쓰고 싶으면 쓰고 그렇지 않으면 돌려주면 된다고 했어.

# 4명 모두 재일 조선인이었어?

=> 응. 전부 재일 조선인이야. 한 명은 원래 수강생이었고 3명은 그날만 어필을 하러 온 거지

 

리츠메이칸의 ‘견해서’의 문제점

: 대자보는 언제부터 대학에서 자취를 감추었나?

# 리츠메이칸에서 견해서(http://www.ritsumei.jp/news/detail_j/topics/12524/publish/1/year/2014)가 나온 것은 언제야?

=> 내 이력을 검색하면 산업 사회학부 강사라고 나와. 그래서 항의가 산업 사회학부로 잔뜩 간 모양이야. 사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리고 입시 센터에도 전화가 가고 코리아 센터에게도 가고 여기저기에 항의가 갔대. 그뿐 아니라 문부과학성에도 몇 번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화나 이메일이 가서 문부과학성에서 학교에 문의가 온 것 같아. 국회의원인 카타야마 사츠키(片山さつき)도 뭔가 움직이려고 했대. (http://satsuki-katayama.livedoor.biz/archives/8218333.html) 그런 상황이다 보니까 리츠메이칸도 학교의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라고 들었어.

# 그러고 나서 학교 견해서가 나온 거야?

=> 그 다음 날 낮 3시인가 4시쯤 학교 견해서가 발표된 거지.

# 사전에 그 내용을 너에게 보여 주진 않았고?

=> 이런 내용으로 냈다고 보고만 들었어.  M선생님도 같이 견해서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참여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대. 그냥 교무부에서 냈다고 하더라구.

# 그럼 수업과 직접 관련된 사람은 의견을 말할 수가 없었던 거구나.

=>응  사실 확인만 한 거지. 그냥 그것만.

# 그 후 여러 사람들이 견해서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한 거야?

=> 견해서가 나온 날 다시 교무부장과 언어교육기획과 과장님을 만났어.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시면서 이러한 뜻을 담으려니 이러한 문장이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어. 그때는 사실 아, 그냥 그런 거구나 싶었어. 아무런 상관도 없는 데에 항의가 가서, 그런 전화 받는 건 힘든 일이잖아…

# 미안한 마음도 있었겠구나.

=> 응. 그래서 내가 좀 다른 식으로 했었으면 어땠을까 싶고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고, 그때는 그다지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어. 그런데 그 후에 견해서를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보잖아. 그런데 다들 놀랐대… 아무 맥락 없이 견해서만 보니까 어떤 선생님이 잘못해서 사과를 했고 그것에 대해서 지도를 했다는 식으로만 읽히는 거지. 더구나 견해서에는 트위터를 통해 헤이트 스피치가 확산된 것에 대한 항의가 전혀 없는데 그 점이 정말 큰 문제라고들 했어. 학교 쪽의 설명에 의하면 문부성에도 이야기가 갔고 국회의원들도 움직이고 있어서 누군가 어디선가 이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했어.

# 그래야 이 일이 멈춘다?

=> 응 그래서 이렇게 됐어.

# 그리고 사과를 하는 것이 너랑 학교가 된 거구? 아니, 네가 된 거지?

=> 그런데 그것을 본 친구들은 이게 너무나 문제라고 느끼고 화를 냈고 나는 그게 고마웠어. 나는 그런 감각이 없었어. 이게 화를 내야 하는 거구나… 느끼고 고마웠지.

# 친구들과 네가 왜 다르게 느꼈을까?

=> 글쎄… 모르겠네… 그런데 만약 나도 내가 아니라 내 친구에게 이러한 일이 있었다면 그렇게 느꼈을 것 같아.

# 나도 그랬을 것 같아. 일단 미안하고 내가 잘못한 건가라는 느낌이 먼저 들지. 자기 일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지 않지.

=> 응.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고. 그렇지만 그런 어필을 하는 게 좋은 일이지… 아, 그렇지만 그것을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해선 안 됐던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렇지만 내 감각으로는 말이야, 대학생 때는 그러한 것이 많았잖아. 새 학기에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관계 있는 수업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어필하고 서명을 받고 많이 했잖아. 나도 했고…

# 나도 했어. 많아.

=> 그래서 내 감각으로는…

# 너무 당연한 거지.

=> 물론 어필이나 서명을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만, 이러한 문제를 가까이에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수업에서 알리는 것이 내게는 중요했고 지금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했던 일이었는데, 아,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 잘못된 건가…

# 자꾸 자신의 감각이 틀렸는가 싶어 되돌아보게 되는구나… 언제부터 대학에서 이런 문화가 사라진 걸까?

=> 리츠메이칸의 경우는 좀 특별한 맥락도 있는 것 같아.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 찌라시, 포스터, 입간판 전부 허가가 있어야 세울 수 있게 됐고, 입간판이 설 수 있는 곳도 정해져 있어.

# 정말?

=> 응 그렇게 됐어. 내가 처음 리츠메이칸 박사과정에 들어왔을 때가 2002년이었는데 그때는 사회적인 서클 같은 것들도 좀 있었어. 그 중 몇 개는 지금도 남아 있지만 거의 없어졌고 관리가 심해. 그래도 학생들은 그 문제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지.

# 현재 정치적인 말을 나누며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학교 말고 과연 있을까?

=> 없지. 상징적인 예라고 여겨지는 것은 흡연 장소를 전부 없앴잖아. 그런데 담배 피는 애들은 아무 말도 안 해. 그곳을 좀 남겨 둬 달라고 할 수 있잖아. 그런데 아무도 말하지 않아…

# 이번 일이 있고 나서 학생들에 대해서 네가 느끼는 점들이나 그런 게 좀 변화했어?

=> 응 달라졌지. 일단 누구인지 모르잖아. 그 수업은 대략 300명 정도가 오는 것 같고…

# 전체적으로 한 명씩 컨트롤하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싶은 이상적 인원은 몇 명일까?

=> 응 20명 정도가 좋지.

# 이렇게 큰 강의가 지닌 장점도 있을까?

=> 없어. 없어 없어. 전혀 없어. (웃음) 수강 인원이 이렇게 많을 줄 모르고 T.A 신청이 늦어서 구할 수가 없었어. 400명이나 되는데 T.A Buy Viagra Without Prescription.도 없이 어떻게 하느냐고 했는데 어쩔 수가 없었어. 더구나 보여 주고 싶은 게 많잖아, 나누고 싶은 자료도 많으니까 그러면 복사물에 책에 컴퓨터에 엄청나잖아. (함께 폭소) 결국 어떤 선생님이 연구비를 사용해서 박사과정생을 쓰도록 해 주셨어.

# 맞아 맞아, 컴퓨터에 복사물에 책에… 다 들고 다녀야 하니까 걷기도 힘들어. 네 생각에 수업 시간에 한두 시간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가 과연 있을까?

=> 한 시간 만에 다룰 수 있는 건 없어. 재일 조선인 문제는 정말 설명이 많아. 미루고 미뤄 수업 맨 마지막 시간에 하게 돼. 중요해서 아껴 두었다가 시간이 모자라서 아예 못한 학기도 있었어.

 

계속 심화되는 인종주의의 시대

: 강의실을 보호해야 한다!?

# 그 수업은 어제부터 해 왔어? 작년이 그 전과 다른 점이 있었어?

=> 2009년부터 5년간 해 왔어. 근데 올해 수강생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 원래 백 명 남짓인데 이번엔 거의 두 배도 넘게 왔으니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었어.

# 왜 이렇게 갑자기 사람이 늘어난 걸까? 요즘엔 반중 반한 데모도 많아지고 헤이트 스피치도 많아졌잖아. 그런데 왜 조선 문제를 다루는 이 수업에 이렇게 사람이 늘어난 거지?

=> 음… 한 가지 이유는 아마도 학점을 따기 쉽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인 듯해.

# 나도 조선문학 강의에 수강생이 많아졌어. 2년 전에는 40명이 들었는데 올해는 80명 정도가 왔어. 그리고 올해는 재일 조선인 문제나 식민지 문제를 이야기하면 반응이 무척 민감해. 나도 재일 조선인 관련 다큐를 보여 준 날, 한 학생이 코멘트 시트에 왜 일본에 왔냐고 묻기도 했어. 혐오감뿐만 아니라 이상한 관심이랄까 과도한 민감함도 느껴져.

=> 응, 뭔가 알고 싶다는 마음도 있는 것 같아.

# 그 일 이후에 있었던 수업에서 변화는 없었어?

=>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하니까, 교무부장 등이 함께 들어왔어.

# 어떤 분위기였어?

=> 어마어마한 분위기. (웃음) 나는 그냥 평상시처럼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다른 선생님들이 너무 많이 걱정을 하는 거야.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하면서, 교무부장이 같이 와서 설명을 하게 될 테고 사무직원들도 두 명 정도 같이 가서 그냥 분위기를 볼 거라고 했어.

그런데 더 경비를 잘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선생님이 있었다고 해. 누군가가 습격을 할 예정이라는 말을 보았다고도 하고 그래서 정말 이상한 분위기였어. 내 수업은 원래 하던 대로 그곳에서 했는데 내 앞 수업은 다른 교실에서 하고 내 수업에 사람들이 들어가기 전에 교실을 완전히 비우고 들어갈 때 직원들이 교실에 들어가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보고 있는 거지.

# 몇 명 정도가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어?

=> 음… 한 열 명 정도?

# 수업이 시작한 다음에도 계속?

=> 응. 수업 중에는 몇 명이 교실에 있었어. 응 계속. (웃음)

# 아이고… 그래서 그날 수업은 어떻게 시작했어?

=> 교무부장이 이런 일이 있었고 학교에서 이런 견해를 냈다고 이야기했어. 원래 학생으로서 그런 무책임한 트위터를 하는 것은 삼가해 달라는 것을 말하겠다고 했는데,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 학생들에게 다시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어. 그래서 나는 내가 저번 수업에서 엽서 나눠주면서 한 이야기는 이런 뜻이었고 잘못 듣거나 오해한 사람들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하려고 했었는데, 정신이 없어서 못했어.

# 정신이 없었겠지.

=> 더구나 마지막 수업 시간이지만 수업도 해야 했어. 시험문제는 미리 제출해 놓잖아. 그러니까 끝까지 다 설명해야 하는 거지. 시간이 없어서 정신이 없었어.

# 그런데 왜 학생들 사이에서 이번 일에 대한 학교에 대한 항의나 문제제기가 보이지 않을까?

=> 전혀 없는 건 아니야. 마이너스 알(-R)이란 리츠메이칸의 비판적 학생들의 그룹이랄까 개인이랄까 하는 게 있는데 회의에도 나오고 있고 학생으로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

# 그런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긴장이나 갈등은 없어?

=> 사실 강의를 듣는 학생 중에도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를 잘 몰라. 학생뿐이 아니라. 얼마 전 한 연구회에서 이번 일 관련 기사를 소개하자, “그런데 리츠메이칸에서 이런 게 있었지요. 그 일이 있은 뒤 어떻게 되었을까요? … 참 그 분 여자였군요.” 그러셔서 “네, 접니다.”라고 했더니 놀라시는 거지. 학교 견해서는 메일로 학교 직원 전체에게 전송되는데 내가 그 강사라는 것을 몰랐대. 그냥 학교에서 이상한 견해서가 왔다고 생각했대.

 

역전된 권력관계

: 재일 조선인 젊은 여교수라는 위치

# 정말 어렵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실 정확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싶은 생각도 들거든. 사실 학교에서 견해서를 발표하지 않았다면 그냥 유야무야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 것은 아닐까? 사실 그런 식의 트윗을 하는 학생은 정말 많잖아.

=> 문부과학성 전화와 국회의원 가타야마 사츠키의 영향이 컸던 거 같아. 그때가 딱 리츠메이칸 대학 학생 모집 기간이었거든. 그러니까 일찍 수습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 이번 일에서 보면 대학 비정규직 교원이 매우 쉽게 공격받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건 너의 특수성일까? 아니면 대학 교육 전반의 문제일까?

=> 내 특수성이라기보다는 ‘조선’이라는 키워드가 있는 것 같아. 음… 한국이라고 하면 괜찮은데, 조선, 북조선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너무나 민감해.

# 학생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해?

=>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기보다는 사실 그 자체를 말해 주려고 해. 그런데 학생들을 보면 어리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을 말하는 것과 가치를 말하는 것을 혼동하는 것 같아. 물론 어떤 것을 사실이다 라고 말하는 것에는 가치관이 들어가지만, 가치를 말하는 것과는 명백히 다르잖아. 그런데 그 구별을 못해. 역사적 사실과 그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것은 다른 것인데도 말이야. 그 지점을 가르쳐야 하는 거구.

# 학생들이 조선이라는 말이 나오면 긴장하지. 그냥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말이야. 나도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했어. 그런데 아까 어떤 선생님이 “참 그 분 여자였군요.”라고 했다고 했지. 그런 문제도 관련되어 있을까? 우자는 그런 것을 느껴? 학생 중에 남학생이 많은 편인 것 같기도 하던데.

=> 응 많아. 95% 정도가 그래. 이공계 교양과목이라서 그렇지.

# 남학생이 많으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 위안부 문제를 이야기하면 좀 민감해지지. 그런데 나는 그냥 위안부 문제도 젠더 이야기도 해. 남자들이 들어야 하는 이야기니까. 그런데 말이야, 이건 그냥 내 상상이긴 한데…. 그러니까….

# 괜찮아, 이야기 해봐.

=> 난 좀 젊어 보이고 사실 젊지는 않아… (폭소) 아무튼 대학교수로서는 좀 젊어 보이고. 그런 여자인 조선인이 뭔가 자신보다 위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랄까. 근데 잘 모르겠어…  이런 것들이 있는지 없는지….

# 그런 건 이야기하기가 어렵잖아. 어디까지나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남성적인 방식과 똑같이 그들을 제압하고 싶지는 않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지?

=> 정말 모르겠어. 난 그냥 약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 같아. 잘난 체한다거나 고압적이라거나 하는 느낌을 주나 봐. (웃음) 코멘트 시트에 가시가…

# 말에 가시가 있구나

=> 응 그러니까 생각하게 돼. 내가 그랬나? 그랬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되는 거야. (웃음)

#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줄 수 있을까?

=> 마지막 수업 때 코멘트 시트에 이름은 쓰지 말고, 이번 일에 대해서건 수업에 대해서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쓰라고 했어. 그리고 그날 오해가 있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했어. 나는 나와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이런 말들을 해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거야. 그렇지만 아무리 그런 말을 했다손 쳐도 나는 수업을 해야 하잖아. 그런 일이 있었을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하잖아. 분위기를 바꿔서! 말이야. 그래서 열심히 강의를 했는데 이런 코멘트가 있더라고. 사과를 하더니 왜 이렇게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거냐 그건 미안해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그건, (목소리 톤을 높이면서) 당연한 거잖아. 미안해 하면서 어떻게 수업을 해.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이렇게 정말 전달되기가 어렵구나 이런 경우가 많이 있었겠구나 싶고 어떤 허탈함도 느껴지고…

# 노력하면 할수록 의도와는 반대 효과가 나는 거지?

=> 그래. ‘나보고 어쩌라고’ 그런 생각이 들고… (웃음) 물론 재미있는 코멘트도 많아. 예를 들어 재미있는 아줌마가 재미있는 말을 한다고 생각하며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다거나. 그런데 그 학생은 짧은 코멘트 시트에 ‘아줌마’라는 단어를 두세 번 썼어. (웃음) 아… 나도 아줌마구나! (폭소) 정말 재미있었어. 이런 코멘트도 있었어. “김씨 힘내요!” (웃음)

# 아, 선생님한테 김씨? (웃음)

=> 아니, 재미있었어. 학생들도 정말 다양하구나 생각해. 당연한 것이지만.

# 그렇지만 재일 조선인 여성 교원이라는 네 입장을 생각해 볼 때, 이런 식의 권력의 역전은 좀 문제란 생각도 들어.

=> 그래 역전이랄까… 그렇지만 내가 교실에서의 권력관계에 오히려 둔감했던 부분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권력관계에 민감한 편이고 교실에서 고압적으로 굴거나 위계를 만들거나 권력을 휘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자세를 갖고 있었어. 그런데 그러한 나의 자세가 오히려 교실 안의 권력관계에 둔감하게 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한데 어떨까?

# 권력관계에 민감한 너이기 때문에 권력관계로부터 스스로 벗어나 있다고 안심했던 점이 너를 둔감하게 한 것일까? 아니면 선생님이라는 너의 위치가 어쩔 수 없이 둔감하게 만든 것일까?

=> 내가 마이너리티나 소수자 연구를 하면서 가장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그런 권력관계잖아.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내가 그런 일에 민감한 사람이라고 자아 인식해 온 거야. 교실에서 학생들을 대할 때에도 권위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고… 음… 난 그런 권력관계로부터 벗어나 있다, 괜찮다고 생각해 온 거지. 그런데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학점을 준다는 것만으로도 권력이잖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 강의실에 근본적으로 존재하는 권력관계에 대해 둔감하게 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점도 있어.

다른 하나는, 내가 대학생일 때는 선생님들이 그렇게 권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내게 교수님이란 그냥 먼저 태어나서 그 자리에 있을 뿐이었고 가끔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고 극복의 대상이기도 한 그런 존재였어. 그래서 그 사람이 나한테 뭔가 할 수 있는 권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어쩌면 성적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법에 대한 싸움, 법을 통한 싸움

: 대학 안 인종주의에 대처할 매뉴얼의 필요성과 법 앞에서의 망설임

# 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민스러웠어. 이때 ‘법’을 통한 대처는 얼마나 가능할까? <교육현장에서 민족차별과 혐오범죄를 우려하는 교육관계자 성명(教育現場における民族差別・ヘイトクライムを危惧する教育関係者の声明)>을 보면, 아동권리협약 30조에 대한 언급이 나오더라. 우린 제도 안에 있으니까 제도나 법을 통한 대처도 중요하지만, 수업에 대해 어떤 규정이 정해지는 건 좋지 않잖아. 그렇지만 제도나 법의 가이드 라인이 꼭 필요할 때도 있어. 어떻게 생각해?

=> 성명서에 언급된 것은 ‘리츠메이칸 대학이 강사가 (조선학교 고교 무상화에 대한) 어필을 허락한 것을 문제시한다면, 그건 일본 정부가 아동권리협약 30조를 지키지 않는 것은 추인하는 것과 같다’는 뜻을 밝힌 것이고 내 강의에 협약을 적용한 것은 아니야. 물론 법 조항을 정해서 교양 수업은 이렇게, 전공 수업은 이렇게 라거나, 수업에서는 서명지나 삐라를 돌릴 수 없다, 등의 규정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지.

# 그럼, 그럼. 근데 반대로 수업에 대한 학생의 SNS를 금지한다거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면 안 된다거나 하는 법 조항을 정하는 것은 필요할까 어떨까?

=> 그것도 원칙적으로는 없는 게 좋지.

#  그럼 문제가 생기거나 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정말 위험한 선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은데, 예를 들어 내 친구가 학교 견해서를 보고 문제라고 느꼈던 것은 이런 지점이었어. 그 견해서에는 내가 지도를 받았다고 되어 있는데 대체 어떤 규정이 있어서 지도를 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어. 그렇지만 이 부분을 문제 삼으면 거꾸로 위험할 수 있어. 기준이 없으니 다음엔 기준이나 가이드 라인을 만들자, 이렇게 되면 강의의 자율성이 심하게 훼손되겠지.

#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는 것 같다.

=> 그래. 그런 규정은 없는 게 좋지만 그런 규정을 생각해야만 하는 때도 있으니까 어려운 문제야. 예를 들어 장애를 지닌 학생들을 배려하려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만, 그 외에 수업에서 뭔가 지켜야 할 것이 있을까? 수업에서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

# 술을 배우는 수업이면 어떻게 해… (웃음)

=> 그치, 소몰리에 수업 (웃음) 일 수도 있고. 정말 다양한 거잖아.

#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 특히 대학 내 인종주의가 확산되면서 강의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잖아. 극단적인 예이지만 만약 마지막 수업 때 습격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법 없이 수업하는 것이 불안해지는 상태에서 법을 통한 싸움도 필요해지는 것은 아닐까? 예를 들어 젊은 사람들 중에 재일 조선인 변호사들도 늘어났지. 즉 본질적인 의미에서 강의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법에 대한 싸움’과 최소한의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을 통한 싸움’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가 싶기도 해. 그렇지만 법은 법이지. 규정하고 간섭하고 끝없지…

=> 일단 법을 통한 싸움도 중요하지. 재일 조선인은 일본법에서 보호받은 적이 없잖아. 2009년 12월 <자이도쿠카이: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이 교토 조선 초급학교를 습격했을 때에도 사법이나 경찰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었대. 지금까지 50년이건 100년이건 당해 왔으니까. 그런데 나에게도 그러한 감각이 좀 있나 봐. 물론 내가 정규직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보호해 준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고 할까. 보호받는 것은 무엇이지?

# 나라도 보호해 준다고 하는 그 상황이 정말 무서웠을 것 같아.

=> 응 자기 권리를 알 수 없는 거니까.

# 뭘 말하고 뭘 말하지 말아야 할지,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되는 거지. 학교에 불려 가기도 했었는데, 이런 게 있었다면 힘이 되었을 텐데 싶은 것이 있어?

=> 정말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어. 학교 쪽이랑 얘기한 것은 사실 확인뿐이었고 그건 해야 할 일이었지. M선생님을 비롯해서 내 편을 들어 주는 분이 계셔서 좋았지만 그때 내 권리를 나보다 더 잘 아는 변호사나 대변인과 같은 사람들과 상의할 수 있었으면 했어.

# 결국 어떤 매뉴얼도 없는 거잖아. 소수자에게는 소수자의 법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 일본에서는 법이 소수자의 권리를 탄압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 온 역사가 있으니까 지금도 그렇고. 음…

# 소수자라는 의미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선생님이 소수자가 된 경우도 있는데, 그들에게 권리나 권위가 있다고 여겨져서,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으면서 갖고 있지도 않은 자들이 생기잖아. 네가 촉탁 강사라는 것이 이번 사건에서 특별히 영향을 주었을까?

=> 촉탁은 1년씩 계약하지만 5년간 할 수 있으니까 파트타임 강사에서 풀타임 강사가 되었다고 할 수 있어. 보험도 되고 기한이 있는 정규직이라고 할까?

# 4월부터 다시 교단에 서야 하는데 특별히 달라지거나 신경 쓰이는 점은 없어?

=> 그 일 이후에도 마지막 강의가 남아 있어서 수업을 했어. 물론 수업 들어가기 전에 아… 만약 인터넷에서 봤다는 학생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나름대로 나도 좋은 선생님으로 있었는데 (웃음) 나쁜 놈으로 생각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학교에 가는데 저쪽 내가 추천서를 써 준 학생이 오는 거야. 선생님에게 그런 사건이 있어서 추천서를 취소하고 싶다, 선생님 이름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하려고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어. 다행히 “선생님 추천서 고맙습니다. 유학 잘 갔다 올게요.” 하는 거야.

# 네가 취직하고 강의할 때도 영향이 있을까?

=>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을 것 같아. 이러한 일을 겪은 사람이니까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농담으로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해. 한편 나도 박사논문을 완성하면 취직활동을 해야 하잖아. 근데 요즘은 다 블로그나 구글을 통해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거든. 그런데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야기가 다 그런 것이면, (웃음) 어떻게 여겨질 싶기도 하고. 만약 리츠메이칸에서 채용 공고가 나와서 내가 지원하면 이 문제가 어떻게 작용할까 싶기도 하고.

동시에 과연 내가 여기서 일하고 싶은가? ‘여기’라는 건 리츠메이칸이 아니라 대학이라는 틀 말이야. 이 속에서 내가 일하고 싶은가를 생각하게도 되고… 그냥 연구소 만들기, 카페 만들기, 번역이나 통역자가 되기 등 다른 길을 생각해 보기도 했어. 뭔가 실망했다고 할까, 지금에 와서 실망도 뭐도 없지만 그래도 좀…

# 그래… 실망스러운 일이었지…

=> 응. 실망스럽지… 대학의 대응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대학이라는 공간 그 자체에 대한 실망이라고 할까, 물론 학생들은 좋은 학생들도 많아. 그렇지만 그런 나쁜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니까…

 

다음에 계속됩니다. (성명서, 질문장, 서명, 신문 기사의 소개, 인터넷 공간의 헤이트 스피치 양상과 그 폭력이 야기하는 것, 대학 내 인종주의의 확산, 전세계적 우경화 속의 차이들, 이번 듣고-쓰기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것, 서명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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