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결혼은 함께 사는 짓이다

- 죠스(수유너머R)

결혼은 함께 사는 짓이다

– ‘마이너리티의 배우자 선택 기준 설문’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

1. 연구 문제

일주일 전, 나는 수유너머 위클리 관계자 박 모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는 내게 수유너머 위클리팀이 야심차게 기획한 ‘마이너리티의 배우자 선택 기준 설문 조사’를 사회학적으로 분석해줄 것을 제안했다. 음,, 난 그 말을 듣자마자 사회학과 출신이라는 이유로 연말 행사의 ‘사회’를 맡아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

사실 난 배우자 선택, 즉 ‘결혼’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사회학적 분석에도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궁금해서’였다. 남녀 유별하게 재산, 학벌, 집안 등을 기준으로 등급 매겨 고른 배우자에게 “결혼해 듀오”를 외치길 거부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할까? 다시 말해 마이너리티(소수자) 혹은 진보라는 모호한 기치 아래 설문지를 작성한 여러 단체 활동가들은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나는 나와 가까운 곳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결혼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그것이 본 연구의 핵심 질문이다.

2. 선행연구 검토

본 분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모든 분석은 언제나 기존 분석을 보완 혹은 위반하기 위해서 행해지니까.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리한 각 등급별 배우자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다.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눈이 하염없이 수직 하강했다면, 당신도 혹시 15등급? ^^; 이 선행연구는 결혼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5등급까지는 남자의 학벌/사회적 지위와 여성의 집안/외모 이상적 결합을 제시한다면, 6~11등급까지는 고소득 전문직들의 끼리끼리 만남을, 11~14등급까지는 안정적인 직장을 소유한 맞벌이 중산층 남녀의 결합을 제시한다. 15등급은 전형적인 샐러리맨과 전업주부를 가리키며, 그 이하 등급은 매겨지지 않는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등급 구별 및 결혼의 양상은 참 변화하지 않는다. 등급별 결혼과 출산은 소위 잘나가는 이들의 정치적/경제적 동맹을 유지-재생산하고 있고, 등급을 훌쩍 뛰어넘는 사례는 막장 드라마에서만 발생한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50% 넘고 청년 실업이 넘쳐나는 지금, 위 표는 결혼정보회사와 사회-경제적으로 지킬 것이 많은 이들의 ‘그들만의 기준’일 뿐이다.(우리 엄마도 알바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14등급 내가 5~6등급 정도 되는 남자와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빨리 버려야 할텐데…)

실제로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1등급을 중심으로 구성된 ‘더러운’ 기준이 아니라,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이다. 더 나아가 15등급에도 속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고 그 속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결혼 등급제를 반대하고 비판하고 종국에 다른 동거 문화를 구축하고 싶은 사람들의 조금 다른 생각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결혼 등급제보다 더 우리 삶에 친숙한 기준들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본 분석은 ‘마이너리티의 배우자 선택 기준 설문’을 통해 드러난 뻔하다면 뻔하고, 부족하다면 부족하고, 황당하다면 황당한 결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자, 다들 너무 큰 기대는 마시고~ 출발!)

3. 연구 대상 및 방법

회수한 설문지는 총 100부이다. 설문에 응한 이들은 수유너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네트워크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다. 그린비(출판사), 참여연대(시민사회단체), 노들장애인야학 및 발바닥 공동행동(운동단체), 빈집(주거 공동체) 등이 속해 있다. 설문자 중 남자는 44명(이주민 5명), 여성은 56명이고 성적 지향은 양성애 6명(모두 여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성애이다. 연령대는 주로 20~30대, 학력은 대체로 대졸이다. 분석은 회수된 설문지 통계 결과를 이리 저리 쳐다보고 따져보는 방법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몇몇 결과들은 남자와 여성의 차이들도 살펴보았다. 설문지의 내용이 크게 배우자의 나이, 직업, 재산, 가족 환경, 신체 및 외모, 가사 노동, 성향 및 취향으로 구분되어 있으므로 우선 이것들의 일반적 특성을 검토한 후, 세밀한 부분에 주목하고자 한다.

4. 재산도 학력도 직업도 남김없이 I don’t care!

따지고 보면, 본 설문은 기존의 인간/이성애 중심적이고 전통적인 결혼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설문의 모든 문항은 그 배면에 이성애 커플의 결혼을 상정하고 있고, 배우자의 선정 기준 역시 직업, 재산, 가족 환경, 외모, 취향 등의 전형적인 분류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설문은 두 가지의 은밀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첫째 ‘설문지의 보기 선택지는 나의 배우자 선택 기준을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구나’를 직접 느끼게 해준다는 점, 즉 다시 말해 통계 조사의 허점과 내 안의 다양성을 일깨워 준다는 점이다. 통계 조사 중에서 본 설문만큼 기타에 응답한 비율이 높은 경우도 없으리라! 설문지 질문 중 어떤 경우에는 ‘기타’를 선택한 비율이 38%에 육박했다. 특히 배우자의 지지정당을 묻는 질문과 배우자와 맺고 싶은 관계 유형과 배우자의 결혼 전력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의 ‘기타’ 선택 비율이 높았다. 응답자들은 눈 씻고 찾아도 없는 워너비 배우자의 지지정당을 기타란에 적어 넣었다.(사례 – 배우자의 지지정당을 묻는 질문의 기타 대답들 : 한나라당, 민주당 지지자만 아니면 된다. 상관없다. 대화만 통하면 된다. 등)

둘째 본 설문은 배우자의 건강상태를 묻는 질문 문항에 ‘ⓓ 목돈이 드는 치과 질환만 없으면 상관없다’라든가 ‘ⓕ 살아있기만 하면 된다’를 넣음으로써 의료보험처리가 안 되는 치과 진료 현실을 꼬집고, 연애와 결혼이 어려운 우리네 현실을 코믹하게 드러내 보여준다는 점이다. 후일담으로 설문에 응한 사람들은 모두 위 문항에 빅재미 느꼈다하더라.

빅재미를 뒤로 하고 이제 정말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우선 ‘배우자와 맺고 싶은 관계 유형’에 대한 설문 결과를 살펴보자. 응답자들이 지향하는 관계 유형 중 동거의 비율은 32%였고, (친자 입양을 막론하고 반려동물과는 함께 살 수 있지만)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비율은 무려 53%에 달했다. 응답자들의 동거 혹은 결혼의 이유가 부부+친자녀로 나타나는 ‘가족’ 형성에 있지 않음을 잘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함께 살 것을 결심한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함께 있고 싶고 함께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당신은 배우자와 어떤 형태의 가족을 만들고 싶습니까?



‘성향 및 취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 동거/결혼의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 응답자들은 배우자의 성향과 취향을 묻는 질문에 매우 적극적으로 답했다. 배우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은 돈도 학력도 직업도 아니었다. 그것은 함께 거주하면서 얼마나 감각적인 것을 나눌 수 있는가였다. 구체적 내용은 잠시 후에 살펴보겠다. 먼저 예측 가능한 결과부터 짚어보자. 응답자들 대부분 배우자의 재산, 직업, 학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취급했다.

당신의 배우자는 얼마만큼의 재산(소득)이 있어야 합니까? – 세후연봉



당신의 배우자는 얼마만큼의 학력을 가져야 합니까?



우선 배우자의 연봉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47%는 ‘자신의 용돈 정도만 벌 수 있으면 된다’고 답했다. 심지어 배우자가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는 대답도 19%에 달했다.(집이 잘사는걸까,, ^^;) 배우자의 학력을 묻는 질문에도 44%의 응답자가 ‘상관없다’ 선택지를 골랐다. 배우자의 직업을 묻는 서술형 질문에는 독특한 응답들이 많았다. 가장 많은 응답 내용은 역시나 ‘상관없다’였지만, 대체로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배우자를 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응답자의 약 10%는 ‘예술가’를 이상적인 배우자의 직업으로 꼽았다. 응답자 중 3명은 콕 짚어 ‘정규직만 아니면 된다’고 대답했고, 운동단체에서 활동하는 응답자들은 많은 경우 배우자의 직업으로 자신과 같은 ‘활동가’를 꼽았다. 왜 이렇게들 배우자의 재산, 학력, 직업에 대해 소박하고 이상적이야라고 되물을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그 누구보다 야망이 큰 응답자도 1명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 그는 배우자의 희망 직업란에 ‘대통령’을 적었다.(친하게 지내야지,,,)

결혼의 현실적 조건이라 일컬어지는 ‘돈, 학력, 직업’에 이토록 무관심한 이들이 배우자 선택 시 깐깐하게 따지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배우자의 성향과 취향이었다. 앞서 응답자들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업 혹은 자신과 동일한 직업의 배우자를 선택한 이유와 같은 이유에서 이다. 왜냐하면 동거/결혼은 ‘미친 짓’이기에 앞서, ‘함께 사는 짓’이기 때문이다. 동거/결혼은 그 사람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파트너와의 삶을 의미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재산, 학력, 직업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예술적 취향을 나눌 수 있는가 없는가’이다.

배우자의 지지정당은 어떠해야 합니까?


배우자의 세계관은 어떠해야 합니까?(복수응답 가능)



배우자의 지지정당을 묻는 질문에 25%가 진보신당, 31%가 지지정당 없음을 꼽았고, 38%가 기타를 꼽았다. 기타 중에서 의견을 밝힌 경우는 ‘상관없다’와 ‘한나라당 혹은 민주당(보수당)만 아니면 된다’였다. 배우자의 세계관을 묻는 복수응답 가능 질문에서는 ‘ⓐ 보수주의자’ 0표, ‘ⓑ 민족주의자’ 1표로(지양하는 세계관을 명확히 밝히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배우자의 세계관들을 선택했다. 가장 많이 꼽힌 세계관은 ‘ⓖ 생태주의자’였다. 배우자의 종교에 대한 응답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는데, 응답자의 41%가 ‘ⓑ 무신론자가 좋다’를 골랐다. 한편 복수응답이 가능한 ‘배우자와 함께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질문도 응답자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답했는데, 등산, 독서비평 및 인문학 토론, 해외여행 순으로 선택율이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배우자 선택 기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함께 사는 삶을 상상해 보는 것이었다. 대화를 나누고 함께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적 성향과 취향이 맞는지가 가장 중요한 배우자 선택 기준이었다. 하지만 응답자들의 선택에 쉽게 수긍이 안가는 부분도 있긴 하다. 선호하는 배우자의 연봉에 ‘자기 용돈 벌이’ 혹은 ‘벌지 않아도 상관없다’를 고른 사람이, 배우자와 함께 하고 싶은 일에 ‘해외여행’을 꼽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미 결혼한 안 모씨는 이 같은 결과가 동거/결혼에 대한 현실감각이 없어서라고 판단했다. 함께 살 때 들어가는 기본적인 생활비가 있게 마련인데, 배우자가 자기 용돈만 벌거나 심지어 벌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없는 돈에 해외여행을 가겠다니! 음,, 흥분하지 말자. 본 설문은 실제 배우자를 고르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지향점을 살펴보기 위함이니까. 그러나 몇몇 결과들을 더 들여다보니,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남자와 여성의 현실 감각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부담감 역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5. 하지만 결혼은 현실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여성보다는 남자가 동거/결혼에 대해 더 비현실적인 감각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은 ‘배우자의 결혼 전력, 자녀 양육, 연봉 그리고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 질문에 대한 남녀 응답 비율의 차이에서 드러났다. 우선 배우자의 연봉을 묻는 질문 중 ‘자기 용돈 정도만 벌면 된다’는 대답은 남녀 모두 50%, 45%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없어도 된다’는 대답에서는 남성34%, 여성 7%로 상당한 차이가 났다. 남녀 모두 배우자의 재산을 배우자 선택 기준에 중요 요인으로 여기지 않고 있긴 하다. 그러나 동거인 2인에 반려 동물 혹은 자녀가 함께 살 때, 적어도 연봉 2000천은 있어야 최저 생계비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34%의 남성 응답자 부모님이 상당히 부자거나 현실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의 배우자는 얼마만큼의 재산(소득)이 있어야 합니까 (세후연봉)?



배우자의 결혼 전력, 자녀 양육에 대한 태도 질문 응답에서도 남녀의 동거/결혼 실감은 다르게 나타났다. 이것은 ‘아이를 누가 키우느냐’와 직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남자들은 배우자의 결혼 전력을 묻는 질문에 33%가 돌아온 싱글에 자녀가 있어도 상관없다고 답했고, 배우자의 자녀 양육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에도 55%가 협조하는 태도 정도면 괜찮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들은 단지 4%만이 돌아온 싱글에 자녀까지 있는 결혼 전력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으며, 43%가 배우자가 자녀 양육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무슨 뜻인지 감이 오는가? 여성들은 자녀와 함께 사는 일이 결코 쉽지 않으며 많은 품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반면, 남자들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녀에 대한 책임이 여성들에게만 강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는 조사 결과는 자녀 양육이 여전히 여성의 일로 취급되고 있으며, 소위 진보적인 성향의 남성들조차 이를 실감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배우자의 결혼 전력은 어때야 합니까?


배우자가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감을 얼마만큼 가져야 합니까?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 질문에 대한 남녀의 응답 차이도 결혼을 통해 형성된 ‘가족’관계의 부담감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남성 응답자들은 ‘ⓑ(배우자 부모와) 따로 살면서 부부 동반으로 양가 부모를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다’를 47%로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여성 응답자들은 ‘ⓔ(배우자 부모가)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를 38%로 가장 많이 꼽았다. 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간곡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시부모와 며느리의 뒤틀린 관계가 눈앞에 훤히 보이는 것 같다. 이제 곧 추석인데, 보름달 보면서 한숨지을 며느리들을 위해 잠시 묵념을,,,

배우자 가족의 환경은 어떠해야 합니까?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


6. 함께 살기 위하여

어째든 결혼은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은 남성 보다 여성에게 불리하다. 비록 타당성과 신뢰에 많은 문제제기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설문이지만, 이 속에서도 결혼이라는 제도가 만들어낸 압박과 부담감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노골적으로 드리워져 있음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소위 자신을 진보적이라 자부하는 남성도 자신이 감각하고 있지 못한 이 압박과 부담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 동거/결혼은 함께 사는 짓이기 때문이다. 함께 살 때 가장 중요한 포이트는 바로 상대(이성, 동성, 인간 이외의 무엇이 되었든)에 있다. 상대와 더 이상 공감할 수 없을 때 재산, 학벌, 직업은 물론 원빈과도 헤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본 분석을 통해 나는 나를 비롯해 주위에서 활동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어떤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들은 사회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돈, 학벌, 직업 등의 기준을 위반해 함께 많은 것들을 나누며 살 수 있는 이들을 배우자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본 설문은 그 시작이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있는 인간중심적/이성애적/가부장적 한계들을 인식하고 넘어서려는 시도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자신의 부족함을 통해) 지적하고 있다. 조금씩 결혼이 미친 짓에서 함께 사는 짓으로 변형될 수 있기를 바라며! 부끄러운 ‘사회학적’(전세계의 사회학도들을 위해 따옴표를 쳐야겠다. 이것은 예외적이라는 의미에서,,)분석을 마치고자 한다.

응답 8개

  1. 안녕하세요!말하길

    학교에서 결혼과 관련하여 토론을 하게되었는데 잘 보고갑니다 ! 자녀양육과 관련한 표를 자료로 참고하려고합니다 ! 감사합니다 ^^

  2. S말하길

    그리고 혹시 성적지향이 표기된 그래프에 동성애 6명이라고 표시된 것은 0명이 맞는 것이지요? ^^;

  3. S말하길

    혹시 ‘남자’ 와 ‘여성’ 으로 표기하신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몇군데 보이길래 일부러 다르게 표기하신 건지 궁금하여 질문드립니다.^^

  4. 여하말하길

    함께 사는 혼인에 대한 기대,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지요.^^ 근데 ‘돌싱’이 뭔가요?

    • 말하길

      돌아온 싱글,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해서 현재 솔로가 된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5. 죠스말하길

    써니님 꼼꼼한 독해와 댓글 고맙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글인데^^;; 써니님이 지적해주신 부분을 바탕으로 설문 결과를 살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그런데 제 분석에 살짝 오해가 있으신 거 같아서 글 남겨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소위 진보적 남성들도 자녀 양육을 여성의 일로 치부한다가 아니고요,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으로 맺어지는 관계, 즉 부모 관계라던가, 시부모(장인,장모)관계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더 느낀다는 것이지요, 그런 관계에 있어 비교적 쿨한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는 남성과 다르게 여성들은 딱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 감각을 남성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설문 결과로 보아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일을 전가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건 아니랍니다^^

  6. sunny말하길

    설문결과의 해석에 약간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네요. 배우자의 결혼 전력에 대한 질문과 배우자가 자녀 양육에 얼마나 책임감을 가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결과를 두고 “소위 진보적인 남성들조차 자녀양육을 여성의 일로 취급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하신 부분인데요. 자신의 배우자가 자녀양육에 협조하는 정도면 괜찮다고 답변한 남성(55%)은 질문대로 자신을 기준에 둔 게 아니고 상대방을 기준에 두었기 때문에 상대방이 협조적이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나도 협조적인 정도면 괜찮을 테니 상대도 협조적이면 된다라고 생각했을 것 같진 않아요(스스로에게 더 책임감을 부여했던 게 아닐까요?^^). 아니, 사실 이런 판단을 하는 것조차도 추측이겠지요.
    어쩌면, 오히려, 배우자가 자녀양육을 자신의 책임으로 여겨야 한다고 대답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은 걸 보아선 “여성들은 남성들이 자녀양육에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라는 걸 보여 주는 게 혹시 아닐까요?
    배우자의 결혼 전력에 대한 질문 결과는 자녀 변수가 있음에도 거의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걸 보아선 남녀간에 인식 차가 얼마나 될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6절에서 쓴,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압박과 부담감은 적령기 지난 처녀총각들을 보았을 때 총각들의 부담감이 더 큰 것 같아요.^^;;
    마이너리티가 배우자를 ‘선택’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재밌게 읽었습니다…

  7. 도토리말하길

    너무 재밌게 잘 봤어요!^^ 퍼갈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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