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건강법

패기있게 살자

- 담담

패기있게 살자.

“하늘에서는 건조한 기운이고, 땅에서는 금이며, 괘에서는 태(兌)이고, 몸에서는 피모이며, 빛깔에서는 흰 것이며, 음에서는 상(商)이고, 소리에서는 울음이며, 병적인 것에서는 기침이며, 구멍에서는 코이고, 맛에서는 매운 것이며, 지(志)에서는 근심하는 것이다. 경맥에서는 수태음이고, 진액에서는 콧물이며, 겉에 나타난 것은 털이고, 냄새에서는 비린내이며, 숫자에서는 9이고, 곡식에서는 벼이며, 집짐승에서는 닭이고, 벌레에서는 딱지가 있는 벌레이고, 과실에서는 복숭아이며, 채소에서는 부추이다.” < 동의보감>

폐가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임은 다들 알고들 있을 것이다. 폐는 기(氣)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하늘의 기는 호흡을 통해 우리 몸 안의 기의 근원이 된다. 즉, 하늘의 기가 폐를 통해 우리의 체내에 들어와 신기(神氣), 혼기(魂氣), 패기(覇氣)가 되는 등 모든 기의 작용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폐기가 부족하면 패기가 없다는 것은 그냥 말장난만은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 매가리없이 비실비실대는 이라면 폐의 기운을 키우는 것이 좋다. 폐는 오장육부중 가장 위쪽에 위치한다. 따라서 폐는 몸통의 지붕의 역할을 하며, 천지의 기운을 호흡해 온 몸에 기를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폐는 하늘의 기를 호흡해 온 몸의 기의 근원이 된다.

그러나 호흡은 단지 폐로서 하는 것이 아니다. 폐가 호흡을 주관한다고 할 때 누차 말하지만 이는 장부상의 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폐가 호흡을 주관하고, 피모를 주관한다고 할 때, 피부로서의 호흡 역시 폐의 기운이 담당한다는 것이다. 화상을 심하게 당했을 때, 질식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흔히 피부의 3분의 1 이상이 화상을 입으면 산소부족이 되어 질식사할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이는 호흡이 단순히 폐로만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호흡은 폐와 피부가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밤보다는 낮 동안 피부호흡이 주가 된다, 아침에 마른 수건으로 온 몸을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은 것도 그 때문이다. 모공을 열어 피부를 통하여 산소가 혈중으로 흡입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 때, 땀구멍은 하나의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하면서 외기의 상태를 관찰하여 모공의 개폐를 담당하며 기의 출입을 조절한다. 즉, 털의 모근이 폐의 역할을 하여 기를 받아들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까지 하라는 건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서 마른 수건으로 온 몸을 마찰시켜 주시라.

슬픔이 과도하면 폐를 상한다. 폐가 담당하는 액체가 눈물인 것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 금기운이 왕성한 때 눈물을 잘 흘린다. 노인이 되면 비관적이고 의기소침해지는 것 역시 금의 기운이 작용해서이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가을과 저녁 무렵이면 자기도 모르게 쓸쓸해짐을 느껴봤을 것이다. 이는 금기가 강하게 활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한국 드라마의 비련의 여주인공을 떠올려보면 쉬이 알 수 있다. 우수에 찬 얼굴로 시종일관눈물만 흘리다 폐결핵에 걸려 애인의 품 안에서 죽는 걸로 설정되는 것만 봐도 슬픔과 폐의 기운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는 단순히 뻔하디 뻔한 아침 드라마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동서고금의 슬픈 이야기에서 공통적인 스토리다.

슬픔이 과도하면 폐를 상한다. 퍽하면 눈물로 밤을 지새우다 결국은 폐병에 걸리는 한국 드라마의 비련의 여주인공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으리라.

폐의 건강상태는 코를 통해 알 수 있다. 폐는 얼굴의 구멍 가운데 콧구멍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호흡과 콧구멍이 바로 연결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코 끝의 양쪽 부분인 비익(鼻翼)이 폐의 힘을 나타낸다. 관상학에서는 이 부분을 물질적인 면을 보는 것으로 보는데, 이 부분이 양 쪽으로 쭉 뻗어있는 사람은 재물이 풍족하다고 본다. 이는 폐의 기운이 강하다는 것, 즉 패기가 있어 적극적이기 때문에 밖으로 발산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재물이 풍족한 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콧구멍이 작은 사람들은 무언가 인색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이는 돈을 쓰는 일뿐만이 아니라 남에게 인색한 평가나 나누어줌이 부족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콧구멍 작은 이라면 의식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무언가 나누어주자. 그리고 콧구멍이 작은 이들에게는 좀 쏘라고 하자.

폐의 건강은 콧구멍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콧구멍이라면 폐기운이 강하고, 재물도 많이 벌 관상이다.

색깔로 보면 금의 기운은 백색이고, 방위로는 서쪽이다. 흔히 ‘동청룡 서백호’라고 할 때 서백호가 여기서 나온다. 색깔 역시 동서남북과 오행의 배속이 있는거다. 동쪽에는 푸른 용, 남쪽에는 붉은 공작, 서쪽에는 흰 호랑이, 북쪽에는 검은 거북, 그래서 동청룡, 서백호, 남주작, 북현무라고 하는 것이다. 절이나 고궁에 갈 기회가 있으면 한 번 잘들 보시라. 어느 방향에 어떤 동물이 그려져 있는지. 그리고 색깔은 무슨 색으로 되어 있는지. 이는 오행의 이치를 그려놓은 것이다. 그냥 아~ 뭐 이렇게 희한하게 그려놨어라고 끝날게 아니라, 같이 간 사람에게 여기에는 이래서 흰색 호랑이가 서쪽 벽면에 있는거야라고 설명해주면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존경스러운 눈빛을 받을 수 있다. ㅎㅎ. 각각의 동물들이 왜 그 쪽에 배속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 생각들 해보시라.

경복궁에 있는 서백호. 동청룡 서백호 남주작 북현무! 서쪽, 흰색, 호랑이, 금기운, 폐로 이어지는 고리.

따라서 살갗이 지나치게 흰 사람은 폐기가 지나치기 때문이거나 다른 곳이 약함으로써 폐에 강하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증거임을 알 수 있다. 얼굴이 희여멀건한게 요즘은 미인의 대세이지만, 흰 피부는 폐의 기운이 이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폐기는 인의예지에서 의의 덕을 가리킨다. 의라는 것은 단순히 낡아빠진 인륜도덕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의는 몸과 사고방식을 단단히 하고 인도를 바르게 하는 것으로, 금의 기운에 속한다. 따라서 폐기가 바르지 못하면, 정복감에 불타오르게 된다. 약한 자를 괴롭히며서 자신은 강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폐기가 약한 사람이 혼자 아무 말 없이 구석에 쪼그려 있는 모습이라면, 폐기가 지나친 사람은 사람 위에 서서 지배하려는 힘이 강한 이가 많다.

그럼, 이번에는 소리와 오행의 관계를 좀 알아보자. 자연에 목화토금수의 기운이 있다는 것, 오행은 신체의 장부로 보자면 간심비폐신에 해당하는 것쯤은 다들 아시겠지? 그리고 이것은 소리에도 마찬가지이다. 초등학교때 서양의 음계와 달리 동양에서의 음계는 궁상각치우로 이루어졌다고 들으신게 얼핏 기억날게다. 그 때의 궁상각치우를 오행에 배속하면 각치궁상우(角徵宮商羽) 이 순서대로 된다. 이는 발성장소에 따른 건데, 순서대로 보자면 어금니, 혀, 목구멍, 이, 입술에서 나오는 소리이다. 이걸 우리말에서 자음으로 보자면 ㄱ,ㄲ,ㅋ이 목에 해당하고, ㄴ,ㄷ,ㄸ,ㅌ,ㄹ이 화에, ㅇ,ㅎ이 토에 ㅅ,ㅆ,ㅈ,ㅊ,ㅉ이 금에, ㅁ,ㅂ,ㅃ,ㅍ이 수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름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그 불러주는 힘이 크기 때문에 오행의 기운이 전달되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에는 어떤 기운이 많은지 살펴들 보시라~

궁상각치우 각각의 발음에도 오행의 이치가 들어있다. 매일 아침 또박또박 책을 읽자. 몸이 변화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보자면, 목음은 각(角)음으로 ‘가’를 발음할 때 어금니에 힘이 들어가는걸 느낄 것이다. 아마 내쉬는 힘을 강하게 불어내어 하지 않으면 안 되므로 이 작용이 뻗어나가는 목기운과 연관이 되는 것이다. 심장은 치(徵)음, 즉 혓소리다. 치(徵)음에 의해 화기운인 심장은 영향을 받고 자극된다. 토는 궁(宮)음이다. ‘아’나 ‘하’를 발음해 보면 목 깊숙이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것은 비장과 같이 몸의 중앙에 있는 토의 기운을 쓰는 것이다. 우(羽)음은 입술소리다. ‘마’나 ‘바’를 발음할 때 입술 끝에 걸리는 입술이 떨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상학에서 입술을 생식기, 항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할 때 이 음을 발음할 때 신장의 기운을 쓰는 것임을 말한다.

그렇다면, 금기운을 쓰는 상(商)음에 대해 알아보자. 상(商)음은 잇소리이다. ‘사’나 ‘자’를 발음하면 알 수 있듯이 이 음은 앞니에 걸린다. 앞니가 빠지거나 틈새가 벌어져 있거나 하면 매끄럽게 발음할 수 없다. 그리고 잇소리는 비교적 호흡이 목 깊은 곳에서 퍼져 나오는 느낌이다. 힘이 기관지 쪽에서 나오지 않으면 안 나오는 소리인 것이다. 그러니 이 음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은 폐가 약해져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각각의 발음을 할 때 어떤 발음이 특히 힘들다면 그 장부에 해당하는 힘이 부족함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모든 단어를 똑같이 발음하고 있다고 행각해도 각자 사람마다 내뱉는 음과 악센트는 다르다. 이것은 각 개인의 오장육부의 균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는 완전한 발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의의로 어딘가에 특이한 강약이 있다. 독송, 암송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리내어 또박또박 읽다보면 그 오행의 기운이 내 몸 안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 줄 수 있는 것이다. 수행을 할 때 유불선에서 각각 외우는 문장은 다르지만, 어떤 문장들을 소리내어 외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책들을 또박또박 소리내어 읽어보시라. 몸이 달라짐을 느끼실 수 있을게다.

마지막으로 폐를 건강하게 하는 수양법 소개한다. “단정히 앉아서 양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오그리고 등을 구부린 다음위로 향하여 다섯 번 들면 폐에 들어왔던 풍사와 몰렸던 피로가 없어진다. 또한 주먹으로 등뼈의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세 번에서 다섯 번씩 치면 가슴 사이에 있던 풍독(風毒)이 없어진다. 그 다음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한참 동안 있다가 침을 삼키고 세 번 이를 맞쪼고 그만둔다.” < 동의보감>

– 담담1
  1. 이 글은 < 동의보감>과 고바야시 산고의 < 동양의학강좌3 비장,신장,폐장편>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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