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코리아

밍글라바 위클리

- 소모뚜

매일 바쁘게 활동하면서 “밍글라바 코리아”라 는 제목으로 위클리에 글을 보내 온지 이제 4개월째 입니다. 처음에 고선생님이 위클리에 글을 써서 보내달라고 말씀을 하셨을 때 걱정이 컸습니다.

“말100마디 하는 것보다 글 한 글자를 쓰기가 더 어렵다”라는 버마 속담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속담이 100점 만점 맞습니다. 맞고요~ 심지어 글이 버마 글이 아니라 한글이라서 걱정 안 될 수밖에 없죠.

위클리로 글 써서 보내기 전에 저는 진보넷에 있는 개인 블로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마음이 간질간질할 때마다 글을 써서 올립니다. 그 때는 저의 개인 블로그이기 때문에 글이 어떻게 되든 책임이 저에게만 있어서 걱정을 별로 안 했지만 위클리는 공부를 많이 하시는 분들과 학자들이 쓰신 글들로 만들어져 있어서 저의 글이 그 훌륭한 글들 사이에 버마속담으로 하자면 “비싼 보석들을 판매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값싼 젓갈을 파는 사람”이 될까 봐 걱정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김치가 대표적 음식이고 버마에는 젓갈이 대표적 음식입니다만 젓갈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맛있지만 냄새는 안 좋죠? 하지만 저에게 위클리로 글 보내게 하는 결정을 해준 것이 바로 책임감이였습니다.

이제 한국에는 미누씨 포함해 2003년도부터 몽쳐서 같이 활동해온 여러 이주민 활동가들 모두 다 강제 출국을 당해서 오래된 활동가가 거의 없는 상태 이고. 그분들이 한국 정부에게 강제 출국, 강제 퇴거 명령서 까지 받으면서도 활동하고 그토록 원하고 요구했던 한국 거주 120만 명의 이주민들의 정당한 권리 쟁취를 위해 활동을 아직 한국에 남아 있는 제가 계속 책임져서 해야 하고. 15년이라는 한국 내 이주민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좋고 안 좋던 이야기들이 다문화 사회 미래를 만드는 것에 꼭 필요 할 것 같아서. 그 런 책임감이 들어서 글 표현의 어색함과 단어 부족 때문에 내용 전달력이 떨러 질 수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이주민 당사자로서 진심을 담은 내용들을 쓰기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MWTV방송 촬영, 편집, 밴드 공연, 단체 관리, 라디오 진행, 버마민주화 활동, 인권과 노동법 교육 또한 성공회 노동대학생으로서 정말 쉬는 날 없이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위클리로 매주 한번 씩 글을 써서 보내는 것이 참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매주 마감을 못 지키고 당일날 새벽에 글을 써서 보내면서 위클리 편집실 식구들에게 피곤하게 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무 말 한 마디도 안 하시고 잘 참아 주신 위클리 식구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이러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을 들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될 것 같아서 고선생님과 위클리식구들 에게 용서를 미리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0 ^

위클리에서 글을 써다 보니 안티들도 생겼습니다. 제에게 한국을 비판 할 자격이 있냐고 블로그에 답글을 쓰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유는 제가 한국정부에게 세금을 안내서 비판 할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분의 글을 보니까 제가 일 했던 김포에 있는 회사 사장님의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회사에서 8년 동안 일했다가 그만두게 됐을 때 사장님이 저에게 퇴직금을 못 준다고 해서 노동부에 신고했습니다.

근로 감독관이 사장님에게 연락해서 왜 저에게 퇴직금을 안주냐고 물어보니 사장님이 “나는 나라에 세금을 잘 내고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정부기관인 노동부가 왜 나한테 외국인한테 퇴직금을 줘야 한다고 얘기 할 수가 있냐?” 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장님 참 재밌죠?^^

세금을 내야 인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저도 세금 냅니다. 정부 기관에서 하는 행사나 강연에 공연이나 강의를 해줬을 때 정부가 제 출연료나 강의료에서 세금을 뗍니다. 심지어 방송에서 이주민의 권리를 위해 활동을 하는 내용으로 만든 저의 다큐 방송출연에도 출연료에서 세금을 뗍니다. 그래서 PD님 한테 “정부는 이주민 권리를 위해 제대로 해 준 게 없지만 세금은 잘 받으시네요”라고 농담으로 한 적도 있었습니다.

6년 동안 다녔던 회사에 다녔을 때도 매달 월급에서 세금을 떼어 갑니다. 세금을 떼어 갈 때는 저의 자격에 대한 아무것도 필요 없이 그냥 떼어 가는데 년말정산 때 그 동안 세금 낸 것에서 일부의 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 때에는 외국인 등록증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현재 버마 반정부 정치적 활동으로 한국 정부에게 인도적 지위 받아서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지만 과거에 미등록 노동자로 있었던 체류기간을 위해 벌금400만 원을 법무부에게 내지 않으면 외국인 등록증을 못 준다고 합니다. 4만원도 아닌 400만 원이라… 로또 당첨 되면 줄 수 있겠죠? 로또 같은 거 안 사서 그런 날도 오기가 또 불가능하고..

외국인 등록증이 없어서 회사에서 년말정산 때 남들이 자신이 냈던 세금에서 일부의 돈을 돌려받을 수 있어도 저는 외국인등록증이 없어서 돈을 못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때 냈던 세금, 년말정산 때 못 받았던 돈, 공연, 방송 출연료에서 떼어간 세금 모두를 계산 하면 제 유일한 안티님이 하신 세금을 내고 인권 이야기 하라는 것이 저하고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 ^

글을 써다 보니 이야기가 다른 데로 가 버렸어요.

이번 글은 매주 약속을 못 지키고 피곤하게만 하는 저를 안아주시고 이해해주시는 위클리 식구들에게 감사의 글과 그 동안
제가 왜 약속을 못 지켰는지를(핑계가 되겠지만)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그 리고 한국 내 이주민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을 사회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저를 받아 주시는 위클리식구들 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담은 글로 표현합니다. 2010년 7월 7일 < 위클리 수유너머>의 시즌 2 축하 드립니다.

“축복 받으세요 위클리”

“밍글라바 위클리”

– 소모뚜(이주노동자의 방송 www.mwtv.kr)

응답 4개

  1. 이야기캐는광부말하길

    인권. 환경오염만큼이나 해결하기 어려운 인류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2. zziraci말하길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도 멋진 글 쭈~욱 부탁드릴께요.

  3. 고추장말하길

    소모뚜 선생님 정말 글 잘 쓰세요. 보석보다 귀한 젓갈 감사합니다^^

  4. 비포선셋말하길

    값싼 젓갈같은 이야기를 비싼 보석같은 글로 표현해주시니 감탄할 따름입니다. ^^ 밍글라바 소모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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