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건강법

피로야 물러가라

- 담담

지금까지 이 코너를 통해 본 것들은 좀 따라해보고 계신지? 생활 속에서 실천들은 하고 계신지? 몸은 좀 건강해 지셨는지? 뭐. 아닐거란거 안다.ㅋ 하지만 백날 강조하지만 귀동냥은 귀동냥일 뿐이다. 귀동냥에 그치는게 아니라 직접 자기가 몸으로 실천하고 그것이 자기의 습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동냥은 자신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 스스로 내 몸에 대한 공부들을, 수련들을, 실천들을 하시라.

이제까지의 글들로 대충 한의학에서 기초라 할 이론적 베이스는 끝났다. 무협지로 치자면 기초 초식 정도는 배운 셈이다. 이해하기 쉽게 아이돌계 입문으로 보자면 이제 소시, 원걸, 2NE1, 카라, 포미닛, 티아라, 시크릿, 애프터스쿨을 구별하지는 못하더라도 이것들이 걸그룹 이름인 것은 익숙해진 정도까지 온 셈이라고 할까. 그렇다면 이제 좀 더 들어가서 각 그룹에 대해서 알아보자.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오장육부중 간에 대해서.

다들 수련은 조금씩 하시잖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고치법하고, 수련하고. 안 그러면 건강하게 사는게 아니잖아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사는거지. 아니, 다들 표정들이 왜 그래요? 아침에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깨서 아침도 못먹고 나오는 사람들처럼. 그건 아니잖아요. 매일 아침 한 시간씩이라도 수련하는 우리는 행복하다 이겁니다. 시간 없어서 30분씩 하는 사람들은 조금 행복한거에요^^

동의보감에 “이전의 학자들은 세상사람들이 천지만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데는 힘을 쓰고 있으나 자기의 몸에 있는 오장육부와 털, 힘줄과 뼈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하였다. 따라서 의사라면 이 오장육부를 알아야 한다고 나와있다. 그러나 여기서 의사를 단순히 병원에 있는 의사로 한정하지는 말자. 의사가 그렇게 치료의 주체로 자리잡게 되고, 의학 정보들을 의사만이 독점한 것이 근대 의료의 가장 큰 문제이다. 따라서 몸에 조그만 이상이 있어도 약국으로, 병원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30년을 넘게 살아온 내 몸에 대해서는 전혀 알 생각도 없이, 나를 처음 보는 이들에게 내맡기는거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 의학에서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의 몸은 그냥 의사‘님’들에게 내맡겨두고 모든 것을 나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는 결국 자신의 몸에 대한, 결국에는 세계에 대한 방기이자 게으름이다. 근대의료체계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이만 패스. 하여튼 세상을 아는 것과 자기 몸을 아는 것은 다르지 않다. 자기 몸을 알기를 포기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를 알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 공부좀 하면서 살자.^^

또 잔소리가 되었는데, 다시 돌아가자. 오장육부 뒤집어지는 소리한다고 할 때 오장육부가 무엇인지 다들 아시는지? 오장(五臟)은 간(肝),심(心),비(脾),폐(肺),신(腎)을 육부(六腑)는 대장(大腸),소장(小腸),담(膽),위(胃),삼초(三焦),방광(膀胱)이다. 그러나, 이 때 주의할 것은 간이라고 했을 때 해부학적인 기관인 간장과 일대일로 대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간이 작용하는 기운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편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럼, 여기서 장과 부의 구별은 뭐냐고? 장(臟)은 ‘저장한다’고 할 때의 장(藏)의 의미로, 정기를 저장하는 곳이다. 반면 부(腑)는 ‘모으다’라는 뜻이며 창고라는 의미로 비어있는 기관이다. 둘 다 저장하는 곳이지만, 오장은 정기를 간직하기만 하고 내보내지는 않기 때문에 그득 차도 실해지지 않는 반면, 육부는 음식물을 소화시켜 내보내기만 하고 간직하지는 않기 때문에 실해져도 그득해지지 않는다.

사람의 몸을 나타낸 내경도. 그림이 작아서 잘 안 보일수도 있을텐데 잘 살펴보시라. 인체에 대한 고대의 지혜에 대한 재밌는 숨은그림찾기가 될 터이니.

“하늘에서는 바람이고, 땅에서는 나무이며, 몸에서는 힘줄이고, 오장에서는 간이며, 빛깔에서는 푸른빛이고, 음(音)에서는 각(角)이며, 소리에서는 부르짖는 것이고, 동작에서는 쥐는 것이며, 구멍에서는 눈이고, 맛에서는 신맛이며, 지(志)에서는 성내는 것이고, 진액에서는 눈물이며, 겉에 나타난 것은 손톱이고, 냄새에서는 누린내이며, 괘에서는 진(震)괘이고, 곡식에서는 마(麻)이며, 집짐승에서는 개이고, 벌레에서는 털 난 벌레이며, 숫자에서는 8이고, 과실에서는 자두이며, 채소에서는 부추다.”-동의보감

동의보감에 나와있는 간에 속한 것들이다. 동양학에서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이 ‘상관론적 사유’를 들 수 있다. 잘 모르겠다고? 음. 뭐 잘 모르는게 당연할 수 있다. 하여튼 왠지 비슷한 느낌일 것 같은 생각은? 그것도 안든다고? 음. 그럼 일단 이미지들을 잡아보시라. 그러면 좀 더 쉽게 다가올수도 있으니.

동쪽에서 바람(風)이 분다. 그리고 이 바람은 나무(木)를 생기게 하며, 이는 푸른 빛을 띤다. 그리고 몸에서 간을 만들고 나무의 줄기들이 뻗듯이 힘줄과 근육을 만든다. 그리고, 이를 성질로서 보자면 나무처럼 뻗어나가기만 하듯 성내는 것이고, 얼굴로 보자면 빛을 발산하는 눈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도 안 잡힌다고? 그럼, 일단 그러려니하고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보시길.

사람같이 생긴 나무. 이 나무의 기운은 하늘에서는 바람이고, 땅에서는 나무이며, 몸에서는 힘줄이고, 오장에서는 간이며, 빛깔에서는 푸른빛을 상징한다. 이미지들이 잡히시는지?

황제내경 소문편에는 ‘간은 장군의 기관으로, 모려가 나오는 곳(肝者 將軍之官, 謀慮出焉)’이라고 나와있다. 하나의 나라 역시 몸의 오장육부에 비유된다. 여기서 조금 길지만 나라의 기관과 신체의 기관의 비유를 좀 더 살펴보자.

“심(心)은 군주의 기관이니 신묘한 지혜(神明)가 거기로부터 나옵니다. 폐(肺)는 재상의 기관이니 다스려 절제함이 거기서 나옵니다. 간(肝)은 장군의 기관이니 도모하여 생각함이 거기서 나옵니다. 담(膽)은 신하들의 과실을 감찰하는 기관이니 결단이 거기로부터 나옵니다. 단중(膻中)은 신하를 부리는 기관이니 기쁨과 즐거움이 거기서 나옵니다. … 그래서 군주가 밝으면 백성이 편안하듯이 이처럼 양생한다면 장수해서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으며, 세상을 다스린다면 크게 번성할 것입니다. 군주가 밝지 못하면 열두 기관이 위태로워지고, 열두 장기가 서로 연계되어 있는 길이 막혀서 통하지 못해서 몸이 크게 상합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양생한다면 재앙이 있을 것이고, 이로써 세상을 다스린다면 그 조종이 크게 위태로울 것이니, 경계하고 경계해야 합니다”-황제내경

간은 장군지관으로 ‘모려(謀慮)’가 나오는 곳이다. 모려라고 하면 어떤 일을 꾀하는 계락이라 할 수 있다. 장군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을 꾀하듯이 간은 몸을 움직이고 외부의 적으로부터 몸을 지킨다. 앞에서 힘줄, 근육의 활동이 간에 배속된 것 역시 이 비유와 관련되어 있고, 간이 외부의 적으로부터 독을 해독하는 작용을 주로 하는 것도 이것과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정신적으로는 결단과도 연결된다. 간과 관계있는 장부가 담부인데, 우리가 담력있다고 할 때의 그 담이다. 간이 배밖으로 나왔네, 간땡이가 부었네, 간 떨어질뻔했네라고 할 때의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들이 담력과 관계되어 쓰이는 말들이다.

산소가 아깝다! 아이는 간기운이 왕성해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행동을 할 수 있다

간을 봄의 기운, 나무의 기운과 연관된다고 할 때 오장 중 간이 가장 먼저 동의보감에서 설명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람의 일생으로 보자면 어린이의 뻗어나가는 기운, 운동하는 기운은 간의 기운이 왕성한 시기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맨날 죽어라고 뛰어다니는 거다. 그러니 애들보고 좀 뛰어다니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건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는 거다. ㅡㅡ; 그러니 애들은 좀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야지, 얘는 왜 이렇게 뛰어다니냐고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되는거다.

간의 주된 생리기능은 몸 안의 소통과 발산을 주관하고 혈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나무의 기운처럼 기를 골고루 퍼지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간은 피를 저장한다. 사람이 누워 휴식할 때에는 혈액이 간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 혈 안에 혼이 깃든다. 따라서 간이 건강한 사람은 잠자리가 편안하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편하지 않고 잠꼬대나 몽유병등의 증상이 있는 분은 간에 이상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보는 것이 좋다. 그런 이유로 전에 말했듯이 애간장을 태우는 것은 좋지 않다. 아침에 자명종의 쇳소리로 간에 있는 혼을 깨우는 것 역시 간의 기운을 해치는 것이므로 꼭 피해야 할 터. 금극목(金克木)의 원리!

간의 이상은 손발톱에 나타난다. 손발톱은 단순한 껍데기가 아니라 근(筋)의 여분이다. 따라서, 간혈이 넉넉하면 손발톱이 견고하고 불그스레하며 광택이 흐르고, 간혈이 부족하면 손발톱이 거칠고 얇아지며 건조하여 색깔이 없고 심하면 형태가 변하고 부러지며 갈라진다. 특시 손톱에 세로줄이 있는 것은 간기능 저하를 나타내니 주의하시길. 또한 간기는 눈으로 통하므로, 간에 무리가 오면 눈이 먼저 침침해지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야맹증이나 눈이 쉬이 충혈되고 눈곱이 많이 생기는 것은 간에 이상이 있는 것이다. 이럴때는 충분한 휴식과 간을 보하는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 자주 분노를 표출하는 이라면 간에 이상이 있는 이니 내 성격은 원래 드럽다고 말하기 전에 간에 이상이 있는지 체크하시길.

피로야 물러가라. 우루X! 하지만 뭐 곰이라고 항상 활기찬건 아니다. 요즘에는 곰들도 많이 피곤하다. 이럴때 간의 기운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곰이랑 백일섭 아저씨랑 나와서 선전하는 간장약 광고중에 우루X 다들 아시지 않나? ‘피로야 물러가라!’ 이런 광고 멘트였는데, 하여튼 만성피로가 이 간과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거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간을 파극지본(罷極之本), 피로를 이기는 능력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항상 피곤해 하는 이라면 간기운을 보충하는 편이 좋다. 용왕님이 토끼간을 구하러 괜히 거북이를 보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냐고? 동의보감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는 복분자, 결명자, 산수유, 부추, 모과등이 간에 좋다고 나와있다. 그리고, 간에 해당하는 경맥들이 하지 쪽에 있으므로 간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아침에 발목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간장 도인법도 소개하고 있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따라들 해보시라.

“똑바로 앉아서 양손으로 위(胃) 부위를 힘주어 누른 다음 천천히 몸을 좌우로 늦추기를 각각 세 번에서 다섯 번 하고 다시 똑바로 앉아서 양팔을 끌어다 서로 교차시켜 손등이 가슴으로 향하게 하여 잡아당기기를 세 번에서 다섯 번 하면 능히 간에 생긴 적취, 풍사, 독기를 없앨 수 있다.”

_담담1
  1. 이 글은 < 동의보감>과 고바야시 산고의 < 동양의학 강좌 2 간장, 심장편>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

응답 6개

  1. 어처구니말하길

    좀 어처구니 없는 질문입니다만, 애기가 명바기 코 잡고 있는 사진은 어디서 구하셨어요? 저도 얻고 싶어서요 ㅎㅎㅎ

    • 담담말하길

      어처구니님,,사진은 포털에서 ‘산소아깝다’로 검색하시면 뜰겁니다..^&^ 바람의 말님,,요즘 날이 더워서 축축 처지기는 하지요..그럴때일수록 사지를 움직여줘야 축축한 기운을 날려버릴 수 있답니다..108배 화이팅^^

  2. 바람의 말말하길

    아, 답변까지 감사합니다. 네, 날이 갑자기 더워져서 피곤해진게 아니라 요즘 108배 열심히 하다 꾀부려서 그런건가 봅니다. ^^

  3. 말하길

    백수건강법 즐기는 법은 우선 내용은 무시하고 사진을 먼저 본다. 크하하 웃고, 킬킬킬 웃고, 피식 웃는다. 이번호는 특히 대박이다. 다음엔 글을 읽는다. 조근조근, 음,,,,그렇군,,,,그래?…어쩌라구…..음,,,,알았어. 다음, 댓글 달고 나간다.

  4. 바람의 말말하길

    아, 정말 재미있게,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일하다 너무 피곤해 좀 쉬러 개인메일 보러 들어왔더니 “피로야 물러가라” 정말 제게 필요한 운동이네요. 내일 아침부터 꼭 해보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질문하나. 108배도 아침에 하는게 좋나요? 저녁에 자기전에 하는게 좋나요?

    • 담담말하길

      바람의 말님, 아침에 하시는게 좋습니다. 간의 기운이 아침에 제일 왕성하게 동하기 때문에 아침에 운동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요. 특히 108배는 간의 경맥인 족궐음간경이 몰려있는 하초를 자극하는 운동이므로 피로를 이기는데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운동입니다..부지런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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