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만난 사람들

[창간호] 老화가의 손

- 모기

老화가의 손

손은 때로 그 사람의 또 다른 얼굴과 인생을 축약해 보여주는 의미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5년 전 통영에서 90세에 개인전을 준비하시는 전혁림 선생님 작업실을 방문해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온통 주변이 물감투성이인 곳에서 먹고 자는 시간만 빼놓고 붓을 놓지 않고 작업에 열중하는 老화가를 보면서 그 열정과 투혼이 보면서도 믿기질 않았습니다. 거동도 불편해 보이는 몸을 이끌고 엄청난 대작들과 몇 백 점의 작품들 속에 파묻혀 사는 모습을 보면서 예술가의 삶을 다시 한 번 새겨보게 됩니다. 붓을 손에 들고 죽는 게 소원이라는 老화가의 손을 보면서 그분의 또다른 작품이 그곳에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사진: 모기1
  1. 17년째 미술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고 2007년부터 수유+너머와 함께 1층 공간에서 Mogi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사진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응답 3개

  1. 연초록말하길

    통영,언젠가 윤이상 음악제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한 번도 못 가본 곳인데요

    음악제이외에도 전혁림 화백의 그림을 보러 가보고 싶은 곳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속의 손을 ,그런 손을 잡은 사진작가의 시선을 동시에 보고 또 보고 있는 중입니다.

  2. 모모말하길

    손이 아름답다라고 말할때…

    농삿일에 여념이 없어 손이란건 그저 에 의미를 두고
    없으면 일하기 불편한것이지 아름다움과는 아주먼…
    우리 엄마손이 그러했지요.
    그 엄마손이 뻣뻣하고 거칠어도 참 좋았었거든요.

    참 멋지고 아름다운 입니다.

  3. 돌고래말하길

    사진작가님 말처럼 화가의 손이 화가의 또다른 작품이라는 걸 실감하겠어요. 사람과 사물의 경계가 사라진 느낌도 들고요. 천에 색이 배어들고, 그릇이 향이 밷어들 듯, 그냥 그대로 사물에 물들어가는 노화가의 손이 큰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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