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만난 사람들

걸어다니는 미술사전 김달진

- 모기

미술계에서 가장 성공한 한사람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서울아트가이드를 만든 김달진 소장을 지목할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할 수 있는 무가지 서울아트가이드는 이름 그대로 낯선 전시장을 찾은 일반관객과 작가 화랑을 연결하는 휴대용 매체이다. 거의 모든 갤러리 입구에 비치되어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서울아트가이드는 9년이 지난 현재 많은 작가들과 갤러리, 미술관에서 홍보수단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이기도 하다.

90년대 초반 인사동에서 미술잡지 사진기자를 하고 있을 때 허름한 차림에 늘 배낭을 메고 다니며 전시장에서 전시 팜플렛을 모으고 잡지사에 와서 지난 잡지며 넘쳐나 버리는 전시도록을 잔뜩 챙겨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때는 그가 무엇을 하는지 뭣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전시장을 돌며 도록을 챙기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이지나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발품을 팔고 늘 변함없이 다니는 그의 성실하고 순박한 모습에 그를위해 알아서 자료를 준비해둘 정도였다. 인사동은 물론 여러 다른 전시장에서 그와 마주치는 일은 빈번했고 그때마다 어깨에 멘 배낭은 무거워보였다.

학연, 지연, 학력이 중요했던 미술계에서 고졸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입사해 그 중심에서 실력을 인정받기까지 많은 수모와 눈물이 있었겠지만 그만의 신념과 의지, 성실함으로 모든 걸 극복했고 한국 현대미술사에 중요하고 방대한 자료들이 그의 손을 거쳐 수집 정리되었다.

이제는 미술계에 중요한 인물로 역사에 남게 되겠지만 개인의 역량보다는 국가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인사동에 만들겠다는 또 다른 의지와 꿈을 향해 오늘도 변함없이 인사동에 발품을 팔며 부지런히 전시장을 찾는 그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글/사진 모기

응답 1개

  1. 모모말하길

    무언가에 집중해서 이루어내는것…계속해서 하고있다는것…
    그것이 생계의 문제만은 아닌것같습니다. 뜻이 있고 꿈이 있어
    가능한 일인것 같습니다.
    여름비가 세차게 내리는 이 아침…
    나의 꿈과 의지는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나를 생각하기엔 지금당장 해야할일들이 너무나 많네요…
    이래서 또 [나]는 뒷전으로 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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