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진의 사진공감

새만금 늙은 아낙

- 임종진


하루 소임을 다한 태양은 화려한 빛을 거두어 수평선 아래로 저물어 갑니다.

내일이면 다시 떠오를 터이니 저묾이 아쉽지는 않습니다.

배웅 삼아 멀리 따라 나간 바닷물은 덩그러니 속살을 내놓았습니다.

갯벌.

짙어가는 저녁그림자에 살을 가린 갯벌 위로 늙은 아낙은 몸을 드리웁니다.

언제나 뜨고지는 태양이 있듯,

한결같이 들고나는 바닷가 갯벌 위에서 늙은 아낙은 그렇게 수십 년을 함께 했습니다.

아들 딸 키워 대학도 보내고

손님들 주린 뱃속 든든히 채워주기도 하고

갓 나온 손주새끼들 분유값도 보태주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남도땅 새만금 계화리 앞바다.

지금은 다시 볼 수 없는 풍경, 그리고 기억.

2002. 12. 새만금.

응답 3개

  1. 고추장말하길

    새만금…. 고은식 선생님 생각나고, 누구보다 저 모습 그대로 사시다가 방조제 수문을 여는 바람에 돌아가셨던 류기화님 떠올리게도 되고… 갑자기 서글퍼지네요.

  2. 황석주말하길

    이 사진 선배랑 같이 사진부 있었을 때 본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종진 선배 잘 지내시지요? 문득 선배 생각에 그리워 구글 검색을 했더니 이 사이트가 바로 나오네요. 여전한 모습으로 사진을 사랑하시고,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저는 아시는대로 미국에서 공부 중인데 끝나려면 아직도 한 2년 반은 남았네요.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광화문 그 때 그 집에서 목살에 소주 한 잔 대접할께요. 이곳에 종종 들르겠습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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