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만난 사람들

꿈을 찾아 떠난 목판화가 오경영

- 모기

몇해전 우리나라 목판화가들을 찾아 1년정도 전국을 누빈적이 있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강화,전라도,경상도,제주도까지 목판화가들이 서로 인정한 숨은 고수들을 찾아..기회가 되서 한분씩 소개를 하면 좋겠지만 그분들중 특히 기억에 남고 서로 인연이되서 자주 만나게 되었던분이 목판화가 오경영 선생님이었다.

부드러운 미소속에 강한눈빛, 슈퍼마켓 지하창고 작업실,순박하고 따뜻한 마음씨,예사롭지않은 섬세하고 세밀한 작업들..그분을 만났을때의 첫인상이었고 몇해가 지나 지하에서 벗어나 햇빛밝은 사무실로 작업실을 옮겼다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떠오른다.

예고 선생님으로 강의를 나가고 있었지만 늘 빠듯한 생활고 속에서 작업까지 해야하는 쉽지 않은 현실속에서 중학교때부터 그림을 그렸던 것을 천직으로 삼고 변함없이 지켜가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였던 그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이 감당할 학생이 아니었다한다.

미술을 가르키는 스승과의 갈등,자기안에서의 불안,사춘기를 어둠의 색채로 표현했던 그때의 작업들을 보면 지금의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듯한 맑고 순수한 작업들이 나오기까지 오랜세월 많은 변화를 느끼게 했다.

판화작업은 복사의 개념이 있어 다른작업(회화)에 비해 그 값어치가 많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하지만 원판을 만들기위해 나무를 다듬고 깍고 파들어가는 정밀한 작업은 어느 작업못지않게 힘들고 세밀함을 요구한다.거기에다 색채까지 잘 표현하는 것은 회화를 전공한 작가의 또다른 감각이 보태진 장점이자 특별함이었다.

목판화를 하는분들중 채색을 하는경우를 보면 단조롭고 단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더많은 공정을 요하는 까다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2008년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작업과 주변을 정리하고 그해 3번의 개인전을 끝으로 50이 넘은 나이에 어머니가 계신다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다.

그 준비과정에서 늘 손해를 보면서 살 듯 봉사하는 맘으로 살았었다고 하는 작가의 삶이 주변 지인들의 여러 가지 도움과 떠남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열심히 잘사셨었구나 하는 맘이 들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연하장을 대신해 보내주셨던 판화작품으로 따뜻함과 감동을 받았었는데 새삼 그의 작품을 다시 보면서 미소띤 그분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 어디선가 자리를잡고 새로운 환경속에서 자신의 꿈을 다시 펼치고 있을 그분의 소식이 궁금하지만 틀림없이 더 큰세상에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발전시켜 나갈것이라 생각을 한다.언젠가 한국에 돌아와 전시를 하게 된다면 그동안 어떤 세상을 만났었는지 작품으로 알수있을거같다. 늘 맑은 미소에 건강함 잃지 않으시길 바라고 위클리 수유너머가 멀리 미국으로도 전파되 반가운 소식으로 전달되길 기대해 본다.

– 글/사진 모기





응답 2개

  1. 모모말하길

    작가선생님의 미소를 닮아 그런지
    나비도 웃고 호랑이도 웃고 새도웃고 숲들도 웃고 있네요…
    모두가 행복해 보입니다.
    .
    .
    아주아주 오래전에…
    사람은 행복과 더불어 살았었대요.
    그래서 고난을 모르고 인간이 오만해 졌답니다.
    천사들이 그런 인간들을 불쌍히여겨 행복을 숨겨 버리기로 했대요.
    높은산…깊은 바닷속…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영악한 인간들이
    금방찿아낼것 같아서 아주 고민이 많았대요.
    그때…한 천사가 제안을 했답니다.
    “인간은 영악하고 똑똑한척 하지만 참 어리석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인간의 마음속깊은곳에 [행복]을 숨기는게 어떻겠냐”는…
    만장일치로 모든천사들이 찬성을 했대요.

    오늘은
    저 판화속 아름다운 미소들로 제안에 천사들이 감춰둔 행복을
    찿았습니다…

    • 모기말하길

      행복에 관한글이 참 재미있네요..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사진을 보고 잠시나마 행복을 가졌다니 모기도 같이 행복해집니다.
      늘 관심 가져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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