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코리아

밍글라바 코리아

- 소모뚜

밍글라바 코리아

밍글라바는 “축복입니다” 라는 버마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축복이고 살아 있는 것도 축복입니다.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것과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것도 거대한 축복입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이러한 축복을 받을 수 있게 “밍글라바”라는 인사말을 드립니다. 저는 서로가 서로에게 축복을 주고받고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면서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듭니다. 저의 글과 노래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 소수자들에게 사랑받는 한국 축복을 받는 한국을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경험을 통해 나오는 내용으로 담은 글 과 노래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도 마음으로 제 글을 읽으시고 노래를 들으시면서 동시에 머리로 생각을 함께 해주셨음 합니다.

이제 제가 한국에서 거주한지 15년이 됐습니다. 한국이 외국인 이주역사가 한 20년 정도 된다는데 저의 이주민 생활이 이주민 역사라고 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시간동안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꼈던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는 눈물 없이 이야기 할 수 없는 것도 있고 기쁨을 준 일도 있습니다.

돈이 최고인 세상에 태어난 우리들은 꿈과 희망을 위해 좋든 싫든 돈을 벌어야 먹고 삽니다. 돈을 많아 모아야 사랑하는 가족과 부모님들을 도울 수 있고 나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주민들은 꿈을 안고 한국으로 들어와 일을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돈을 버는 것은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외국에서 들어 온 이주민들에게는 훨씬 힘든 일에 부딪힙니다. 하루 12시간의 노동과 산업재해를 당하기도 합니다. 이주민에 대한 정부의 정책미흡으로 자기 뜻과는 달리 미등록노동자가 되어 불안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의 현실은 이렇게 어렵습니다.

여기서 잠시 입장을 바꿔 생각을 해 볼까 합니다. 한국은 이미 최소한 700 만 명이 넘는 한국인들을 이주노동자로 보낸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겪는 이런 어려움은 한국에서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 이주해간 한국인 이주노동자들도 겪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들도 꿈과 희망을 위해 한국을 떠나 낯선 외국 땅으로 떠난 것이지 않습니까? 현재 미국에 한국인 미등록노동자가 20 만 정도라고 합니다. 이 숫자는 한국에 있는 미등록외국인 숫자와 비슷합니다. 미국에 사는 미등록 한국인이 위에 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한국의 언론, 정부와 국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이주민 문제는 지금 한국에 와 있는 이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한국 사람들의 문제라는 면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데도 한국에 들어와 있는 이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답답합니다. 마치 이주민이 한국 사람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는 인상을 줍니다. 이주민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나 포용의지가 부족합니다. 요즘 들어 무슨 유행처럼 다문화라는 말이 번지고는 있지만 정책변화는 없습니다. 정책을 만드는 정부나 집행하는 기관이나 심지어 시민들의 의식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어느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찬찬히 따져 생각해 봅시다.

만약 한국에 사는 이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산다면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이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겠습니까? 국제사회가 부러워할 만한 이주민 정책을 가지게 된다면 한국교포들도 그 나라에서 자랑하겠죠. 자랑만 하겠습니까? 그와 같은 좋은 정책을 요구 할 수 있지요. 이들만 좋아질까요? 한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좋은 것이 됩니다. 외국에서 온 이주민들은 행복하게 살게 하고 한국국민은 힘들게 살게 할 수 있겠습니까?

얼마 전 한국에서 18년 동안 거주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고 열심히 일하고 싶은 데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되었던 미누(미노드 목탄)라는 분이 있었죠? 한국은 참 좋은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한국이 법이 아니라 관용을 선택해서 그의 한국인 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받아줬다면 어땠을까요? 외국에 이른바 불법체류하고 있는 한국교포들의 지위에 대해 정부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인권과 관용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의 인권도 당연히 존중받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 이주민들이 고향과 가족을 떠나 먼 곳에 와 있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 때문입니다. 내가 가족에게 준 사랑, 가족이 나에게 준 사랑이 우리에게 힘이 됩니다. 우리는 희망을 노래하며 살고자합니다. 우리의 노래는 한국교포들의 노래로 또 이 땅에 사는 한국 사람들의 노래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우리가 노래할 수 있게 당신의 손을 피아노 위에 놓지 않겠습니까?

“밍글라바 코리아~”

– 소모뚜(이주노동자의 방송 www.mwtv.kr)

응답 2개

  1. 쿠카라차말하길

    어제 mbc ‘세계와 나 w’ 에서 미누가 나왔습니다. 네팔로 돌아간 미누는 한국에서 돌아간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담은 다큐를 제작하고 있더군요.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 한국에서 강제추방된 이주노동자들의 심경과 한국에서의 생활, 그리고 네팔에서의 생활을 취재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찔금 날 정도로 반갑고 그리웠습니다. 그 영상들을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달맞이말하길

    조목조목 옳은 말씀입니다. 한국이 참 미련하네요. 마음을 깨우는 좋은 글과 노래 앞으로도 계속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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