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만필

건강은 상식이다

- 김융희

건강은 상식이다.

본격 건강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누구나 없이 관심이 많은 건강이다.
역사 이래 건강이 중요치 않는 때가 있었겠는가마는, 요즘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태도는 그 어느 때 보다 유별난 것 같다.
현대인의 건강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자연과 환경의 오염과 파괴는 날로
심각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전 우주적 재앙이 염려되고 있다.
기후의 상승으로 빙하가 녹아 내리고, 바다 수온이 높아져 이상 기후가
지구 곳곳에서 변덕을 부리며, 자연 환경의 파괴와 오염은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여, 지상의 많은 생명체가 계속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의 실존적 삶이 생명이기에 건강을 지킴은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건강을 잃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면 그 어떤 삶도 전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건강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턱도 없는 역불급이다.
그렇게 중요한 건강이기에 중요한 만큼 더 잘 지켜져야 할 건강이
그건 아닌데….라는 생각에 자못 안타깝고 염려스럽기도 하다.
오늘은 내가 보고 느끼며 경험하는 일상사에서의 일들 중 요즘 관심 많은
건강에 대해, 가능한 “카더라”가 아닌 내가 직접 겪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고 싶다. (왜 카더라를 꺼내는가 하면 나처럼 시시풍덩한
이야기를 담론으로 내세워 이러쿵 저러쿵 해대는 심중치 못한 이에겐
함부로 전해 듣는 것이 아닌 신빙성과 경박함의 오해를 줄일까해서 이다.)

요즘 들었던 건강 정보이다. 자칭 건강원을 한다는 분의 이야기이다.
뱀을 재료로 건강을 챙기는 영업을 하나 보다. 그런데 몇 백만원을
들여야 먹을 수 있는 뱀탕이 많다고 한다. 여름 농사철이면 갑자기
나타나 나를 늘 괴롭히는 보기만 해도 혐오스러운 그 징그런 뱀이
어떻게 건강에 좋은지도 믿어지지 않으려니와, 그 흔한 뱀이 그렇게
고가의 건강약이라니? 얼마나 건강에 좋기에, 또 얼마나 돈많은 부자이기에,
몸에 좋다고 그토록 천문학적 거액을 투자해 뱀탕을 들 수 있을까?
나는 믿기지도 않고,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저 어쩌다 그런 돈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경험담 정도로 듣고 흘려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의기양양 계속되는 그의 사업 이야기인즉, 일 년이면
몇천 마리씩 수입하는데도 고가품은 늘 없어 못 팔지경이라 한다.
더욱이나 나를 아연케 한 말인즉, 이름을 데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정치인도 있고 교수도 있는 유명 인사들이 그의 고객들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그에게서 듣는 이야기로 오늘 글쓰기를 모두 체울수도 있겠으나
그만 여기서 줄인 것이 좋겠다.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다.
혐오스러운 이야기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할 뿐,
나는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무슨 음식이나 모든 먹거리를 모두 건강과 연결지우지 않는 것이 없는
요즘 사람들, 건강관심 참 대단하다. 평범한 먹거리를 꼭 몸의
어디에 좋은 것인가를 따지는, 마치 음식을 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몸에 좋지 않는 먹거리도 있을까?
전국 각 지역의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는, 높은 시청율의 절대적 인기로
장수 프로인 KBS의 “6시 내 고향”을 보라. 먹거리 음식을 소개하는지
약품을 소개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메스컴 TV와 전 국민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우리들의 음식 문화를 과연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
소심인 나 만의 불편한 심기이길 바랄 뿐이다.

건강을 지키는 일은 평범한 상식이여야 한다. 적당히 골고루 먹고
열심히 움직이며 즐겁게 사는 것, 이것이 건강하게 사는 바른 길이다.
건강과 웰빙을 내세운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삶의 허구성을 보자.
내가 존경하는 꾀 유명한 건축가는 주거공간의 동선을 매우 강조한다.
건강을 위한 활동의 필요성 때문이다. 그런데 생활과 관리가 편하기에
주거로 인기가 있는 아파트는 편리성을 위해 동선을 가능한 줄이고 있다.
한 평에 삼 천이 넘는다는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강남의 한 아파트,
폐쇄적 설계로 아늑함을 살렸지만 환기소통이 떨어져 답답하며, 창문도
전기로 여닫아 꼼지락을 줄여 편안함을 추구한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이처럼 건강 위주의 주거공간은 아닌듯 싶다. 그런데도 한사코 아파트를
선호한 현대인들, 특히 젊은 주부들은 절대적이라 한다.
여기에도 상식이 통해야 한다. 훗끈거리는 여름 공기나 찬바람의 겨울도
맛보며 마당에는 야채도 가꿀 수 있는 좀 허름한 집은 건강에 좋다.
아늑하고 편안함이냐, 건강과 웰빙이냐, 선택이 중요하다.
모두가 다 완벽하고 함께 좋을 수만은 없다.

요즘 우리 연구실에는 한의학의 강좌가 개설되어 제4기가 진행중이다.
분석 논리적 서양의학에 비해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한의학은 이해가
쉽고 합리적 긍정적이란 생각을 하면서, 도담선생께서 어려운 의학을
쉽고 재미있게 강의해 주시어 나는 열심히 재미있게 듣고 있다.
한의학 강의가 궁금하신 분, 요즘 “수유너머 위크리”에 연제하고 있는
도담선생의 글을 보면 알게될 것이다. 글로 쓴 내용이 그렇게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음, 직접 듣는 강의는 더욱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강좌가 모두 끝나면 돌파리 의사가 몇 분은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실력은 충분히 있지만 의사고시를 볼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돌파리가
되어 많이 억울 하겠지만!

이번 주에는 영상 수업으로 티벹 묘족의 전통의술을 보았다.
알 수 없는 악성 종양으로 치료가 불가능, 최소한 다리를 절단치
않으면 손델 수 없다는 서양의학의 의사를 제치고 전통요법으로
완치를 눈앞에 두고 그 묘족 청년의 만족스러움으로 행복한 모습,
외아들의 고통앞에 절망했던 어머니는 찰밥을 짖고 돼지 다리에
씨암탁등 푸짐하게 차려 짊머지고 고마운 의사를 찿아 나선다.
기쁨의 감정을 참지 못해 결국 의사를 붙잡고 통곡해버린 어머니의
행복한 얼굴이 나는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일상속 작은 것부터 지키고 실천함이 건강을 위한 첩경이다.
건강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또한 건강은 상식이다.

– 김융희

응답 1개

  1. 쿠카라차말하길

    몸에 좋은 동선, 건강에 좋은 주거공간…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는 말씀입니다. 근데, 수유너머 위클리에 연재중인 백수건강법은 도담 샘이 아니라 담담이 쓰고 있답니다. 말 나온 김에 도담 샘에게도 부탁말씀 드려볼까요? ㅋㅋ. 샘, 항상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