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코리아

이주의 탄생

- 소모뚜

일제시기 하와이 사탕수수밭에 이주노동자로 간 한국인들이 미국 이주 1세대를 형성했다고 들었다. 이들의 고생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왜 하와이에 사탕수수밭이 만들어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왜 머나먼 하와이까지 갔는지는 잘 알 것 같다. 한국은 당시 일본의 식민지로 먹고 살기 너무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곳에서 죽어라 일했을 뿐 아니라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써 싸웠다고 한다.

당시 그들이 받은 임금이 얼마나 됐을까? 다행히 지금 한국에는 최저임금이라는 참 좋은 제도(?^^)가 있다. 덕분에 우리 이주민들이 한국에 들어와 일을 하면 이 최저임금을 받는다. 한국에 최저임금 또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4백 5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며칠 전 최저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집회에 노래하러 갔다. 그 집회에 참석한 분들 중 많은 분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라고 했다. 그런데 노래하러 무대에 올라가는 저에게 한 분이 부탁의 말을 하셨다. 전에 몇 번 들어 본 내용이었다.

무대에 선 나는 이렇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공장을 차릴 때 내 공장의 일자리는 돈을 많이 주는 한이 있어도 꼭 우리 국민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힘들어도, 위험해도, 오래 일 시켜도, 군말 없이 일 잘하고, 돈은 조금 받아가는 사람을 원할까요?”

지금 한국에는 120만 명의 이주민이 들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거의 모두가 4백 50만 명 중 일부입니다. 이주민들을 붙들고 물어 보십시오. ‘고향과 집을 떠나 올 때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 왔느냐?’ ‘임금은 제대로 받고 있느냐?’고. 우리의 대답은 100년 전 하와이에 간 한국 사람들의 대답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국적이나 피부색이나 언어를 떠나, 일하고도 먹고 살 만큼 받지 못하는 우리 서로는 마음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문제입니다. 일 시키는 사람은 자기나라 사람이냐? 이주노동자냐? 하는 것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다만 자기가 원하는 노동자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를 쓰는 것입니다. 우리도 어렵고 한국 노동자도 어렵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 오해하지 않고 뭉쳐야만 합니다. 그래야 최저임금을 올리고 생활임금을 받는 데 한 걸음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일하러 가면, 100년 전 하와이로 간 사람들이나 50년 전 독일로 간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처지가 됩니다. 한국의 여러 상황이 나아 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이주민들도 우리 살던 나라의 상황이 좋다면 이 곳에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말 이주노동자가 많아지지 않기를 바란다면 이주노동자들의 나라 정치상황이 좋아지게 도와주십시오. 그러면 그들은 그 나라에서 일할 뿐 아니라 도와준 한국 사람들에게 고마워할 것입니다.

한국의 5.18은 버마인들을 깨우쳐 88민주항쟁 가능케 하였습니다. 5.18에서 6월로, 오늘의 한국이 이주노동자들의 나라에도 지금의 한국이 될 수 있게 도운다면 얼마나 감사를 받겠습니까? 한국 사람은 축복받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 소모뚜(이주노동자의 방송 www.m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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