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만난 사람들

예술가의 뮤즈 – 시인 최종상

- 모기

어느해 추운 겨울밤 강원도 양구에 있는 박수근 미술관에서 조각가의 글을 쓰기위해 와있던 시인 한분을 만났다. 추위를 녹이듯 다정다감한 말투와 눈빛이 따뜻해 낯선곳에서의 어색함은 금방 사라졌고 밤새 계속된 촬영을 곁에서 도와주며 나눴던 인연으로 이천에 살고 있는 시인 최종상씨를 자주 찾게 되었다.

집앞을 나서면 바로 큰호수가 있는 공원이라 작은집이지만 넓디넓은 정원을 가진듯 풍요롭고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시인의 집은 주변에 있는 지인들의 휴식처가 되기도하고 사랑방이기도 하다. 특히 음식솜씨가 좋고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시인과의 대화는 여러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찾게하는 이유가 아닐까싶다.

시인 최종상씨는 본업 이외에도 도움을 청하는 주변에 있는 예술가들이 많아 때론 조각가로 살기도 했다가 도검장인의 제자가 되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와의 공동작업으로 풍물기행이란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하기도 했다.

이처럼 예술적 끼와 감수성이 풍부한 시인은 본인 스스로를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이야기 하다가 서로 마음에 들면
집에서 음식 만들어서
좁은 집이지만
무릎을 맞대고 나누어 먹고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말하거나
상대방이 좋아하는 분야를 귀 기울여
듣는 것이 가장 좋아하는 일들입니다.
주변에 있는 선후배와 친구들이
불쑥 찾아와서 술 마시고
차 마시다가 슬며시 가도
다음번엔 다시 찾아오니 이 역시
즐거운 일이지요.
별일 없는 날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그야말로 잡념들의 만물상을 차리는 것도 썩 괜찮은 일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훌쩍
방외(方外)로 나가는 것이 바람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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