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만필

황혼 창업, 그 이후…

- 김융희

나는 늦깎이 일자리로 황혼 창업의 준비중임을 알리는 글을 앞서 쓴 적이(위클리 18호) 있습니다. 준비가 완료되면 “수유너머 위클리”에 맨 먼저 알리겠다는 약속을 그 때에 분명히 밝혔음도 기억합니다.. 늦었지만 오늘은 그 약속, 황혼 창업 이후의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준비와 더불어 시작한 일이 그동안 그럭 저럭 진행되고 있어, 아직은 말처럼 그럭 저럭입니다만, 크게 잘못 되어 후회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차적 사업 “한가로운 여행”에 대한 경험에 비해 어쩐지 좋은 예감의 고무적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황혼 창업”이란 황혼기에 있으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겠다는 것. 흔히 황혼기에 들면, 하고 있는 일손도 놓고서 유유자적하며 일상을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 모두들 그리 지내고 있습을 봅니다만, 글쎄? 저에게는 그럴 형편도, 또 그리 하곱은 생각은 애시당초 전혀 아니올시다. 모두가 여유있게, 한가롭게 지내고 있는 황혼기를 나는 새삼스레 일을 시작한다? 그것도 진즉부터 해오던 일도 아닌 전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니,… 내 스스로의 짖거리를 자탄하는 자괴지심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노령에 남들은 넘보지 못한 일을 나는 감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대견스러워 자긍심을 갖기도 합니다.

살다보면 우리들 이것 저것 하곱은 일들도 참 많습니다. 나도 이런 삶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바라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특히 헬렌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나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열심히 생각도 했었습니다. 연천 산골에 농가가 있으니 마음이 있음 누구나 주저치 말고 오십시오.. 그리고 머물다 가십시오. 우리 집은 문이 항상 열려 있고, 넓지는 않지만 머물 공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머무는데 필요한 AS, 비록 황혼의 늙은이지만 지킴이가 있으니 과히 큰 불편은 없을 것입니다.

저에겐 니어링과 같은 여건이 되어도 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겠지만, 나는 내 나름의 방법을 그에게서 연유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기탄없이 찾아와 함께 체험하며 스스럼 없이 어울려 지내는 일“ 그 일을 돕는 일을 나는 “집 지킴이 짖”이라 표현하였고 앞으로 그 일을 위하여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나의 창업이란 “저의 집 지킴이 짖”을 충실하게 잘 하는 일입니다. 그동안 한곳에 머물기가 싫어 마냥 싸돌아 다니기만을 좋와해 왔던 내가 이제라도 나이들어 집에 좀 붙어있어 보자는 어찌보면 좀 철이 든 성숙된 짖이라는 긍정적 생각으로 자괴감에 대한 위안거리로 삼기도 합니다.

창업이라면 사업을 시작하는 일인데, 이런 창업도 있을 수 있느냐는 빈정거림도 벌써 들었습니다. 이것도 인간지사의 일임에 사업이 아니될게 뭐냐고 하였더니, 아니 또, 사업엔 이익이 창출되어야 하는데 이런 사업이라면 바가지 사업이 아니냐는 힐난입니다. 글쎄요? 바가지는 아니더라도 수익이 많으면 참으로 좋겠지요! 그러나 사업이면 꼭 돈벌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익없는 사업은 없는가요? 이견과 모순, 의혹등으로 시비는 앞으로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미 저의 다짐은 황혼 창업이란 명칭에도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삶을 살만큼은 살아온 내가 삶의 끝자락, 황혼기를 맞아서까지 물욕에 집착하면서 과욕을 내세우려면 당초에 이런 짖거리를 벌리진 단연코 않았을 것입니다.(ㅎㅎ, 믿거나 말거나.)

그동안 많은 분들은 아니었지만, 몇 차례의 여러분께서 다녀갔습니다.. 얻어 들은 소문과 나의 직접적 요청으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내용과 수준의 진행이 있으리라 여기어 집니다. 사업이라기엔 좀 미흡할련지 몰겠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저의 처지로는 더 바람직스런 분위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내용도 없이 변죽만 치는 말이 계속되다보니 행여 두렵습니다. 약속드렸던 저의 창업 소식이 어설프고 변변치 못해 쑥스럽지만,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간곡히 바라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응답 3개

  1. 김융희말하길

    세금 좀 실컨 내고, 고액 납세자 명단에라도 들었으면이 소원,
    참 좋겠는데,……이번 창업으로 납세자 명단에라도 드는 것이
    최종 목표일 것 같아서 다행으로, 가슴이 지금 울렁거리는 중이니 기대하시길…………

  2. bada말하길

    선배님, 사업자 등록도 안 하시겠다는 속셈이시니
    국세청에서는 달가워하지 않겠습니다.ㅎㅎ
    자본주의가 원하지 않는 사업의 발상에 저도 한 표!!
    언제 저도 거래를 터야할텐데…

  3. 말하길

    집 지킴이 사업 창업을 축하드립니다. 와하하. 대박입니다. 발상의 전환이 놀랍습니다. 역쉬, 김융희 샘 답군요. 언제 개업식에 가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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