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7호] 수유너머 길의 <길벗토요서당>

- 기픈옹달(수유너머 R)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 암송하는 즐거움

고전(古典)은 수 천 년 나이를 먹은 우리들의 친구이자 스승이다. 시(詩)는 풍부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된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스승의 지혜를 우리들의 목소리로 지금 여기로 불러 오는 것이 바로 ‘암송’이다. 소리로 그 의미를 되새김질 하는 것은 옆의 친구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수 천 겹의 지혜의 지층을 펼쳐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일상의 틈새로 흘러가 버리는 언어들을 움켜잡아서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매우 적극적인 외침이다. 둔하고 무감각한 신체의 감각들을 깨우고, 집중시키며,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필요한 무기들을 바로 적시에 움켜잡을 수 있도록 배우고 또 무르익게 하는 것이다. 구절구절을 암송하는 것은 삶의 어려운 문제들 앞에서 스스로 그 답을 구해야 할 때, 마치 우리 몸의 일부인 듯 말로, 행동으로, 생각으로 우리들을 이끌어 주도록 일상적으로 우리를 단련시키는 매우 기초적인 방법 중의 하나이다.

노는 토요일 아침이면 수유너머 길은 <논어>와 시를 암송하는 친구들의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린다. 주의 깊게 옆 친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한 목소리처럼 속도를 맞춘다. 허리를 편 바른 자세로 입을 똑바로 크게 벌려 크게 서로의 몸과 마음에 소리가 새겨지도록 한다. 암송은 배우고 익힌 지혜를 누구도 강탈해갈 수 없도록, 우리 스스로 삶의 어려움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되도록 하는데 기본적인 공부방법이다. 함께 밥의 향기를 나누고, 밥 한 톨의 소중함을 깨우친다. 책에서 발견한 자신만의 즐거움을 기꺼이 서로에게 선물한다.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친구요, 선물이다. 꾸준히 성실하게 공부할 수 있는 훌륭한 도반인 것이다.

차차 친구들의 가슴에도 고대인들의 지혜가, 아름다운 시가 젖어 들어 뿌리를 내리고 그들의 언어가 되어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노래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陶淵明)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길벗 토요서당 - 초등반, 중고등반>
* 시간 :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1교시(10:00 ~ 11:00) – 요가와 명상
2교시(11:00 ~ 12:00) – <논어>, <고전시가>, <현대시> 암송
3교시(12:00 ~ 13:00) – 점심식사와 휴식
4교시(13:00 ~ 14:00) – 독서토론

<길벗 토요서당- 성인반>
* 시간 :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오전10시~12시
◎ 교재 : <대학> · <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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