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만난 사람들

사진 몸으로 말하다

- 모기

김민곤作, <시간 속 초상>, 2010

언젠가 같이 밤을 새며 사진을 찍고있던 내게 눈동자가 풀려 쓰러질것만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 제자가 “저 죽을것만 같아요”해서 자라했더니 나중에 깨서 하는말 “사진 찍다 죽을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들었다.

위험한 지역에서 사진을 찍은 것일까? 물론 전혀 위험하지 않은 안전한 지역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그만큼 힘들었다는것을 에둘러 표현한 말일것이다.

취미로 사진을 찍거나 배우는 데는 기계적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시각적 다양성을 경험하고 익히면 되지만 그것이 삶이되고 직업이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사진 한 컷을 찍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경험과 감각을 동원해야하고 그만큼의 철저한 사전준비와 책임과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많이 생긴다.

장시간의 사진을 찍다보면 체력과 정신력에 문제가 생긴다.

그것을 버틸수가없다면 실수를 하게되고 그것이 돌이킬수없는 상처로 남게될 수도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행위는 육체적 건강과 체력이 중요한 필수항목이고 더불어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인내력과 집중력 또한 필요하다.

글을 읽으면 그 글을 쓴 사람의 영혼이 보이듯 사진을 보면서도 역시 자신의 몸과 정신이 녹아있기에 그 작업을 보면 그 사람의 참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진정성을 가진 사진을 볼때 그 사람의 삶과 비추어 감탄과 경이를 표할수 있게된다.

사진은 눈에 보이는 사물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한계성을 가지고도 있지만 눈으로 볼수없는 현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을 업으로 살아가더라도 자신의 철학과 삶의 부재속에서는 진정한 사진을 만나기 쉽지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즐기고 깊이 있게 들어와도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고 방황을 하게 된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무엇을 찍어야하는지 왜 그것을 찍어야 하는지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구도의 길이기도 하다.

직업적인 사진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더래도 진정한 자신의 사진을 찍고 싶을 때 일상적인 삶의 테두리를 벗어난 일탈의 용기가 필요하다.

미술과 사진의 경계에서 살아왔던 17년이란 세월 속에서 많은걸 배우고 정리해나가면서도 내 삶을 지켜나가기 위해 필요했던 사진과 내안에 숨어있는 예술적 끼가 만나 서로 공존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경계에서 나를 찾아가고자 한다.

사진이 곧 내 몸이자 영혼이기에 자유롭고 싶다.

응답 1개

  1. 모모말하길

    사진…
    [수유+너머-모기스튜디오]에서 사진강의를 처음 듣고
    강변북로를 달리며 돌아가는 길에 내 차 처럼 자유롭게 내가
    카메라를 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첫 생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어려워 지는건 카메라조작법이 아니라
    내시선과함께 담아내는 [내것]이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취미임에도 고민으로 다가오는데 직업과 작가로서의 무게감을 더 할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자유롭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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