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혁명과 정치의 사유> 소개

- 이진경

< 혁명과 정치의 사유>를 시작하며

‘정치’라는 말이 그토록 오래도록, 그토록 다의적인 방식으로 사용되었고, 많은 경우 서로 상반되는 관점과 정의가 대결하고 있었음은 잘 아는 바일 것이다. 정치를 사유하는 장을 ‘정치철학’이라고 한다면, 거기에는 수도 없이 다른, 대립적이고 이질적인 정치의 개념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연합하면서 유동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정치의 개념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정치를 사유한다는 것 자체가 항상-이미 계급투쟁이라고, 혹은 어떤 대결을 가동시키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어진 사회의 전복을 꿈꾸는 자들은 ‘어떤’ 정치의 개념을 통해서 ‘어떻게’ 정치를 사유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을 통해 우리는 이제 ‘우리’가, 혁명을 꿈꾸는 자들이 정치를 사유하는데 자원이 될 여러 정치의 개념들을 재검토하고자 한다. 그것은 수많은 정치이론이나 개념들을 ‘혁명’이란 관점에서 검토하고 사유하고 영유하는 것일 터이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혁명’이란 단지 국가권력을 탈취하여 다른 권력으로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을 전복하는 것이고, 다른 삶의 방식, 다른 사회적 관계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혁명’을 통해, 혹은 혁명을 향해 사유하는 정치의 개념, 그것은 이런저런 정치적 사유에서 혁명적 성분을 추출하는 것이기도 하고, 반대로 혁명에 반하는 사유를 가시화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혁명을 향한 힘의 포텐셜을 가동시키는 정치의 개념이 새로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진경(수유너머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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